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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자라섬의 여성 리더들  
제목 [기획] 자라섬의 여성 리더들   2018-09-27


이번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라인업을 보면서 가장 먼저 반가웠던 건 칼라 블레이의 이름이었다. 그 이후에는 여기에 이름을 올린 수많은 여성 연주자, 더 정확히 말하자면 리더들의 이름이 보였다. 음악가를 수식하는 데 그의 성별을 쓰는 게 성차별적인 것임을 알면서도 써왔던 것은 재즈계가 그만큼 남녀 비율이 불균형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연주자는 남성, 보컬리스트는 여성이라는 수식이 오랜 세원 재즈계를 지배해왔다. 글쎄, 이번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여성 리더는 모두 기악 연주자다.


재즈 연주자를 소개하며 ‘여성’이라는 말을 붙이는 건 이젠 무의미하다. 특수성을 지닐 정도의 소수 무리가 아닐뿐더러, 음악적으로 특정한 성격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은 “여자 연주자인데도 잘한다”는 무의식적인 차별 언사를 던진다. 그게 성차별이라는 것이 모르는 게 안타깝고, 여성 연주자가 남성 연주자에 비해 못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다는 건 더욱더 안타깝다. 그들의 자라섬재즈페스티벌 무대를 본다면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 분명한데 말이다. 여전히 그런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연주자 여섯 명을 소개한다.  




그레이스 켈리



세계 재즈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색소포니스트이자 보컬리스트다. 여성지 <글래머>에선 그를 ‘2011년의 톱10 여자 대학생’의 1인으로 그를 언급했으며, <다운비트>의 2016년 리더스폴에선 [Trying To Figure It Out]으로 ‘올해의 재즈 앨범’ 부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포스트 밥과 프리 재즈부터 퓨전 스타일까지, 다양하게 아우르는 전천후 음악가다. 2010년에는 디 디 브릿지워터, 제리 알렌, 테리 린 캐링턴, 에스페란자 스팔딩과 함께 퀸텟을 이뤄 메리 루 윌리엄스의 탄생 100주년 공연을 가졌다. 테리 린 캐링턴이 최고의 여성 재즈 음악가를 모아 진행하는 ‘모자이크 프로젝트’의 앨범 [The Mosaic Project: Love and Soul]에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 재즈계에 불고 있는 ‘우먼파워’의 멤버 중 하나로 봐도 좋을 것이다.




신아람



재즈 연주와 함께 어쿠스틱 듀오 ‘딜라잇썸’ 활동을 병행하고 있지만, 신아람은 ‘신아람 트리오’ 사운드로 설명되어야 할 연주자다. <재즈피플> 독자들은 2017년의 라이징스타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2015년에 발표한 1집 [Obtain]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그는 올해 2집 [Breathe]로 돌아왔다. 첫 작품에서 재즈와 클래식이란 두 축에 집중했다면, 새 앨범은 조금 더 편안하고 공감하기 쉬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피아노 트리오에게서 기대하는 서정성을 만끽할 수 있지만, 그 중심에는 미니멀하고 예쁜 신아람 트리오의 사운드가 자리한다. 오랫동안 하나의 팀으로 합을 맞춰온 트리오의 탁월한 합주력과 소통을 만끽할 수 있을 것.




윤혜진



대부분의 클래식 악기가 재즈에서도 사용되지만, 중심적으로 사용되는 악기는 정해져있다. 시대에 따라 잘 사용되지 않기도 하고, 애초에 장르의 특성상 맞지 않는다고 사용되지 않기도 한다. 플루트는 아마 그 중간 지점에 있는 악기일 것이다. 색소포니스트들이 플루트를 간혼 연주하고, 허비 맨, 바비 험프리, 휴버트 로스 등의 스타 플루티스트들이 있지만 재즈계에서는 여전히 낯선 악기다. 우리 재즈 씬에도 몇 안 되지만 훌륭한 플루티스트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윤혜진이다. 그에게 영감을 주는 대상은 다양하다. 축구 선수 박지성과 카카, 여행의 설렘, 상상 속의 존재, 영화 등 폭넓은 대상을 하나로 묶어서 자신만의 소리로 담아낸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사운드를 앞세운 ‘윤혜진과 브라더스’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재즈 플루트 존재를 넘어서, 그 안에서도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소리를 확장시킨다.




제희



아코디언은 앞서 소개했던 플루트만큼이나 재즈에서 낯선 악기다. 그마저도 탱고를 연주하는 데 쓰이는 반도네온이랑 혼동하고 있어 실제로 아코디언을 만난 횟수는 손에 꼽을 것이다. 재즈 아코니어니스트 제희는 한국 재즈계에 그만큼 귀한 인재다. 2017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Warp Drive]는 그래서 신선하고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아코디언이 가진 입체적인 스펙트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그런 동시에 멤버들이 자신들의 소리를 펼쳐낼 공간을 많이 남겨놓았다. 이러한 안배는 아코디언의 존재가 더욱 극적으로 자리하게 했다. 각각 자신의 영역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멤버들이 뭉친 퀸텟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선지



재즈 피아니스트 이선지는 고민하는 아티스트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생각을 하고, 다양한 것들을 음악에 담아낸다. 그의 작품이 늘 어떠한 특정한 음악적 지향성 또는 테마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그 방증이다. 음악을 직관적으로 풀어내지만, 마냥 쉬움으로 귀결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일정한 공감을 주는 동시에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는 것도 이선지 음악이 가진 매력이다. 2018년 한국 재즈의 걸작인 [Song Of April]를 함께한 체임버 앙상블과 이번 자라섬재즈페스티벌 무대를 함께한다. 현악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재즈는 흔치만, 재즈 트리오에 소편성 현악 세션이 함께하는 앙상블은 쉽게 만나기 어려운 편성이다. 독보적인 음악관과 음악적 색깔을 가진 이선지는 신선한 밴드 편성으로 새로운 감흥을 끌어낼 것이다.




칼라 블레이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Lawns’의 주인공, 칼라 블레이다. ‘Lawns’와 ‘More Brahms’, ‘Brooklyn Bridge’ 등이 수록된 [Sextet]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그이지만, 그는 다양한 편성을 아우른다. [The Very Big Carla Bley Band]로 대표되는 빅밴드 시기는 칼라 브레이의 존재감을 극명하게 드러냈던 시기였다. 점차 편성을 줄여나갔던 칼라 블레이는 몇 년 전부터 트리오로 활동하고 있다. 일반적인 피아노 트리오가 아닌 색소폰(앤디 쉐퍼드), 피아노(칼라 블레이), 스티브 스왈로우(베이스)로 이루어진 트리오다. [Trios]와 [Andando El Tiempo] 두 장의 앨범으로 이러한 활동을 대표하고 있는데, 일관되게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소리와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올해로 만 82세의 고령인 칼라 블레이를 마지막으로 만날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을 추천한다.






류희성 | 월간 재즈피플 기자

여러 매체에서 음악과 관련된 글을 쓰고,

흑인음악 100년의 이야기를 담은 책 <블랙 스타 38>을 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일시 2018년 10월 12일 (금) ~ 10월 14일 (일)
장소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가격 1일권 50,000원 / 2일권 80,000원 / 3일권 100,000원 / 청소년 1일권 35,000원
문의 자라섬청소년재즈센터 031-581-28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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