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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비샤이 코헨 & 요나단 아비샤이 [Playing The Room]  
제목 [리뷰] 아비샤이 코헨 & 요나단 아비샤이 [Playing The Room]   2019-09-30

장건우


음악적 우정이 깊어질 때


아비샤이 코헨의 섬뜩하고 쓸쓸한 트럼펫 톤은 지난 10년간 ECM이 찾아낸 가장 값진 보물이다. 아비샤이 코헨은 전통적으로는 마일스 데이비스를 계승하면서도 ECM 내에서는 토마즈 스탄코의 빈자리를 대체할 중요한 인물로 지목된다. 토마즈 스탄코의 음악이 마르신 바실레프스키라는 걸출한 피아니스트를 배출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한다.


아비샤이 코헨 역시 그에 못지않은 인복을 타고난 듯하다. [Cross My Palm With Silver]를 포함한 지난 몇 번의 프로젝트에서, 피아니스트 요나단 아비샤이는 아비샤이 코헨의 트럼펫 사운드에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로 주목을 받았다. 아비샤이 코헨이 형식적인 아름다움과 심리적 거리를 계산하는 듯한 절제미를 제공한다면, 요나단 아비샤이는 여기에 감성과 재즈적인 활기를 불어넣는다. 두 사람의 나이대가 비슷하고 전성기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는 점은 듀오 앨범에서 상당한 이점을 가진다. 각자의 스타일이 어떻게 섞이는지 당장 확인해보고 싶다면 ‘Crecent’라는 곡을 먼저 들어보는 것도 좋다. 서정적인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곡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요나단 아비샤이의 피아노 사운드다. 그의 반주는 아비샤이 코헨의 트럼펫 선율을 단단히 붙들면서도 독립적인 이미지를 구현해 낸다. 물과 돌이 만나 동그란 파장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화음의 연결을 통해 피아니스트는 트럼페터의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만 그 형상은 이질적이며 긴 여운을 남긴다. 그것은 멜로디에 명암을 드리우면서 청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Dee Dee’는 두 연주자의 스타일 차이를 더욱 강조한 곡이다. 동일한 멜로디를 유니즌으로 연주한 뒤, 각자의 음악은 독립적으로 나아간다. 아비샤이 코헨이 규칙을 깨고 자유롭게 테크닉을 펼쳐나가는 반면, 요나단 아비샤이는 묵직하면서 정제된 스타일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한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 파트에 두 악기는 다시 유니즌으로 합쳐진다. 전통적인 방식의 스윙이나 블루스를 제공해주는 곡으로는 ‘Kofifi Blue’, ‘Ralph’s New Blues’와 ‘Sir Duke’가 있다. 아비샤이 코헨의 트럼펫 톤은 스탠더드곡을 연주하기에는 좀 독특한 편에 속하겠지만, 요나단 아비샤이는 정통재즈에도 잘 녹아드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Ralph’s New Blues’는 밀트 잭슨의 오리지널 버전이 지닌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Sir Duke’는 평소 요나단이 경애하는 듀크 앨링턴의 스타일을 잘 표현했다. 요나단 아비샤이가 듀크 엘링턴의 곡을 자주 연주했다는 사실은 그의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거기다 아비샤이 코헨의 곡까지 본인 레퍼토리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이 듀오 활동이 나타내는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


대가들의 듀오 연주에 유독 마음이 이끌리는 사람들이 많다. 아비샤이 코헨과 요나단 아비샤이의 호흡을 이미 알고 있던 팬들에게는 이 앨범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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