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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준상과 이준화 - 제이앤조이20  
제목 [인터뷰] 유준상과 이준화 - 제이앤조이20   2016-09-17


음악으로 변모하는 삶의 순간들

유준상과 이준화, 제이앤조이20

 

배우 유준상은 말 그대로멀티 엔터테이너. 영화, 방송, 뮤지컬에서 맹활약하고 있으며, 책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그리고 노래를 부른다. 솔로로 [JUNES]라는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고, 여러 영화 사운드트랙에 참여했다. 이제는 제이앤조이20(J N Joy 20)의 멤버로 더 익숙하다. 기타리스트 이준화와 함께 결성한 이 듀오팀은 여러 장르를 오간다. 최근에는 이들의 음악 창작 과정을 담은 영화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통해 공개됐다. 두 멤버가 출연한 것은 물론이고, 유준상은 감독까지 도맡았다. 뮤지컬 [그날들] 개막과 주연을 맡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개봉으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배우 유준상과 그의 파트너 이준화를 만났다.




음악 듀오 제이앤조이20,

그리고 영화 [너에게서 배우는 것들]

 

유준상 씨께서 솔로로 [JUNES]로 먼저 발표하셨잖아요. 그러다가 이준화(기타) 씨를 만나게 돼서 제이앤조이20를 결성하셨는데,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요?


: 저희 회사 다날 엔터테인먼트 1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어요. 지금도 저와 함께 작업하는 뮤지컬 여성 3인조 타우린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어요. 이준화 군이 기타 세션으로 왔는데, 연주를 정말 잘하는 거예요. 그런데, 기타 연주 잘하는 친구들은 많잖아요. (웃음) 그래서 별일 없이 끝났어요. 그러고 나서 이벤트가 끝나고 밖으로 나갔는데, 이 친구가 귀가하려고 차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물어보니까 집이 같은 동네여서 제 차에 태웠어요. 가는 동안에 계속 기타를 치게 했어요.



 

쳐보라고 요청하신 건가요?


: . 노래 좀 해볼 테니까 기타 쳐보라고. 그러다가 "내일 뭐 하니?"라고 물었더니 뭐 특별한 게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일 우리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그날에도 만나서 계속 노래만 했어요. 그러면서 '이 친구랑 같이 작업해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함께 여행을 가보자는 제안을 했어요. 그래서 둘이서 유럽에 40일 넘게 다녀왔어요. 떠나기 전에 1집 앨범에 들어갈 곡을 다 만들어놨고요. 가서도 새 앨범 곡을 쓴 거죠.

 



그러면 팀명 제이앤조이20는 무슨 의미인가요?


: 우리 이름이 준화, 준상이니까 J & J이잖아요. 여기서 조금 더 즐겁게 하자고 해서 조이(Joy)를 넣었어요. 나이가 딱 20살 차이가 나서 20을 넣었고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만나면 프로젝트 성격의 팀이 되기 쉽고, 그러면 일회성으로 소모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건, 음악적으로 이준화 씨의 필요성을 크게 느낀 거라고 봐도 될까요?


: 우리가 음악을 같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올라간 영화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에서 준화 군이 연기를 했어요. 그 영화는 우리가 어떻게 음악을 만들고 작업하는지를 보여주거든요. 그런데 이게 실은 뮤직비디오를 찍으려고 한 데서 시작한 거예요. 그런데 차가 고장이 난 거예요. 차를 수리소에 맡겼더니 한 네 시간이 비더라고요. 같이 간 친구들에게 미안해서 근처 번지점프대로 갔어요. 거기서 준화 군한테 뛰어내리라고 했고, 그게 영화의 시작이었어요.



 

그전까지는 영화는 계획에 없었군요.


: 그렇죠. 번지점프에서 뛰는 걸 보고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45일 동안 작업했죠. 목적지나 대본도 없이 바로 진행했어요.



 

번지점프 어떠셨어요?


: 제가 원래 좋아하는 거라서요. (전원 웃음)

 



영화 트레일러에서는 뛰기 싫어하시는 것 같던데요.


: 아무래도 영화다 보니까 연출...


: 연기를 너무 잘해요. 만약 거기서 준화가 연기를 못했더라면 영화로 못 만들었을 거예요.



 

유준상 씨에서 연기를 좀 배우셨겠네요. 연기로는 대선배시잖아요.


: 연기에 대해서는 늘 말씀하시는데요. 음악 작업할 때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얘기하셔요. 연기적인 관점에서 조언을 해주셔요.


: 음악도, 연기도, 재즈도 다 연결되어 있는 거예요. 이야기든 풀면 방향에 따라 음악이 되기도 연기가 되기도 하잖아요. 저희가 스무 살이 차이가 나지만 감성이 맞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요.



 

이준화 씨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 , 맞아요. 우선은 이런 식으로 음악 작업을 해본 적이 없어서 조금 놀랐던 게 사실이에요. 저희는 그냥 여행을 가다가 그 자리에서 음악을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저희의 느낌과 감성이 맞으니까, 그런 음악이 나올 수 있었죠.


: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 사운드트랙 중 '나이를 먹는다'라는 곡이 있어요. 시골에 있는 낡은 버스정류장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 번 쳐봐"라고 했어요. 그 순간의 공기, 보이는 풍경에서 준화의 기타가 나오고 저의 멜로디가 나오는 거예요. 사람들이 이 녹음을 들어보면, "다 만들어 놓고 녹음한 거 아니에요?"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죠. 이런 저희 곡을 들어보시면 어떤 식으로 작업하는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영화에 보면 "내가 음악을 한다고 젊어지는 건 아니야"라는 대사가 있어요. 이런 20대의 친구를 만나서 음악을 해도 저는 계속 나이를 먹어갈 거고요. 하지만 감성은 늙고 싶지 않은 거죠. 이 친구의 좋은 에너지를 느끼고 공유하고, 제가 살면서 느끼고 본 것들을 이 친구들에게 전해주며 함께 느껴가는 거죠. 우리가 40일을 넘게 여행을 했을 때 잘 맞지 않았다면 함께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 친구가 많이 맞춰주기도 했겠지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물론, 연출이겠지만, 영화에 보면 갈등 장면이 있더라고요. 여행을 하다 보면 의결 불일치가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건 없었나 보네요.


: 거의 일치했죠. (웃음) 준화야, 왜 나를 못 쳐다봐? 애가 변했어.


: 그게 아니고요. , 그보다 더 잘 맞을 수가 있었을까요? (전원 웃음) 그 이후로도 여행을 많이 했고, 얼마 전에는 한 달 동안 미국에 다녀왔어요. 거기서도 영화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여행 중의 갈등에 스토리가 집중되어 있어요.

 



실은, 영화 말고 실제로는 어떤지 궁금해서요.


: 저희 영화가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거라서요. 사실적인 부분을 배제할 수는 없겠죠. (전원 웃음)




유준상 씨께서 인생 선배로서 이준화 씨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좋은 방법'을 알려주는 게 영화의 컨셉이라고 들었어요. 젊음이 지나간 40대의 유준상 씨가 느끼기에 20대에 꼭 해야 하는 것, 또는 20대 때 하지 못해서 아쉬웠던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 저는 20대 때 배우로 열심히 살았어요. 그런데 시간은 이렇게 금세 지나가요. 가수를 해서 콘서트를 해야 했는데. (웃음)



 

[너에게 배우는 것들]이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국제경쟁부문'에 올랐다고요.


: 놀랍죠. 안 놀라워요? 모두 다 놀라셨던 것 같은데요. (웃음) 저희가 찍을 때 뭘 바라고 한 건 아니었기도 했고요. 사람들한테 공개하는 게 고민이 됐어요. 괜히 '왜 괜히 감독까지 했냐'라는 식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대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들을 대사로 썼어요. 4 5일 동안 작업하고, 밤에는 조명기구가 없어서 편집 작업을 했어요. 걱정이 많았는데 주변에서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감독까지 하시는 건 힘들지 않았나요?


: 재미있었어요. 음악 영화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연기를 20년 넘게 하셨는데, 객관적으로 보시기에 어떠신가요?


: 내 이야기를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줬고, 순간순간 만들어지는 곡 작업 방식을 잘 보여줘서 만족스러워요.




재즈를 좋아하는 당신

유준상, 이준화

 

두 분이 재즈를 좋아하시는 거로 유명해서 재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 앞에 말한 거 다 잘리고 재즈 이야기만 들어가는 거 아니죠? (웃음) 앞에서 열심히 말한 건 다 재즈와 연관시키려고 한 거예요. (전원 웃음) 우리의 작업 방식은 다 즉흥적이고, 결국에는 재즈와 연관시키려고 한 거예요.


: 왠지 지금까지 말한 거는 머리말로 사용될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재즈를 들으셨다고요.


: . 그런데 어릴 때라고 해봐야 20대 때죠.


: 솔직히 말하자면, 전 아직도 재즈가 많이 어려워요. 제가 음악을 전공(뮤지션스 인스티튜트에서 기타 전공)을 하다 보니까, 재즈를 많이 들을 수밖에 없기는 했어요. 어릴 적에는 재즈를 한번 해봐야겠다고 시도해보기도 했고요. 멋있어 보였거든요. 그런데 재즈는 배울 수록 어려워지더라고요. 그냥 재미있게 들어야 하는데 말이죠. 지금은 재즈와 거리가 먼 음악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꼭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예요.


: 준화가 이야기했듯이 화두가 그거예요. 무언가를 파고들라고 하는데, 어렵다고 생각하니까 안 풀리는 거예요. 일단 부딪혀보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그걸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 하는 거예요.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장르니까 못 할 거야'라는 식으로 피하게 되면 이런 음악은 나올 수가 없는 거죠. 저흰 늘 이런 이야기를 나눠요.

 



재즈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 재즈 음악을 듣고, 최근 개봉한 영화 [마일스]를 보면서 저런 삶을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그런 대가들의 연주를 보면 그 순간의 감정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일어나잖아요. 그런 걸 연기에도 대입시켜 보고, 살아가는 데도 대입시켜 봐요.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생각을 해보곤 해요. 다시 재즈를 듣고, 음악을 들으면서 책상 위에 앨범을 올려놓고 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또 고민하고요.

 



음반으로 음악을 감상하시나 보네요. 음반 수집을 하시나요?


: 많이 모으죠. CD LP를 사요. 준화도 여행을 가면 CD를 열심히 사요.

 



구체적으로 어떤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 제가 성의를 보이려고, LP를 조금 챙겨왔습니다. 조지 벤슨, 팻 메시니, 아트 페퍼 등 추려서 가져와 봤습니다. 이제 오래돼서 LP 커버가 찢어지고 벌어졌네요.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오른 고가 음반들이네요.


: 당시에는 지금 같은 가격대가 아니었죠. 물론, 당시에도 꽤 비싼 편이긴 했어요. 그 당시에 제가 돈을 잘 벌고 그런 시절은 아니었기 때문에, 겨우겨우 돈을 모아서 샀어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계산하고요. 그래도 음반 사는 데 돈을 아끼지는 않았어요.

 



그러면 댁에 오디오를 세팅해놓고 들으시나요?


: 세팅해놨죠. 그냥 음악실이에요. 준화와 거기서 노래 만들고 녹음하고요.

 



가져오신 LP 중에 팻 메시니나 조지 벤슨 음반이 있는데요. 이준화 씨는 기타리스트다 보니까 재즈 기타리스트 음악을 좀 더 들으실 것 같은데요.


: 듣기는 다 듣는데요, 크게 좋아하는 것까지는 아니에요. 어느 순간부터 공부하고 시험을 봐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니까 멀어지게 되더라고요. 지금 듣는 재즈는, 입문용으로 적합하고 부드러운 게 대부분이에요. 브라이언 컬버슨이나 데이브 그루신 같은 GRP 레이블의 재즈 음악을 좋아해요. 제이미 칼럼이나 노라 존스 같은 팝 쪽에 가까운 음악도 좋아하고요.



 

유준상 씨는 재즈 공연을 자주 가신다고 들었어요.


: 공연 보는 거 좋아해요. 운 좋게 연주자들 보면 인사도 하고 사인도 받고 그랬어요.

 


 

그러고 보니, 첫 앨범 [JUNES]에는 베이시스트 서영도 씨가 참여했죠? 혹시 친한 재즈 뮤지션이 있나요?


: , 서영도 씨가 참여했죠. 친한 뮤지션은... 없습니다. , 제가 누굴 알겠어요. (웃음)

 



인터뷰 전반에 언급하신 타우린의 곡 'Wishlist'를 프로듀스하셨잖아요. 그 곡이 스윙곡인데,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건가요?


: 맞습니다. 빅밴드 브라스를 좋아해요. 나중에 저희가 낼 앨범에도 이런 브라스를 써보려고 해요. 나중에는 제 노래 없이 작곡가로만 참여하는 걸 생각하고 있어요. 그때는 그런 곡들이 들어가지 않을까요. 습작, 데모 중에는 스윙, 재즈곡이 몇 개 있어요.



 

50대에 들어서면 해리 코닉 주니어 같은 중후한 느낌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앨범을 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 해보고 싶어요. 실은, 아까 LP를 고르면서 해리 코닉 주니어의 앨범도 챙길까 고민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보컬리스트예요. 해리 코닉 주니어의 공연을 보면서 많이 느꼈어요. 저도 뮤지컬로 무대에 오르지만, 뮤지컬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내가 만든 음악으로 무대에 서면 얼마나 좋겠냐는 열망이 있었죠. 다시 태어나면 재즈 뮤지션, 기타리스트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즈 스탠더드곡이라는 게 30, 40년대 브로드웨이 뮤지컬 넘버에서 많이 왔어요. 뮤지컬 배우신 유준상 씨가 좋아하시는 스탠더드곡이 있나요?


: 스탠더드곡은 다 좋아하지만, 쓸쓸한 느낌이 드는 곡을 좋아해요. 그런데 남들이 너무 좋아하는 건 또 꺼려요. 너무 알려진 곡이다 싶으면 '아쉽지만, 안녕. 나만 알았을 때가 좋았는데', 뭐 이런. (웃음)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전에 디깅해서 듣고요.


 

내년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는 재즈 무대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 몇 년 뒤에는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내년에는 국악 앨범이 나오거든요. 그걸 해보고 나서 또 그런 재즈 감성에 맞는 이야기와 상황이 생기면 재즈를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만들자'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진행해보고 싶어요.

 



류희성 | 월간 재즈피플 기자

여러 매체에서 음악과 관련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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