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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샤이니 종현  
제목 [인터뷰] 샤이니 종현   2016-07-08


음악 욕심이 많은 뇌섹남

샤이니 종현


‘재즈를 좋아하는 당신’은 재즈를 즐겨듣는 유명인사를 만나는 인터뷰다. 첫 번째 만남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이다. 그룹 활동과 함께 솔로 음악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이 만개한 그를 만났다.


인터뷰 | 류희성

사진 | SM 엔터테인먼트 제공





반갑습니다. 많이 바쁘실 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베이스를 연주한다고 알고 있어요. 고등학생 때 훵크 밴드를 하셨다고. 그때부터 음악 활동을 했던 건가요?


중학교 때 막연히 밴드가 멋있어서 교내 밴드부에 가입했어요. 당시에 남아있던 포지션이 베이스였기 때문에, 말하자면 우연히 베이스를 잡았고, 이후 매력을 느껴서 꽤 오래할 수 있었죠. 록 밴드 위주의 곡으로 카피했고 훵크 밴드는 고등학교 때 시작했어요.




그럼 샤이니라는 그룹으로 선보여야 했던 음악과는 거리가 있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샤이니는 저 혼자만의 그룹이 아니고, 구성하는 멤버가 엄청나게 많잖아요. 사람들이 인식하는 멤버는 다섯 명이겠지만, 샤이니를 이루는 요소와 멤버는 그보다 훨씬 많아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그룹에서 하는 음악은 차이가 있어요. 그리고 타협점도 항상 필요하기도 하고요. 대중음악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입니다.




음악 작업 때에 굉장히 예민하다고 들었어요. 솔로 앨범 작업 때는 둘째 치더라도 그룹으로 작업할 때는 마찰이 생길 법도 해요. 그럼에도 샤이니라는 그룹으로 9년 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프로듀싱에 참여할 때는 엄청 예민한 편이지만, 샤이니 내에서 참여했던 부분은 대부분 작사와 보컬이었기 때문에 오지랖만 부리지 않으면 부딪힐 일 없어요. 다섯 멤버 모두 똑똑한 편이고, 유능한 서포터들이 있기 때문에 저까지 나설 필요가 없어요. 대신 제 곡이라면 좀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지금까지 작곡으로는 한곡만 참여했고, 보컬 디렉팅도 한번뿐이었어요. 샤이니 앨범에 수록된 곡이기 때문에 멤버들의 특성을 많이 고려했어요. 그래서 전혀 문제가 없었죠. 멤버들은 내심 힘들었지도 모르겠지만요.




라디오 방송 3년차시죠. 방송을 들어보면 정말 오래 하신 DJ분들 못지않아요. 특히, 문장 구사력이나 어휘력이 정말 뛰어나서 놀랄 때가 많아요. 평소에 책을 많이 읽으시는지 궁금해요.


글쎄요. 그런가요? 초, 중학교 1학년 때까지 꿈이 문학 관련 업종이나 작가였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책도 관심 많고 책도 썼어요. 어렸을 때 책 읽고 독후감 써야 용돈 받을 수 있었는데, 그때의 습관이 많이 남아있어요.




그렇군요. 요즘엔 무슨 책을 읽으셨나요?


사실 좋아하는 책을 수십 번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 편이에요. 최근에 [삼국지]를 다시 읽었고, [변신]과 [데미안]을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이라는 말도 자주 듣는데, 동의하십니까?


(시각적인 것보단) 생각이 섹시한 게 훨씬 고차원적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시각적인 자극보단 추상적 자극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고요. 뭐 물론 비주얼도 섹시하면 더 좋지만요.




고영배 씨는 종현 씨를 두고 천재라고 표현하셨더라고요. 물론, 엄청난 노력파라는 점도 덧붙였고요. 한마디로 ‘노력형 천재’라고 할 수 있겠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전 열등감을 에너지로 삼기도 하기 때문에... 가끔은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지만 가끔은 자기혐오로 땅을 파고 들어갈 때도 있어요. 부정적인 감정에서 얻는 에너지는 좀 다른 열정의 색을 띠어요. 그건 모두가 느껴본 패배감이나,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색이죠. 삶이 늘 밝지만은 않다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일 텐데, 전 어두운 부분도 원동력으로 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어린 나이에 시작했다고 하지만 종현 씨도 이제 데뷔 10년차를 앞둔 중견급(?) 아티스트잖아요. 그 시간 동안 다양한 음악을 해왔으니 창의력이 고갈되거나 초심을 잃고 안주할 법도 한데, 매번 새로운 걸 들려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런 원동력이 궁금해요.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어린데 잘하는 사람은 더 많고요. 그러다보니 나보다 어린데, 나보다 음악을 더 늦게 접했을 텐데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열등감을 느껴요. 초심을 잃을 수가 없죠. 시간이 흐를수록 경험이 나보다 적은데 잘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니 더 긴장 할 수밖에요. 창의력이 고갈되는 건 항상 느껴요. 하지만 강박을 갖고 일상을 메모하다 보면 소재를 얻을 수 있는 듯해요. 전 스스로를 꽤 괴롭히는 스타일이라서, 늘 피곤해요.




[BASE]에 수록된 ‘할렐루야’에선 미국에 있는 내쉬빌 가스펠 콰이어의 백그라운드 보컬이 들어갔는데요, 전화로 직접 디렉팅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꽤 번거로운 작업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한국인 코러스 밴드와 작업하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굳이 그렇게까지 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웃음) 그냥 해보고 싶었어요. 코러스 톤을 좀 더 특이하게 뽑고 싶기도 했고요. 데모의 경우엔 훨씬 미니멀한 팝 곡이었는데, 편곡점을 잡다보니 콰이어 코러스가 생각이 났어요. 물론 한국에도 훌륭한 콰이어 팀이 많지만 욕심내서 그렇게 진행했어요. 추천 받기도 했고요. 새벽에 스카이프로 디렉팅하는 것. 새로운 경험이었고, 코러스 멋지게 나와서 만족스러웠죠.




종현 씨가 2000년대 이전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 지금 음악은 음악도 아니란 분들께 증명을 하고 싶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요. 현재까지는 굉장히 성공적이에요.


성공적으로 봐주신다면 감사합니다. 2000년대 이전의 음악에서 오는 감성은 분명히 있어요. 그리고 확실히 언플러그드(어쿠스틱)의 매력이나 미디 사운드가 발전하기 전의 음악이 주는 독보적인 감성이 있죠. 하지만 지금의 음악들도 충분히 그만의 매력이 있으며, 뛰어난 부분들이 있어요.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앞으로도 알아 주셨으면 해요.




샤이니라는 그룹 안에서 종현 씨는 여전히 ‘아이돌팝’의 경계에 들어가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어요. 반면에 솔로로서는 어덜트 컨템포러리, 어반/알앤비, 재즈, 록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어요. 그래서 특정한 장르에 한정지어 설명하기 어려운 뮤지션이라고 생각해요. 특별히 추구하는 장르 음악이 있나요?


특별히 추구하는 장르의 음악은 없어요. 전 팝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때에 따라 필요한 장르의 편곡을 선택합니다. 한 장르를 파는 뮤지션들도 멋져요. 하지만 여러 장르를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도 멋지지 않나요?




존경하는 음악가가 궁금해요.


마이클 잭슨과 디엔젤로, 넵튠즈.




이유는요?


설명이 필요한가요?




그렇다면 재즈 뮤지션 중에선 누가 있을까요?


재즈를 깊게 알진 못해요. 마일스 데이비스 좋아하긴 해요. 특히 퀸텟 앨범요.




편성으로 마일스 데이비스 음악을 구분한다면 재즈를 잘 아는 거 아닌가요? (웃음) 베이시스트로서 영향을 받은 재즈 아티스트도 있을 것 같은데요.


(웃음) 제 베이스 연주에 영향을 가장 많이 준 건 재즈 아티스트가 아니에요. 재즈 아티스트 중에서 좋아하는 연주자는 마커스 밀러 정도.




종현 씨가 재즈에도 관심이 많다고 김광현 편집장님께서 칭찬을 하시더라고요. 재즈를 처음 접한 건 언제였나요?


재즈는 음악학교 다니면서 제대로 만났고 신기했어요. 처음 접했을 땐 천재들의 음악처럼 느껴졌어요. 즉흥성이 주는 충격은 당황스러울 정도였죠.




즉흥성이라. ‘셜록’에서 선보인 스캣으로도 팬들 사이에선 화제도 됐었어요.


스캣이라기엔 사실 무리가 있죠. 라이브 마다 항상 정해진 노트를 짚었으니까.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 멤버들과 심심하면 잼을 했기 때문에 어색하진 않았어요. 솔로 콘서트를 할 때 곡에 따라 스캣을 할 때가 있는데, 그게 훨씬 즉흥적이고 재미있어요.




재즈 중에서도 즐겨 듣는 아티스트나 재즈 장르나 시대가 있을 것 같아요.


특별히 시대를 가려서 듣는 편은 아니에요. 마일스 데이비스의 퓨전재즈, 비비 킹의 블루스, 리듬감이 부각된 재즈 음악을 즐겨 드는 편이죠.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 선생님의 ‘봐사주’에 빠지셨다고 SNS에 올리셨잖아요?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는지 궁금해요.


각 장르마다 장르의 역사성이 있어요. 언어도 역사성을 가져요. ‘봐사주’라는 곡의 가사는 제주도 방언으로만 이루어져 있죠. 뚜렷한 역사성을 띤 두 가지의 문화가 조화롭게 섞인 것은 대단히 매력적이었고, 창의적이었어요. 보컬도 듣기 너무 좋았고요. [All That Jeju](올 댓 제주)라는 앨범명도 위트 넘치지 않나요?




앨범 [이야기 Op.1]에 수록된 ‘Happy Birthday’의 경우에 전형적인 재즈곡이에요. 기타 쿼텟을 동원한 보컬 재즈곡이죠. 재즈곡을 쓰게 된 계기와 작업 과정이 궁금해요.


재즈곡을 써보고 싶었어요. 전형적으로. 아주 티 나게. 아주 노골적으로. 그래서 쓴 곡이에요. 근데 진행을 화려하게 쓰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곡 길이도 짧고, 딱 듣기 편안하고 쉬운 수준의 곡이 나온 것 같아요. 아직 장르의 심화학습이 부족한 수준이라, 더 공부해야 해요.




그러면 재즈 쪽으로 조금 더 해볼 생각은 있으신 건가요?


(웃음) 재즈 연주에 대한 제 이해도가 한참 더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앞으로도 계속 관심 갖고 음악을 할 거예요.




고등학생 때 훵크 같은 흑인음악을 하셨다고 하셨잖아요. BWB 같은 훵키한 재즈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몇 년이나 더 공부를 해야 할까요? 두렵네요. 퓨전재즈의 접점이라면 편곡적인 부분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재즈 뮤지션이 있나요?


국내 재즈 뮤지션 중엔 주윤하 씨의 음악 좋아합니다. 어떤 형태든, 누가 되었든 훌륭한 뮤지션과 교차점이 생긴다면 즐거운 일이 될 거예요. 감사합니다.  




류희성 | 월간 재즈피플 기자

여러 매체에서 음악과 관련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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