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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컬리스트 문  
제목 [인터뷰] 보컬리스트 문   2018-03-12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부르는 노래

보컬리스트 문


‘문’(Moo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될 보컬리스트 혜원과의 만남은 오랜만이었다. 그녀와 나는 활동 시기가 비슷해서 종종 만날 기회가 있었다. 윈터플레이가 데뷔 앨범을 내기 전에도, 데뷔 앨범이 ‘Happy Bubble’로 인기를 얻을 때도, 해외에서 공연과 차트 석권으로 승전고를 울릴 때도. 그때마다 그녀는 자기 생각과 의견을 더해갔지만 한 밴드의 구성원으로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고 있었다.   


2018년 초, 혜원이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는 소식은 당연해 보였다. 그 앨범이 버브(Verve) 레이블에서 나온다고 했을 때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간 인기 밴드에서 활동했으니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 같았다. 그렇지만 자신 앞에 놓인, 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육중한 문을 두드린 건 그녀였다. “쓰러지더라도 부딪혀보고 싶었다”는 말은 단단한 의지 이전에 삶에 대한 각성에서 나왔다.


그녀와 두 시간 반 동안 나눈 이야기는 A4 용지 열 장을 넘겼다. 그 이야기 속에서 나는 보컬리스트 혜원만이 아니라 혜원이라는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됐다. 그런 그녀가 만들어내는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 아름답고 편안하게 들리는 노래가 모두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래든, 삶이든, 아름다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서 더 큰 빛이 난다고 믿는다.




솔로 아티스트 ‘문’(Moon)으로 내딛는 첫걸음


팝 재즈 밴드 윈터플레이를 나와 솔로 아티스트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약 10년간 밴드 활동을 했으니 솔로에 대한 갈망과 두려움이 공존했을 것 같아요.

2016년으로 계약 기간이 끝나 윈터플레이 활동이 마무리되었어요. 그런데 밴드 활동을 하면서 항상 나를 케어해주고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다 보니 내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고요. 계약이 끝나기 한두 달 전부터 일본에서 활동을 해볼까 유학을 가야 할까, 아니면 아예 다른 걸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자유롭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채로 2017년을 맞았어요.


2017년 1월, 미리 계획했던 유럽 여행을 하면서 일본 활동으로 답을 내렸죠. 예전에 함께했던 유니버설 재팬 A&R 담당자님과 사장님께 제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그쪽에서도 준비해보겠다는 답을 주셨어요. 지난해 2월부터 일본을 오가며 미팅하고 10월 녹음이 진행되었어요. 12월에 마무리했으니 꼬박 1년이 걸렸네요.




한 밴드에서 10년간 활동한다는 건 어려운 일일 거예요. 저 역시 비슷한 시기에 월간 <재즈피플>에서 일했기 때문에 공감해요. 그리고 더 힘든 건 그 이후였죠.


저는 운이 좋았어요. 대학에 다니면서 재즈클럽에서 노래했고, 졸업하기 전에 팀을 꾸려 앨범을 냈습니다. 그렇게 운이 좋다 보니 오히려 물러진 거예요. 10년 만에 세상에 나와 어리둥절했죠. 노래는 너무 하고 싶지만 두려웠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프로세스도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계약이 끝나고 바로 앨범을 낼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서두르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1년 정도는 하고 싶은 걸 하자 싶은 마음도 있었고. (웃음)


2017년에는 피아니스트 전유나와 '혜원 x 유나 : For Cole Porter'라는 디지털 싱글 작업을 했어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주셨고, 많은 걸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혜원 x 유나 : For Cole Porter' 프로젝트는 자유로워 보여서 인상적이었어요. 정규작으로 내면 어떨까 싶었죠. 그에 비해 앨범 [Kiss Me]는 절제된 음악이 담겼어요. 첫 앨범인데도 욕심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요.


프로젝트에서는 내가 몰랐던 나를 만나는 것 같아요. 노래에 집중하다 보면 나오게 되는 것들이죠. 기회가 되면 듀오나 트리오 편성 혹은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꾸준히 하고 싶어요. 앨범에서는 정말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경계를 유지한 것 같아요. 물론 [Kiss Me]가 제가 할 수 있는 전부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활동이 적었던 2~3년 전, 그리고 밴드를 나와 활동하지 않았던 1년이 저에겐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조바심이 나지만 어쩔 수 없이 그저 기다려야 하는 시기가 있잖아요. 그때 기다리는 마음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첫 앨범을 만들면서도 전혀 조바심이 나지 않았어요. 결과적으로 저도 굉장히 만족하고 누군가에게 줄 때도 정말 열심히 했어, 좋은 결과가 나왔어 라고 말할 수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혜원 씨는 항상 대중적이었지만 반대로 재즈가 아닌 적은 없었어요. 그게 혜원 씨의 가장 큰 장점이었을 거예요. 누군가는 가요를 해도 괜찮을 텐데 왜 계속 재즈를 할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재즈가 항상 하고 싶었어요. 윈터플레이 활동을 시작하던 10년 전에도 그랬어요. 저는 재즈가 너무 좋다고. 어떤 재즈가 좋냐고 묻는다면, 재즈가 워낙 다양해서 할 수 있는 게 많고 보여줄 게 많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동안은 다양함을 보여드릴 기회가 적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땐 그저 노래하는 게 좋았고 팝과 가요가 음악의 전부인줄 알았어요. 우연한 기회에 재즈를 알게 되고 부르면서 이 음악이 나한테 참 잘 맞는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점점 더 그래요.




활동명이 ‘문’이에요.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문이나 혜원, 그리고 문혜원 모두 제 이름이니까 어느 것이든 괜찮았어요. 그런데 혜원이라는 이름은 너무 많고 일본(해외)에서는 발음을 어려워하세요. 갑자기 제니퍼나 나타샤 같은 이름을 쓸 수도 없고. (웃음) 달이라는 뜻도 예쁘고 발음도 편해서 문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솔로 앨범을 내면서 새로운 시작, 데뷔라는 느낌을 담고 싶기도 했죠.



국내 최초의 버브 아티스트


[Kiss Me]는 일본에서 발표하고 한국에 라이센스되는 앨범이에요. 일본에서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하게 된 이유가 있었나요.


음악을 하면서 달려가고 싶지 않았어요.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낸다면 콘셉트나 이미지보다는 좋은 사운드와 멜로디를 가진 곡을 좋은 연주에, 정말 노래를 잘 하고 싶었어요. 그 기본적인 걸 지키기가 힘들어요. 혼자서는 힘들 것 같았고 일본이라면 조금 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욕심이라면 ‘큰물’에서 놀고 싶기도 했죠. 쓰러지더라도 부딪혀보고 싶었어요.




결국 부딪혀서 문을 열었군요. 멋지네요. 버브에서 나온 한국 보컬리스트의 앨범은 처음이죠? 버브는 보컬리스트에게 더 의미 있는 레이블이어서 기뻤겠어요.


유니버설에서 발매된다고 생각했는데 작업한 걸 보니 버브 로고가 박혀있더라고요. 제 앨범에 있는 버브 로고가 어찌나 예쁘던지... (웃음) 앨범을 내는 과정에서 저는 음악만 신경 쓰면 됐어요. 피곤해하는 스탭들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나는 좋은 앨범을 만들기 위해 노래를 잘하고 그것만 신경 쓰겠다고 다짐했어요. 결과적으로 좋은 앨범을 만드는 건 이렇게 편하고 즐겁다는 걸 배운 계기가 되었습니다.




앨범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국내 팬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나오미앤고로의 기타리스트 고로 이토(Goro Ito)가 프로듀싱을 맡은 점도 흥미롭고요.

 

앞서 말씀드렸듯 기본에 충실한 앨범이 되길 바랐어요. 콘셉트를 기획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줄리 런던을 떠올렸어요. 사실 줄리 런던의 노래는 편안하고 예쁘게만 들려서 저평가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좋은 앨범이 많거든요. 줄리 런던 느낌으로 가되 요즘의 음악을 하자고 방향을 잡았어요. 줄리 런던이 2017년에 녹음을 한다면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으로.


고로 이토의 음악은 이미 알고 있었고 그가 프로듀싱한 앨범의 사운드가 정말 좋았어요. 일본적인 느낌보다는 어느 나라의 앨범인지 알 수 없지만 어딘가 자연스럽고 매력적이었죠. 고로 이토는 제 앨범을 위해 스튜디오를 비롯해 레코딩 환경을 신경 써서 골랐고, 노래 한 마디 한 마디를 꼼꼼하게 들으며 믹싱 작업을 하셨어요. 편안하게 들리는 음악에는 사실 굉장한 노력이 숨어있기 마련인 거죠.  




팝과 재즈 스탠더드곡을 커버했는데 선곡이나 편곡 과정은 어땠는지요. 


우선 제가 하고 싶은 노래를 고르고 다른 분들에게 추천을 받으면서 선곡을 조율해나갔어요. ‘Kiss Me’, ‘In A Sentimental Mood’, ‘Quando, Quando, Quando’ 같은 곡은 제가 하고 싶은 곡이었고 고로 이토가 제안해주신 ‘Brazasia’ 와 ‘Private Eyes’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노래한 곡이었어요. 편곡 부분은 제가 코드워크를 디테일하게 만질 순 없지만 이미지를 이야기하면 최대한 반영해주셨어요. 예를 들어, ‘Kiss Me’는 제가 솔로 앨범을 내면 꼭 스윙으로 노래해야지 했던 곡인데 리허설을 거치면서 제 아이디어를 재현해주셨어요.




음악을 들으며 혜원 씨의 성숙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노래를 할 때 염두에 둔 부분이 있었나요? 밴드를 할 때와는 어떤 점에서 달랐나요.


윈터플레이에서는 캐릭터를 상정하고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물론 그것도 제가 가지고 있는 부분이고 제가 부른 노래라고 생각해요. 그에 비해 [Kiss Me]는 나라는 사람이 화자가 되어서 불렀어요. 보컬리스트로서 이 노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죠.




윈터플레이 1집에서 노래했던 ‘Quando, Quando, Quando’를 다시 녹음하는 건 어떠셨나요. 앨범 작업을 하며 예전 곡들도 많이 찾아보셨는지요.


예전에 제가 노래했던 곡들도 가끔 찾아 들어요. ‘Quando, Quando, Quando’는 어딜 가나 많이 나오는 노래여서 다시 듣는 일이 많았고요. 앨범 작업을 하면서 다시 들으니 확실히 어리더라고요. 그땐 나름의 감성으로 불렀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 모르고 불렀구나 싶죠. 그사이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고 더 많은 음악을 듣게 된 것이 달라진 점 같아요.


재미있게도 이 곡이 발표된 지 거의 10년이 되었는데 2017년 3월 일본의 <사와코의 아침>(Swako's Morning)이라는 토크쇼에서 라디오 진행자인 미키 사카죠 씨가 추천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요즘 말로 차트 역주행을 했어요. 아마존과 아이튠스 재즈 차트에서 다시 1위를 한 거죠. 새롭게 출발하는 의미를 담아 팬 여러분께 선물로 드리고 싶은 곡이기도 했어요.




피아니스트 하쿠에이 킴(Hakuei Kim), 플루겔혼 연주자이자 보컬리스트 토쿠(TOKU) 등이 참여했어요.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은 연주자들이죠.


하쿠에이와 토쿠를 비롯한 모든 게스트분들은 제가 팬으로서 너무 모시고 싶었던 분들이에요. 하쿠에이 킴은 6~7년 전 홍콩재즈페스티벌에서 만난 친구예요. 유통사(유니버설 재팬)도 같았고 페스티벌에서 만나는 일도 많았죠. 앨범을 낸다면 하쿠에이 킴과 작업을 하고 싶었고 피아노-보컬 듀엣이길 바랐어요. 가장 마지막에 합류한 곡이 ‘Kizuna(絆)’인데 스토리가 재미있어요. 우리에겐 ‘슬픈 인연’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곡은 ‘Kizuna’예요. 나미 씨가 1984년 일본에 진출하면서 우자키 류도우(Ryudo Uzaki)가 작곡한 이 곡을 일본어 버전 ‘Kizuna’와 한국어 버전 ‘슬픈 인연’으로 녹음해 싱글을 발표(킹 레코드)했어요. 1985년 한국에서 발표한 4집 앨범에 수록했는데 당시는 일본 문화 개방 전이라 번안곡이라는 걸 밝힐 수 없었대요. 결국 한국에서는 일본 곡이라는 걸 모른 채 히트했고, 일본에서는 그 노래가 한국에서 히트했다는 걸 모른 채 시간이 흘렀죠. 의미를 담자면 [Kiss Me]가 일본에서 나와도 제가 한국 보컬리스트라는 걸 알 테고 한국에서도 일본에서 나왔다는 걸 알 테니, 이 노래가 다리 역할이 된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토쿠는 남성 보컬리스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연주자라고 생각해요. 그 외에도 ‘In A Sentimental Mood’를 듀엣한 기타리스트 오누마 요스케(Yosuke Onuma)는 평소 작업해보고 싶었던 연주자였고, 색소포니스트 오타 켄(Ken Ota)은 하쿠에이 킴과 함께 친분을 이어가는 연주자예요. 레코딩을 할 때 하쿠에이 킴이 게스트를 묻기에 얘기해줬더니 ‘제이 재즈 올스타즈(J-Jazz All Stars)’라고 놀라더라고요. 저도 동의해요.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일본 뮤지션들이 흔쾌히 참여해주셔서 고마웠어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 더욱 아름다운 노래


혜원 씨는 그들과 함께 무척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노래한 것 같아요.


처음엔 걱정이 많았어요. 잘 하는 것만 보여주고 싶지만 레코딩에서는 제 민낯을 보여주게 되잖아요. 그때 스탭들이 걱정 말라며 “우리가 너를 서포트하고 있으니 필요한 게 있으면 다 얘기하면 돼”라고 해줘서 굉장히 힘이 됐어요. 일본에서 작업하는 만큼 언어적인 장벽도 걱정이 되었죠. 그런데 작업을 해보니 아주 뻔한 이야기지만 음악을 하니까 그냥 대화가 된다는 걸 느꼈어요. 노래를 부르고 연주하면서 대화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음악이 탄생할 수 있었군요.


레코딩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는데 하루는 엔지니어가 “이게 녹음이지 나 지금까지 뭐 한 거야”라고 말을 해주셔서 뿌듯하기도 했답니다. 녹음은 항상 재미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있는 그대로 부르면 되는구나’라는 걸 느꼈고, 좋은 사람들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느꼈죠. 조금 더 자신감을 얻게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만큼 결과도 좋았고요.




이번 앨범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자신감을 갖게 해준 것 같아요.


맞아요. 밴드를 나와서는 솔로 활동을 해야 하는데 노래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게 두려웠죠.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걸 이야기했을 때 그걸 재현해주는 스탭이 있고, 음악적으로 표현해주는 프로듀서와 연주자가 있고, 그런 팀이 꾸려졌다는 게 저를 안심시켜줬어요. 이 사람들이 나를 믿고 서포트해주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더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3월에는 재즈파크에서 선보이는 ‘Kiss Me’ 공연이 있고 4월부터는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 공연도 펼치게 됩니다.


재즈파크에서는 기타리스트 준 스미스, 피아니스트 심규민, 베이시스트 장승호, 드러머 신동진의 멤버로 호흡을 맞추게 됩니다. 앨범과는 느낌이 다를 수 있지만 저희 나름대로 재미있는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4월 홍콩에서는 프로듀서이자 기타리스트 고로 이토가 참여하고 나머지 멤버는 같아요. 5월부터는 일본 연주자들과 함께 일본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해외 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요. 한국에서는 연주할 곳이 있고 같이 할 연주자가 있다는 점에서 너무 편안한 상황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운 좋게도 많은 걸 가졌구나 싶고. 불현듯 나에게는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본에서 앨범을 녹음하거나 해외 활동을 많이 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였고요.




자발적으로 불편해진다면 음악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엄청 격렬해질까요? (웃음) 불편한 상황에 놓이는 선택 중 하나가 일본 활동이었고 하나는 유학이었을 것 같아요. 운 좋게 잘 풀렸죠. 여전히 제 운을 시험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어요. 죽을힘을 다해 해보고 안 되면 포기하는 걸 배우는 것도, 제가 성장했다는 의미일 것 같아요.


그래도 전 순진하게 음악이 다 해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시대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몇몇 사례들이 그러했듯 앨범이 잘 나왔으니 음악이 해줄지도 모른다고 믿는 거죠.




오늘 이야기를 나누며 보컬리스트로서만 아름다워진 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아름다워졌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지금은 눈앞에 있는 공연을 잘 하고 싶어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주변에는 훌륭한 연주자들도 많았고요. 나만 잘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앨범을 잘 만들었으니 이제 어떻게 전달할까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저 행복한 상태인 것 같아요. 고민할 거리가 어떻게 음악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본질적이고 재미있는 고민밖에 없으니까요.  

 



안민용 | 재즈 칼럼니스트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엠엠재즈>와 <재즈피플>에서

일했다. 지금은 아이를 키우며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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