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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브래드 멜다우 [After Bach]  
제목 [리뷰] 브래드 멜다우 [After Bach]   2018-03-29


브래드 멜다우 [After Bach]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바흐의 음악


내겐 오랜 세월 동안 너무나도 익숙했고, 그 인상이 강해 함부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여럿 있다. 개인적으로 바흐라는 존재가 이러한 고정관념의 대표적인 전유물로 비유된다. 클래식이건 재즈건,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든 바흐의 흔적을 좇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악보집 한 권 정도는 소장하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바흐의 변형을 시도해왔지만, 후기를 술술 풀어낼 수 있을 정도의 만족스러운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그 익숙함과 강한 인상 탓에 어쩌면 그다지 알고 싶지 않았을 수도.


17세기에 들어서 많은 발전을 이룬 인벤션과 프렐류드, 푸가 등의 음악들은 모두 바흐에 의해 제 모습을 갖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성과 선율을 과학적이면서도 예술적으로 풀어낸 바흐의 음악들은 수백 년이 지나도 그 완성도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그래서 내 머릿속의 바흐는 여전히 과거에 멈춰 있다.


그동안 재즈에 몸담으며 확고한 피아니즘을 완성해낸 브래드 멜다우에게도 바흐라는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크나큰 도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번에는 특별히 클래시컬한 느낌이 더해져 더욱더 유려하게 정돈된 연주를 담아냈으며, 그의 음악에 담긴 오마주 또한 만나볼 수 있다. 멜다우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들어본 독자라면 이 타건의 맑은 울림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본 앨범은 ‘The Well-Tempered Clavier Book I, BWV 848 : Prelude No. 3 in C# Major’와 같은 곡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흐의 역사적인 작품집 평균율 클라비어 1권과 2권에서 자신에게 영감이 된 곡들을 엄선하여 정통적인 스타일의 클래식 연주를 먼저 선보인다. 다음 멜다우 특유의 도시적인 색채를 가미한 변주곡을 이어서 연주하는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즉흥적으로 풀어낸 변주곡에서 멜다우의 감각에 먼저 감탄했지만, 2성부에서 3성부, 4성부로의 발전 그리고 주제와 그에 따른 응답 등 바흐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나 다시 한번 감탄했다.


논서치 레코드의 파트너이자 피아니스트 티모 안드레스는 “멜다우의 연주에는 언제나 바흐를 회상하는 요소들이 존재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바흐를 모방한다거나 그대로 연주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마치 오랜 세월 동안 마음속에만 간직해왔던 바흐를 향한 말문을 지금에서야 연 것 같아 청자의 입장에서는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과거의 바흐와 현재의 브래드 멜다우, 그리고 이들을 통해 영감을 얻을 미래의 예술가들. 바흐라는 인물을 기점으로 이 세 가지의 시간적 개념을 관통하는 매개체가 서서히 구축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




최수진 | 트롬보니스트

트롬보니스트와 작편곡가, 재즈 칼럼니스트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종합 예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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