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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팻 메시니 [The Unity Sessions]  
제목 [앨범 리뷰] 팻 메시니 [The Unity Sessions]   2016-07-08


팻 메시니 유니티 그룹 [The Unity Sessions]


유니티 그룹의 오리지널리티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보면서 두려움 비슷한 것을 느꼈다. 그 두려움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해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인간이 향유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미 인공지능은 작곡, 편곡까지 하고 있다. 재즈도 연주할 수 있을까? 가능하리라 본다. 음악도 결국은 수학이기 때문이다. 멜로디, 코드, 리듬 진행에서 나올 수 있는 즉흥연주의 경우의 수를 학습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연주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 멜로디 진행의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파악한 뒤 그것을 피해 가는 것이 프리/아방가르드 음악의 영역인데, 이마저도 컴퓨터가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알파고가 보여주는 ‘인간으로서 행하기 힘든 수’를 음악에 적용하면, 기존에 인간이 생각지 못한 음악을 만들지 못하리란 법이 없다.


인공지능이 음악을 만드는 것에 대한 질문의 답을 가장 설득력 있게 해줄 수 있는 이가 바로 팻 메시니가 아닐까? 기계와 함께 연주한 앨범 [Orchestrion]으로 이미 몇 해 전에 충격을 전해준 그가 아닌가. 위 질문에 그는 어떤 대답을 해줄까? 답은 정해져 있다고 본다. 팻 메시니는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을 거라고 대답할 것이다. 확신한다.


하지만 오케스트리온 프로젝트가 단순히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팻 메시니에게 새로운 영감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오케스트리온 프로젝트 이후 팻 메시니는 크리스 포터, 벤 윌리엄스, 안토니오 산체스와 함께 전통적 성향의 쿼텟 유니티 밴드를 결성한 바 있다. 이후 팻 메시니는 이 유니티 밴드에 오케스트리온을 결합하는 새로운 실험을 감행한다. 유니티 밴드의 멤버들과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지올리오 카르마시, 그리고 오케스트리온이 함께 한 유니티 그룹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팻 메시니는 기존의 팻 메시니 그룹과 오케스트리온, 그리고 유니티 밴드가 결합된 유니크한 사운드를 선보일 수 있었다.


팻 메시니 그룹의 음악은 콘서트로 봐야 그 진면목을 느낄 수 있듯이, 팻 메시니 유니티 그룹 역시 라이브 영상을 봐야 그 사운드의 형체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2CD로 발매된 [The Unity Sessions]는 DVD로도 발매된 바 있는 유니티 그룹의 라이브를 음원으로 추출한 라이브 음반이다. 이 음반에는 유니티 그룹의 앨범 [Kin]의 곡들과 과거 팻 메시니의 곡들, 오넷 콜맨과 함께 만든 ‘Police People’, 그리고 유명 스탠더드 ‘Cherokee’가 담겨 있다. 팻 메시니가 기타 한 대로 기존의 히트곡들을 메들리로 연주하는 ‘Medley’는 선물과 같은 트랙이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은 오케스트리온을 대체할 수 없다. 유니티 그룹의 유니크함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인간+기계의 유니크함 말이다. 다섯 명의 연주자가 이루어낸 앙상블과 오케스트리온의 기계적인 연주는 별 위화감 없이 조화를 이룬다. 언뜻 귀로 들어서는 기계의 소리를 따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조화는 치밀한 계산과 상상을 초월하는 연습이 있었기에 가능할 것이다.


[The Unity Sessions]는 보다 날 것의 유니티 그룹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돼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들의 조화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오케스트리온은 새로운 무언가를 위한 혁신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좋은 음악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인 셈이다. 최근의 첨단 기술 혁신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인간의 생활을 이롭게 하기 보다는 그저 혁신을 위한 혁신, 혁신에 대한 허영을 채워주는 모양새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팻 메시니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 몰두할 뿐인 것이다. 늘 그래 왔듯이.  


★★★★☆



권석정 | 음악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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