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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탁경주 [Out Of Control]  
제목 [리뷰] 탁경주 [Out Of Control]   2019-07-02

전승훈


텔레캐스터로 들려주는 연주의 재미


재즈 기타리스트 탁경주의 네 번째 정규 앨범이다. 먼저 이전과 가장 두드러지게 달라진 점은 악기에 변화를 줬다는 것이다. 데뷔 때부터 깁슨 할로우바디 기타를 메인 악기로 사용했던 그는 이번에 모든 곡을 펜더 텔레캐스터로 연주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첫 곡의 제목이 ‘Tele’인 것은 이 변화가 탁경주 자신에게도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임을 암시한다.


악기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두 악기가 매우 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잘 알 것이다. 깁슨 할로우바디 기타는 이름 그대로 기타의 몸체가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일렉트릭 기타이면서도 어쿠스틱 기타처럼 통 울림소리가 나서 훨씬 부드럽고 깊은 소리를 낸다. 그러나 펜더 텔레캐스터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적인 일렉트릭 기타의 모습을 지니고 있고, 주로 록이나 블루스 장르의 연주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할로우바디에 비해 소리가 공격적이고 날카로우며, 전자음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인공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이전 앨범과 비교해보면 스트로크나 아르페지오 연주에서도 좀 더 단단하고 긴장감이 강한 무거운 터치감이 느껴진다. 탁경주가 어떤 이유에서 이런 악기의 변화를 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메인 악기를 교체한 만큼 음악적인 면에서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첫 곡 ‘Tele’는 마치 녹음된 연주의 어느 한 부분을 잘라서 듣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연주가 시작된다. 미리 박자를 세는 드럼이나 서막을 알리는 어떠한 행위도 없이 시작되는 합주는 시작부터 소위 달리기 시작한다. 마치 자동차 경주 시즌 첫 경기에서 드라이버가 시즌 처음으로 주행하는 자동차의 운전대를 붙들고 출발신호와 함께 사정없이 스로틀을 밟아 치고 나가는 것처럼 거침없이 내달린다. 레이싱카가 시즌 동안 경기를 거듭하면서 더욱 업그레이드되고 성능이 안정화되지만 처음에는 원하는 대로 매끄럽게 주행이 잘 안되는 것처럼, 탁경주의 연주도 세밀한 부분에서는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감지되기는 한다. ‘On A Walk’, ‘Tide’ 같은 곡들은 텔레캐스터보다는 할로우바디로 연주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래도 악기 자체의 유연성이 다르다 보니, 서스테인을 길게 가져가야 할 곳이나 넉넉하게 유지해야 할 비브라토 등이 기대보다 짧게 끝나버리곤 하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생긴다.


그러나 악기와 잘 어울리는 곡들도 있다. ‘Limited Edition’, ‘Out Of Control’이 바로 그런 곡인데, 쭉 뻗은 써킷을 달리듯 시원스럽게 진행되는 그의 연주가 더 돋보인다. 약간의 피드백을 섞어 가면서 악기 특유의 매력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전용준의 건반도 여기에 발맞춰 스트레이트한 연주를 선보인다.


굳이 한 가지 악기를 고집하지 말고 곡에 따라서 서로 다른 기타를 연주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전 앨범들에 비해서 곡의 재미가 더 느껴진다. 이는 연주자 자신도 무언가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들이 많아져서일 것이다. 그의 이전 앨범들, 특히 [Jazz Guitar Classic]과 비교해서 들어본다면 감상하는 사람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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