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재즈라는 장르에 깊이 몰입해 자신만의 색을 찾아낸 피아니스트 스리슬리(Srisley). 첫 정규 앨범 [30]으로 재즈계에 이름을 알린 뒤, EP [Boston]을 발매하며 국내외에서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올가을에는 ‘니체’ 시리즈를 비롯해 새로운 싱글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버클리 음대 유학을 마치고 최근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를 합정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밝고 성실한 태도 속에서 드러나는 음악적 열망과 야심이 그녀가 들려줄 다음 음악을 기대하게 했다. 스리슬리라는 이름이 낯선 독자라도,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녀의 첫 자작곡 ‘Cucaracha’와 신곡 ‘Zarathustra’를 찾아 듣게 될 것이다. 쇼팽에서 미셸 카밀로를 통과해, 니체 철학까지 아우르는 그녀만의 음악 여정에 귀 기울여보자.
인터뷰 김민주
라틴 재즈와의 운명적 만남
쇼팽을 연주하던 소녀가 미셸 카밀로를 만나기까지, 스리슬리의 초창기 음악 여정
〈재즈피플〉 독자들에게 인사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피아니스트 스리슬리(Srisley)입니다. 클래식 피아노로 시작해 라틴 재즈에 매료되어 지금은 아프로-라틴 재즈 기반의 창작 활동을 국내외에서 이어가고 있어요.
‘스리슬리’라는 활동명이 인상적이에요.
본명이 흔한 이름이라 제 음악 세계를 표현하기에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이 저를 ‘슬아’, ‘슬이’라고 불러주곤 하는데, 그 애칭에서 따온 활동명이에요.
라틴 재즈를 만나기 전 음악적 여정은 어땠나요. 피아니스트로 성장하는 길에서 마주한 특별한 순간들을 들려주세요.
초등학생 때 KBS 무대에서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독주한 적이 있어요. 그 경험이 피아니스트로 살아가야겠다는 확신을 심어줬어요. 고등학생 때 어머니와 함께 히로미 공연에서 재즈라는 세계를 알게 됐고, 대학 입시곡으로 미셸 카밀로 곡을 준비하면서 라틴 재즈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어요.
스리슬리 님이 반한 라틴 재즈의 매력이 궁금해요.
아프로 라틴 음악은 아프리카의 전통 리듬과 쿠바의 음악이 만나면서 탄생한 독특한 양식이에요. 클라베를 중심으로 한 강렬한 타악 리듬과 몬투노 패턴이 특징적이고, 스페인과 유럽의 선율적인 요소도 함께 녹아 있죠. 처음엔 환상적이면서도 낯설다고 느꼈는데, 클래식과 닮은 부분이 많아서인지 점점 친근하게 다가오더라고요. 무엇보다 직접 연주할 때 느껴지는 에너지가 신나고 즐거웠어요.
말씀대로 라틴 재즈는 클라베, 몬투노, 툼바오 등 다양한 리듬 패턴이 어우러지는 음악이지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음악가로서 그 절묘한 감각을 체득하는 건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어떤 노력들을 해 왔나요.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피아노라는 악기에 대한 이해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고, 클래식 피아노를 꾸준히 공부하며 고난도 레퍼토리들에 도전해 왔어요. 그런 경험이 라틴 재즈의 빠른 템포와 복잡한 테크닉을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미국 유학 중엔 라틴 아메리카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했고, 문화적 뉘앙스를 이해하기 위해 스페인어도 공부했죠. 버클리 음대의 레베카 클라인 교수님의 수업을 비롯해서, 버클리 글로벌 재즈 인스티튜트(BGJI)에 소속된 다닐로 페레즈, 존 패티투치 같은 거장들께 직접 지도받은 경험도 큰 도움이 됐어요.
라틴 재즈를 대표하는 뮤지션들 중에서 특히 미셸 카밀로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으셨죠. 그에 대한 논문까지 쓰셨다고요.
저는 피아노가 선율적인 악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미셸 카밀로의 음악을 만나면서 ‘피아노는 퍼커션이다’라는 말을 체감했어요. 강렬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때론 사납고 힘찬 호랑이 같고 때론 작고 아름다운 새 같기도 한 극단적인 양면성이 제가 미셸 카밀로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예요. 경희대 응용예술학과 석사과정 중에 미셸 카밀로의 아프로-큐반 연주 기법을 연구하며 논문을 썼고, 뉴욕 블루노트에서 미셸 카밀로 선생님께 논문을 드렸어요.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서른, 첫 자작곡으로 오른 유학길
‘이 음악이 과연 가치가 있을까?’ 의문에서 확신이 되어준 첫 정규 앨범 [30]과 타이틀곡 ‘Cucaracha’
첫 정규 앨범 [30]은 스리슬리만의 라틴 재즈 색채가 뚜렷하게 실린 작품 같아요. 스탠더드를 연주하는 방식도 있었을 텐데 전곡을 오리지널 트랙으로 완성했어요.
[30]은 제가 서른 살에 작업한 앨범이에요. 서른이 되기 전에 제 이름으로 된 정규 앨범을, 그것도 전곡 자작곡으로 내고 싶다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었어요. 스탠더드는 재즈의 뿌리이자 훌륭한 교과서이지만, 첫 앨범인 만큼 저만의 정체성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즉흥연주에서뿐만 아니라 멜로디에서부터 제 목소리를 담고 싶기도 했고요.
타이틀곡은 스페인어로 ‘바퀴벌레’를 뜻하는 ‘Cucaracha’예요. 어떤 사연이 담긴 곡인가요.
코로나 시기였어요. 새벽에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부엌에 나왔는데, 까맣고 엄지만한 것이 보이더라고요. 제가 시력이 안 좋아서 이게 뭔지 제대로 보려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는데, 그게 글쎄 바퀴벌레였어요. (웃음) 난생처음 겪은 일이라 큰 충격을 받았죠. 그 경험으로 쓴 곡이 저의 첫 자작곡이었고, 다른 곡들도 차근차근 만들어서 앨범을 완성했어요.
첫 작곡에 얽힌 스토리가 바퀴벌레와의 만남이라니 잊지 못할 추억이겠어요. 그나저나 서른에 처음으로 바퀴벌레를 봤다니, 보통 더 일찍 겪는 일 아닌가요.
안 그래도 저의 두 번째 앨범에 참여했던 온두라스 베이시스트 루드윅 이자구이레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나는 세 살 때부터 손으로 잡았다”고 하더라고요. (전원 웃음) 제가 시력이 정말 안 좋아요. 어쩌면 평소에 돌아다니는 걸 못 봤을 수도 있어요. (웃음)
‘Cucaracha’를 통해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됐다고요.
경희대 박사과정 중이었어요. ‘이 음악이 과연 가치가 있을까?’라는 의문 속에서 큰 기대 없이 ‘Cucaracha’로 버클리 음대 오디션을 봤죠. 감사하게도 월드투어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됐고, 덕분에 유학을 결심할 수 있었어요. 연주(Performance)와 영화음악 작곡(Film Scoring)을 복수전공하고 얼마 전 돌아왔어요.
트리오 앨범인데 서로 다른 세 명의 베이시스트(신동식·박종문·신재호)가 참여했어요. 드러머 에카킴을 비롯해 참여한 멤버들을 소개해 주세요.
곡마다 어울리는 연주자가 다를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재즈 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베이시스트 동식이, 다양한 세션과 교육 활동으로 잘 알려진 종문오빠, 김경호 밴드의 베이시스트로도 활약 중인 재호오빠가 서로 다른 곡을 녹음했어요. 드럼을 연주한 현중오빠(에카킴)는 다양한 장르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왔잖아요. 각자의 개성과 에너지가 제 곡 속에서 어우러졌다고 생각해요.
보스턴에서 깨달은 음악의 힘
EP [Boston]의 라틴 아티스트들과 라틴 재즈 거장들과의 만남까지, 언어의 벽을 넘어선 리듬의 대화
두 번째 작품은 [Boston]이죠. [30]과 달리 다양한 문화권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어요.
보스턴에 유학을 간 목적이 라틴 아메리카의 음악을 심도 있게 공부하는 것이었기에 라틴 아메리카 친구들과 많이 어울렸어요. 그들과 음악적으로 교류하며 쌓은 유대감을 앨범에 담으려고 했죠.
참여한 연주자들을 직접 소개해 주세요.
아르헨티나 드러머 나초 콜롬비니, 온두라스 베이시스트 루드윅 이자구이레가 트리오의 중심을 잡아줬어요. 콜롬비아 보컬리스트 마누엘라 산체스-구베르가 앨범 색채를 다채롭게 해줬고요. 퍼커셔니스트 전하영은 같은 한국인이지만 라틴 재즈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친구로, 저의 미국 첫 공연에서부터 함께해줬어요.
언어가 다른 멤버들과의 소통 과정은 어땠나요.
나초, 루드윅, 마누엘라는 스페인어, 저와 하영이는 한국어가 모국어라서 공통의 제2외국어가 영어밖에 없었어요. 자주 만나 리허설을 하고 공연을 하고 밥도 먹으며 어울리다 보니 정확한 단어를 쓰지 않아도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경지에 이르렀죠. (웃음) 다행히 저희 모두 음악을 전공하고 있었기에 결국 음악으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었죠. 역시 음악은 세계 공통어더라고요.
새로 녹음한 ‘Cucaracha’를 제외하면, 모두 기존 곡들을 활용한 트랙들로 구성됐지요. 잘 알려진 스탠더드들을 매쉬업하거나 멜로디를 인용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연주하면서 대중과 소통하는 걸 좋아해요. 뮤지션끼리의 교감도 즐겁지만, 관객들이 공연에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Yatravan’에서는 ‘Yatra-Tá’와 ‘Caravan’을 매쉬업했고, ‘Vals #5’에서는 ‘Take 5’의 멜로디와 〈미션 임파서블〉의 테마를 살짝 녹였어요. 익숙한 멜로디를 인용하면 관객뿐만 아니라 연주자들도 함께 웃으며 즐겨요.
미국 유학과 [Boston] 발매 전후로 해외에서 활발하게 연주 활동을 하셨죠. 그 과정에서 라틴 재즈계의 여러 거장들과 협연하기도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파키토 드 리베라와의 만남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파키토 드 리베라는 재즈계를 넘어 음악 전반을 아우르는 전설적인 마에스트로잖아요. 그분이 작곡한 ‘Seresta’와, 도이치 그라모폰 소속 트럼페터 파초 플로레스의 ‘Labios Vemelhos’를 함께 연주하는 공연이었어요.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막상 무대에서는 선생님이 따뜻하게 이끌어주셔서 편안했어요. 리허설 중 제가 ‘Chu-cho’ 멜로디를 혼자 치고 있었는데, 파키토 선생님이 다가와 함께 연주해주셨던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에기 카스트리요와의 협연은 어땠나요.
에기 카스트리요 또한 제가 존경하는 퍼커셔니스트예요. 버클리 퍼포먼스 센터에서 열린 제 콘서트에 에기 선생님께서 흔쾌히 참여해주셨어요. 음원조차 없는 제 신작을 짧은 시간 안에 함께 완성도 있게 만들어주셨고, 리허설에도 성심껏 임해주셨죠.
두 거장에게 배운 점이 있다면요.
파키토 선생님은 한 음 한 음을 다르게 빚어내며 음악적 뉘앙스의 깊이를 보여주셨고, 에기 선생님은 몸 전체로 그루브를 전달하며 라틴 음악은 이론이 아니라 몸의 언어라는 걸 직접 느끼게 해주셨어요. 두 분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따뜻한 인간미였죠. 세계적인 거장임에도 어린 후배인 저를 마치 오랜 동료처럼 존중해주셨어요. 그 덕에 저도 무대에서 더 큰 용기를 낼 수 있었죠.
니체 철학이 건넨 창작의 영감
차라투스트라부터 위버멘쉬까지, 라틴 리듬과 오케스트라로 완성한‘니체 시리즈’ 싱글 2부작
니체의 철학을 음악으로 표현한, 이른바 ‘니체 시리즈’의 싱글 발매를 앞두고 계시죠. 두 곡 다 미리 들어봤는데 주제 의식과 매력이 뚜렷한 작품이더군요. 작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아버지가 선물해주신 〈니체의 말〉을 통해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니체의 사상이 제 음악 세계와 맞닿아 있다고 느꼈어요.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인간의 예술 정신을 아폴론적인 것(질서·이성)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열정·본능·음악)으로 구분했잖아요. 라틴 음악의 격정적인 리듬과 집단적 에너지는 디오니소스적 정신 그 자체예요. ‘영원회귀’ 개념도 라틴 재즈에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변주되는 리듬과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또 ‘힘에의 의지’라는 개념은 단순한 권력욕이 아니라 생명이 지닌 창조적 에너지이자 앞으로 나아가려는 원동력을 의미하는데, 그건 무대에서 즉흥연주로 서로를 밀어붙이고 끌어올리는 순간 속에서 제가 직접 경험하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음악적 영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9월에 먼저 발표되는 ‘Zarathustra’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얻은 영향으로 탄생한 곡이라고요.
이 곡은 지난 5월 보스턴 콜링 뮤직 페스티벌에서 초연되었는데 당시 연주한 곡들 중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어요.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라는 페르소나로 ‘초인’을 향해 나아가는 자기초월적 메시지를 전한 것처럼, 저도 음악 속 화자로 저만의 ‘차라투스트라’를 세워 곡을 전개했어요. 라틴 재즈의 전통 리듬에 아시아인으로서 제 안에 있는 감각들을 녹여냈죠. 중간부에서는 다이나믹을 과감히 전환해 긴장을 만들고, 마지막엔 손끝까지 체력을 몰아붙이는 피아노 터치로 밀어붙이는 곡이에요. 자신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힘을 사운드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10월에 발표되는 ‘더 위버멘쉬’(Übermensch)는 오케스트라 편성 곡이죠. 〈왕좌의 게임〉 테마와 니체의 ‘초인’ 개념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라고 들었어요.
제가 영화음악을 복수전공하며 다져온 기술과 어법이 많이 녹아 있는 곡이에요. 〈왕좌의 게임〉의 서사적 중력감과 니체가 말하는 ‘힘에의 의지’를 청자가 체험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주제를 상징하는 라이트 모티프를 만들고, 저음역 현악기들의 오스티나토부터 시작해 금관악기까지 편성을 점층적으로 확장해 서사를 끌어올렸어요. 녹음에는 클래식에 강한 보스턴 콘서바토리 친구들과 여러 뛰어난 연주자들이 함께해줬어요. 저는 작곡가이자 지휘자로서 한 걸음 뒤에서 전체 사운드를 설계·조율하며, 제 음악 세계를 오케스트라 언어로 확장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죠.
정규 앨범으로 확장할 계획도 있나요.
니체가 변화와 생성을 말하는 철학가라면, 플라톤은 그와 대조적으로 변하지 않는 본질과 이데아를 이야기하는 철학가예요. 앞으로 플라톤 철학을 연구해서 ‘이데아’, ‘동굴의 우화’ 같은 개념들을 음악적 테마로 풀어보고 싶어요.
니체 시리즈 외에도 ‘버클리 퍼포먼스 센터’에서 선보인 라이브 무대 중 일부가 EP로 발매된다고요. 그중 9월 초 발매된 빅밴드곡 ‘No. 50-53’을 소개해 주세요.
이 곡은 미셸 카밀로 선생님께 헌정한 곡이에요. 원래 클래식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작곡했는데, 공연을 위해 빅밴드 편곡으로 바꾸면서 더 특별하게 완성했어요. 즉흥연주 부분에서 카밀로 선생님의 대표곡 ‘Hello And Goodbye’와 ‘Caribe’의 멜로디를 인용해 진정성을 담았죠. 퍼스트 색소포니스트가 미셸 카밀로 장학금을 받은 친구예요. 제가 그 친구를 카밀로 선생님의 콘서트에서 만나 인연을 맺게 된 거라 더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 스리슬리라는 아티스트로서 어떤 여정을 이어 나가고 싶나요.
트리오-빅밴드-오케스트라. 이렇게 세 축을 동시에 발전시키며 제 음악 언어를 확장하고 싶어요. 한국을 거점으로 하되 미국과 라틴권 연주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무대-녹음-투어-교육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기도 하고요. 단순히 라틴 음악을 연주하는 한국인이 아니라, 한국적 정체성과 라틴 재즈의 강렬함을 결합해 두 세계를 잇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싶어요.
한국의 젊은 재즈 뮤지션들, 특히 라틴 재즈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라틴 재즈는 리듬을 외워 연주하는 장르가 아니라 삶과 문화에서 비롯된 언어라고 생각해요. 음표를 넘어서 그 배경과 철학,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공부해야 깊이가 생기죠. 동시에 자신이 가진 한국적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끝으로 〈재즈피플〉 독자들에게 인사해주세요.
제 음악과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뿌리와 라틴 재즈의 에너지를 결합한 저만의 음악을 꾸준히 들려드리겠습니다. 무대에서, 또 앨범을 통해 계속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