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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샤이 마에스트로 [The Dream Thief]  
제목 [리뷰] 샤이 마에스트로 [The Dream Thief]   2018-10-31


ECM에서 발견한 음악의 정수


베이시스트 아비샤이 코헨의 팬이라면 샤이 마에스트로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아비샤이 코헨의 앨범 중 주요작으로 꼽히는 [Gently Disturbed]를 비롯해 [Aura], [Seven Sea]에 피아니스트로 참여하여 인상 깊은 연주를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아비샤이 코헨의 음악적 의도를 정확히 읽어낸 듯한 연주로 그는 트리오의 역동적인 사운드가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스라엘 출신 피아니스트 샤이 마에스트로는 19세 때부터 음악성을 인정받아 아비샤이 코헨뿐 아니라 마크 줄리아나, 크리스 포터와도 협연하며 자신만의 음악적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세션 연주와 더불어 자신만의 트리오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비샤이 코헨 트리오 시절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사운드가 돋보인 지난 앨범들은 주목할 만한 연주자의 탄생을 예고했다.


ECM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앨범은 그동안 강렬했던 그의 음악보다는 다소 정적인 트리오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아마도 프로듀서인 만프레드 아이허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CM 음악하면 떠오르는 고요함과 정적인 이미지가 그들의 음악을 표상하는 것은 맞지만, ECM 음악이라고 해서 무조건 톤다운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비제이 아이어를 비롯한 최근 앙상블 앨범이나 여러 트리오 앨범에서 역동적인 ECM 음악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단순히 음악의 강약의 차원이 아닌, 샤이 마에스트로가 말한 것처럼 ‘음악의 정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연주자를 인도해 나가는 것이 만프레드의 프로듀싱과 ECM 음악의 방향이다. 샤이는 만프레드와 함께 음악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정적인 방향으로 마음이 이끌린 것 같다.


그가 존경하는 작곡가인 캐스피의 곡 ‘My Second Childhood’와 ‘Choral’, ‘These Foolish Things (Remind Me Of You)’는 피아노 솔로곡이다. 이 작품들에서 그는 이스라엘 뮤지션이 들려줄 법한 조국의 고유한 색채가 가미된 연주보다는 매우 클래시컬한 연주를 구사하는데 유럽 혹은 미국 스타일의 연주에 가깝게 느껴진다. 앨범 전반적으로도 그런 느낌이 감지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번 앨범은 보편적인 표현에 무게를 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트리오 연주도 이전 앨범처럼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기발한 느낌보다는 컨템포러리 재즈의 전형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 가운데 사운드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베이시스트 조지 로더의 연주이다. 샤이 마에스트로가 밝힌 것처럼 자신은 클래식과 재즈를 바탕으로 정돈된 음악을 주로 해왔다면 조지 로더는 프리 재즈에 가까운 좀 더 자유분방한 연주를 해왔다고 한다. 샤이의 자로 잰 듯한 탄탄한 연주와 조지의 선을 넘나드는 과감한 연주는 의외성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가능성을 충분히 갖췄다. 서로 다른 매력에 이끌린 이 두 연주자의 시너지는 리듬 인터플레이가 강조된 ‘The Dream Thief’와 ‘New River, New Water’와 발라드곡인 ‘The Forgotten Village’에서 잘 드러난다. 샤이의 솔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조지는 단순한 반주가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며 다른 연주자들에게 자극을 준다. 그런 연주는 서사를 만들어내며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빌 에반스 트리오의 스캇 라파로가 그랬던 것처럼 과감한 연주와 그에 따른 인터플레이는 곡에 매력적인 굴곡을 더한다.


눈에 띄는 트랙은 ‘What Else Needs To Happen?’이다.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이 곡은 사건과 관련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을 중간중간에 담았다. 총기사건이 일상을 넘어 정상처럼 보이게 되는 사회를 바라보며 예술가로서 책임을 느꼈다고 한다. 작게나마 이 끔찍한 상황에 대한 저항의 수단으로 자신의 음악이 사용되길 바라는 샤이 마에스트로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비록 이전 앨범보다 차분해진 느낌이지만 샤이 마에스트로의 재기발랄함은 여전히 앨범 곳곳에 살아있다. 또한 멜로디 메이커로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입부와 몰입하도록 이끄는 곡 진행을 만들어내는 능력 역시 탁월하다. 이런 요소들이 그의 음악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샤이의 연주 자체가 가장 빛을 발한다. 음악적으로 너무 일찍 성숙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노련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놀랍게 느껴진다. ECM에서 발견한 ‘음악의 정수’가 다음 앨범에는 어떤 형태로 드러날지 적어도 필자에게는 중요한 관심사가 될 듯하다.


★★★½






이상희 | 월간 재즈피플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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