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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율리안 & 로만 바서푸르 [Relaxin’ in Ireland]  
제목 [리뷰] 율리안 & 로만 바서푸르 [Relaxin’ in Ireland]   2018-12-23

전승훈


낭만적인 분위기의 정점에 있는 바서푸르 형제의 신작


음악 제작 현장에서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모든 음악은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 외에도 그 퍼포먼스가 있었던 공간이 음악에 미치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율리안 바서푸르와 로만 바서푸르 형제가 이번에 새로 발표한 앨범 [Relaxin’ In Ireland] 역시 같은 생각에서 비롯됐다. 녹음을 위해 아일랜드 남쪽 해변에 위치한 코크(Cork) 지역을 방문한 이들은,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여유로움이 가득한 동네 분위기에 매료됐고, 이것이 음악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앨범의 ‘감사의 말’에 쳇 베이커와 틸 브뢰너를 넣을 만큼 이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율리안 바서푸르는 서두르지 않고 편안하게 플루겔혼과 트럼펫을 연주하며 아일랜드 남쪽 해변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한다. 로만 바서푸르 역시 부드러운 터치로 적절하게 빈 공간을 채워주는 피아노 연주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다. 특히 이 앨범에서 의외로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 건 요르그 브링크만의 첼로 연주다. 아마도 사전 정보 없이 음악만 들었다면 더블베이스라고 느낄 정도로 첼로를 다루는 솜씨가 남다르다. 기타리스트 팀 르페브르, 퍼커셔니스트/드러머 네이트 우드와 함께했던 전작과 비교하면 좀 더 단조로운 구성이지만, 요르그 브링크만은 율리안과 로만 듀오의 앨범에서 너무 드러나거나 숨지 않고 적절하게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율리안과 로만은 아일랜드의 매력적인 자연환경만을 소재로 삼지는 않았다. 아일랜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길버트 오설리번의 ‘Clair’, 밴 모리슨의 ‘Moondance’를 새롭게 연주했다. 두 곡 모두 바서푸르 형제의 스타일대로 원곡과는 또 다르게 바꿔 놓았다. 특히 ‘Moondance’는 원곡을 아예 송두리째 해체하고 다시 구성하여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편곡했다. 곡의 중간에 등장하는 요르그 브링크만의 솔로를 이어받는 율리안의 솔로가 다시 원래 멜로디를 변주하며 마무리 짓기까지의 진행이 무척 인상적이다. 별로 길지 않은 곡인데도 긴 여운을 남긴다. 이에 비하면 ‘Clair’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원곡에 충실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물론 밴 모리슨의 히트곡이 가진 멜로디의 영향도 있다. 그러나 ‘Clair’도 시작부터 끝까지 율리안과 로만의 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나는 곡으로 탈바꿈했다.


앨범의 첫 트랙에 놓인 ‘Cello Bello’는 도입에 등장하는 로만 바서푸르의 심장 박동을 닮은 템포의 인트로와 요르그 브링크만의 서주, 그리고 율리안의 메인 테마만으로도 이미 앨범 전체의 인상을 결정지을 만큼 매력적인 출발을 보여준다. 마치 예전에 다닐로 레아와 플라비오 볼트로가 앨범 [Opera]에서 들려줬던 환상적인 호흡을 떠올리게 만든다. CD의 마지막 12번째 트랙은 곡이 끝나고 잠시 뒤 히든 트랙인 ‘Your Green Eyes’가 이어져 결국 13번째 곡으로 마무리된다. 액트 레이블의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듯 멜로딕한 연주로 가득한 낭만적인 분위기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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