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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재즈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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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profile
정통을 기반으로 한 독창성, 얀킴
2025년 02월 07일


2024년 11월, 스트레이트-어헤드 재즈(정통 재즈)를 기반으로 유려한 연주를 들려주는 앨범 [Night Chaser]이 나왔다. 피아니스트 얀킴과 드러머 조 판스워스, 베이시스트 박진교가 함께한 이 앨범에서 얀킴은 베테랑 연주자들의 연륜에 실려 가는 것이 아닌 적절히 끌어당기고 자리를 내어주기도 하면서 균형 있는 연주를 선보였다.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은 그의 널찍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대화로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글 조원용


본명(김요한)이 아닌 얀킴으로 활동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본명은 김요한인데요, 요한킴이라고 굉장히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계세요. 유튜브도 하시고 어렸을 때부터 주목을 많이 받은 분인데, 김요한을 검색하면 늘 그분이 먼저 뜰 테니 저는 고등학교 때 별명인 ‘얀’(요한을 빨리 발음한 것)을 활동명으로 해야겠다 싶었어요. 사람들이 이름이 좋대요. 한 번 들으면 기억도 잘 나고요.

얀킴 트리오의 앨범 [Night Chaser]이 지난 11월에 발매됐습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는 학교에 조금 늦게 들어갔어요. 이번에 대학교를 끝낼 예정이고 오는 봄 학기부터는 작년에 신설된 한양대학교 융합산업대학원의 재즈연주학과 입학을 준비 중입니다. 지금은 방학 기간이니까 여느 뮤지션들처럼 연주 다니면서 연습하고, 학생들 레슨도 하고 있어요. 업무적인 부분도 처리하고요. 

(인터뷰 진행일 기준) 앨범 발매 후 두 달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다들 좋다 그러죠. (웃음) 안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주변분들이 아니더라도 모르는 분도 가끔 제 음악을 듣고 후기를 남겨주셨는데, ‘한국에도 이런 피아니스트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라는 코멘트를 봤어요. 이 앨범을 발매한 게 유의미했구나, 싶은 느낌이 있었어요. 

연주가 좋다는 얘기는 사실 흔하지 않게 들을 수 있지만 ‘한국에 이런 연주자가 있는지 몰랐다’라는 얘기는 쉽게 들을 수 있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많지는 않았지만, 그런 코멘트와 후기들이 되게 힘이 되더라고요.

작년에는 ‘재즈피플 라이징스타’에도 선정되셨죠.
감사하게도 〈재즈피플〉에서 연락이 와서 사진 촬영을 하고 3월호에 기사로 나왔어요. 그때 라이징스타 동기들도 만났어요. 좋은 인연이 되어 같이 활동하며 친해졌어요. 사실 색소폰의 (김)찬영이 형과 베이스의 (김)강빈이 형은 잘 몰랐었는데 친해지고 나니 이 인연이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 이후에 같이 연주할 기회도 있었나요.
플루트의 (김)지윤 누나가 라이징스타 멤버를 모아 유튜브 영상을 찍고 연주도 몇 번 했어요. 그러다 보니 친해지면서 서로의 음악 색깔을 존중하게 되고, 잘 뭉쳤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프로필을 쓸 때도 라이징스타가 도움이 됐어요.


조 판스워스와 함께하다

[Night Chaser]는 재밌는 지점이 많은 앨범이라고 느꼈어요. 드러머 조 판스워스랑 함께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기도 했고요. 어떻게 앨범을 작업하게 되었나요.
조 판스워스가 딱 1년 전인 2024년 1월에 한국 투어 일정이 잡혀 있었어요. 그때 프로모터분께서 제게 녹음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봐 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저는 앨범에 들어갈 정도의 돈으로 뉴욕 여행을 갔다 오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경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해마다 쓸 수 있는 돈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거든요. 그래서 뉴욕에 갔다 와야겠다 생각했는데 그 계획을 세우자마자 녹음 연락이 온 거죠. 고민이 되더라고요. 뉴욕을 갈지, 앨범을 만들지. 그래서 고민을 반나절 정도 하고 바로 연락을 드렸어요. 녹음하겠다고요.

그러면 뉴욕은 원래 여행으로 가려고 했던 건가요. 아니면 가서 연주도 하려는 생각이었나요.
여행이었어요. 재즈를 연주하는데 뉴욕은 한번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러다가 앨범을 녹음하기로 하고 8월까지 조금씩 준비했어요. 그런데 굉장히 떨렸어요. 8월 10일쯤에 녹음했는데 녹음 앞둔 한 달 정도는 정말 매일 아팠어요. 부담감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보통 재즈 녹음은 이틀 정도 하는데 제게는 딱 하루만 있었고 그전에 조 판스워스랑 리허설할 일정도 안 나왔어요. 당일에 바로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죠.
또 조 판스워스랑 메일로 연락하면서 악보와 음원 파일을 보내줬는데, 확인을 안 했더라고요. (웃음) 마음고생하고 있다가 조 판스워스가 한국에 온 첫날에 같이 클럽 공연을 보러 가서 인사하고 하이 파이브를 하자마자 안 좋았던 컨디션과 스트레스가 다 없어졌어요. 그때 경험이 되게 신기했어요.

조 판스워스, 얀킴, 박진교


조 판스워스가 주는 어떤 느낌이 있었나 봐요.
그를 만나자마자 걱정이 다 날아가고 안도감이 들었어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이 사람 좋고… 웃기네? 겁먹을 필요 없겠구나’ 싶었어요. 그만큼 편하게 해 주셨거든요. 그리고 그날 클럽에서 한두 곡 정도 같이 연주했어요. 무척 재미있던 기억인데 실은 그때까지도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동영상으로 보고 음악으로 듣던 그 조 판스워스가 맞나 싶기도 하고요. 이후 조 판스워스 투어를 며칠 동안 보니까 실감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며칠 있다가 녹음하게 되셨군요.
조 판스워스 출국 전날에 녹음했어요. 그의 다음 일정은 피터 번스타인 투어였던 걸로 기억하고요. 녹음 당일에는 일찍 가서 사운드 체크하고 장비를 살펴보고 조율사 선생님과 얘기도 나눴어요. 그런데 조 판스워스가 1시간 반을 늦게 왔어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두 타임을 잡아놓고 콜타임을 메일로 전달했는데 ‘헤이, 투 롱’이러더라고요. 트리오니까 4~5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고 하면서요. 이미 조 판스워스의 해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서인지 특별히 걱정하지 않았어요. 그날 마침 제가 배우고 있는 피아니스트 강재훈 씨가 와주셨거든요. 스튜디오에 하루 종일 계시면서 조언도 해주셨어요. ‘It Could Happen To You’를 첫 곡으로 녹음했는데, 한 테이크하고 녹음 더 안 해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첫 곡을 첫 테이크 만에 끝내버린 거예요. 

이거면 됐다, 이런 느낌이 드신 거네요.
이 이상 잘하기도 힘들겠다 싶더라고요. 첫 곡이 첫 테이크 만에 끝나서 녹음을 쉽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신기한 게 조 판스워스랑 계속 같이 연주하니까 녹음하면서 연주가 늘더라고요. 조 판스워스가 중간중간 알려주는 것도 있었고요. 악보 받고 ‘인트로-헤드-아웃트로’, 이렇게 짧게 리허설을 해 본 다음 바로 녹음에 들어갔거든요. 그때 제가 조 판스워스한테 ‘이 곡은 아트 블레이키의 ‘Moanin’’처럼 쳐주세요’ 하면 바로 ‘오케이’하고, 이 곡은 칼립소 리듬을 쳐달라고 하면 바로 ‘오케이’ 했어요. 정말 잘 맞았어요. 제가 조 판스워스가 참여한 앨범을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잘 맞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잘 맞길래 많이 놀랐어요. 녹음하는 느낌이 아니라 녹음실에서 내 연주를 계속하는 느낌이었어요.


정통 재즈 사운드를 찾아서

베이시스트 박진교 씨하고는 어떠셨나요.
진교 형은 2021년 말부터 제게 서울의 연주 무대를 만들어 주셨어요. 그때 처음으로 서울에서 프로 연주자분과 연주했죠. 모두 진교 형 덕분이라 그동안 같이 연주했던 곡을 녹음했어요. 오리지널곡 ‘Tommy’, 발라드 ‘What A Difference A Day Makes’, ‘Who Cares?’도 그랬고요. 진교 형과 활동 시작하면서부터 현재 얀킴 트리오로 늘 함께 연주하던 곡들이에요.

[Night Chaser]는 오리지널 4곡에 스탠더드 6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곡 선정이나 분배에 있어서 기준이 있으셨나요.
제 기준에 10곡은 넣어야 정규 앨범이고 러닝타임은 1시간 내외 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재즈 앨범을 보면 10곡이 넘거나 곡 수가 적더라도 러닝타임은 50분 이상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저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에 스탠더드가 서너 곡은 있어야지 싶었고요. 마지막 곡 ‘Blues For Beef’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처음에는 오리지널 3곡을 넣었는데 전체 9곡 녹음 다 마치고 나서 조 판스워스가 그래도 우리 블루스 한 곡은 하자면서 갑자기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조 판스워스가 소고기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Blues For Beef’가 탄생했어요. 정말 블루스답죠. 그 곡 녹음하고 또 소고기 먹으러 갔어요. (웃음)

첫 트랙이자 앨범과 동명 타이틀곡 ‘Night Chaser’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곡을 쓰는 경우는 영감이 갑자기 떠오를 때인데요. 보통 멜로디를 포함해 한 곡이 처음부터 끝까지 통째로 오더라고요. ‘Night Chaser’는 비교적 최근에 그런 느낌을 받아 만든 곡이에요. 앨범에 넣어도 좋겠다 싶었지만, 타이틀곡으로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녹음이 너무 괜찮게 돼서 이걸로 정했어요. ‘Time Blocks’라는 곡은 후암동의 ‘사운드독’에서 나흘 동안 연주하는 ‘포 데이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쓴 곡인데 완성도가 좋아서 넣었어요. ‘Tommy’는 제가 24살 정도에 쓴 곡으로 제대로 된 첫 자작곡이어서 애착이 있고 노래도 나쁘지 않았어요. 좋아하는 곡이에요.

스탠더드곡도 녹음하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오랫동안 들었던 음악들, 그리고 전설의 피아니스트 연주를 들으면서 내 앨범에 넣고 싶다고 생각한 곡들이 대부분이에요. 이를테면 빌 샬랩의 거슈윈 앨범이나 윈튼 켈리, 멀그루 밀러의 연주죠. 제가 스탠더드를 300곡 정도 외우고 있는데 그중에서 좋아하고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을 골랐어요. 여러 스타일의 연주를 하지만 그중에서도 소위 정통 재즈라고 불리는 뉴욕 스트레이트-어헤드 재즈를 중심으로 선보이고 계시는데요. 이런 형태의 재즈에 집중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다른 거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처음에 재즈를 좋아해서 재즈 피아니스트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이미 스트레이트-어헤드 재즈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를 좋아했어요. 그냥 운명인 걸 받아들였죠. ‘이 음악이 내가 해야 할 음악이구나’라고요. 


스트레이트-어헤드 재즈가 얀킴 씨에게 다가온 최초의 순간이 있었을 것 같아요.
17살에 처음 실용음악 학원에 가서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음악을 듣다가 윈튼 켈리의 영상을 보고 나도 저렇게 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존 콜트레인과 지미 콥, 폴 체임버스, 윈튼 켈리가 함께한 흑백 영상이었어요.

연주하실 때 보면 대부분 정장을 고수하시는 것 같아요.
좋게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칵테일 바’ 재즈 같다고요. (웃음)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들을 보면 언제나 정장을 입고 연주하는데 그게 멋스럽게 음악이랑 잘 어울린다고 느껴요. 그리고 클래식한 패션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평소에도 재킷 많이 입고 다니고요. 물론 캐주얼한 연주 장소에 가면 청바지 입고 가기도 해요. 

앞으로 하시게 될 연주의 방향성이나 염두에 두고 있는 종류의 음악이 있을까요.
올해는 오리지널곡으로 싱글을 두세 곡 정도 발표하고 싶어요. 재즈가 아니더라도 피아노곡을 내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고요. 그리고 해먼드 오르간도 연주하는데 자주 연주 기회를 가져 나중에 오르간 연주 앨범도 내보고 싶어요.

짐작한 것보다 훨씬 더 넓은 스펙트럼으로 음악에 접근하고 계시네요.
재즈를 좋아하고 평생 같이 갈 음악이지만 어릴 때부터 재즈를 듣고 자라지는 않았어요. 고등학생이 돼서야 처음 들었어요, 그전에는 성시경을 무척 좋아했어요. 성시경 노래 들으면서 잠을 청하고 이루마의 음악도 좋아했어요. 재즈가 좋아서 피아노를 친 게 아니라 피아노 자체가 좋고 재밌어서 치게 된 거예요. 그래서 피아노 음악에 대한 욕심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재즈피플〉 독자분들께 한마디 하신다면.
얀킴 트리오를 한국의 정통 재즈 피아노 트리오로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한국에 어떤 피아노 트리오가 좋은지 누군가가 물었을 때 거론될 수 있게 ‘안킴 트리오’를 한국 재즈를 대표하는 대명사로 키워보고자 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서 멋진 뮤지션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Writer
재즈피아노얀킴얀킴 쿼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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