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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스테이시 켄트 [I Know I Dream]  
제목 [앨범 리뷰] 스테이시 켄트 [I Know I Dream]   2017-12-26


스테이시 켄트 [I Know I Dream]


오케스트라와 함께해도 변하지 않는 내밀한 정서


나는 평소 스테이시 켄트는 소편성의 음악에서 빛을 발한다고 생각해왔다. 비스킷처럼 바삭거리는 그녀의 귀여운 목소리 때문이다. 때로는 어린 소녀 같기도 한 그녀의 목소리는 늘 감상자에게 행복한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듯한 분위기로 다가왔다. 나만을 위한 노래 같은 내밀한 느낌을 주었다.


이처럼 개인적인 친밀함을 느끼게 하는 노래는 큰 편성이 필요 없다. 몇 개의 악기가 있으면 그만이다. 지난 2015년에 선보였던 앨범 [Tenderly]는 편성이 작을수록 그녀의 노래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확인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이 앨범에서 그녀는 색소폰(혹은 플루트)-기타-베이스만을 배경으로 노래했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 달콤한 느낌을 주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가 이번 새 앨범에서 60여 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함께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잘못된 선택이 아닐까 생각했다. 특히 나만의 여자친구 같은 내밀한 정서가 깨질까 우려했다. 아무리 재즈가 늘 새로움을 향한 음악이고 그 뮤지션 또한 숙명처럼 새로운 지점을 향해 나아간다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자신이게 하는 개성, 매력을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녀는 평소 대형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것을 꿈꿨다고 한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기회가 자연스레 숙성되기를 기다려왔다고 한다. 그런 중 오케이 레이블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앨범을 녹음하자는 제안을 했고 이에 마침내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사실 이번 15번째 정규 앨범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동안 그녀는 보사노바와 보편적인 재즈 사이를 오가는 음악으로 앨범마다 새로움을 만들어왔다. 그랬던 것이 지난 앨범에서는 색소폰-기타-베이스라는 색다른 편성을 통해 새로움을 전달했다. 이에 다음 앨범이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것이라면 강한 대조로 인해 새로움의 정도가 클 것이다. 따라서 그녀가 지금이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바로 그때라고 느낀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면 대형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면서 그녀는 새로운 사운드에 어떻게 자신의 매력을 담아내었을까? 그녀는 오케스트라를 규모가 아닌 정서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여기에는 그녀의 남편이자 색소폰 연주자인 짐 탐린슨과 토미 로렌스의 정성 어린 편곡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오케스트라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사용했다. 그러면서 현악기들의 어울림이 부드러운 훈풍처럼 그녀의 노래를 부유하게 했다. 이것은 앨범의 첫 곡 ‘Double Rainbow’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오케스트라가 부드럽게 공간을 점유하지만 그녀의 목소리까지 덮지는 않는다. 그녀의 노래 아래에서 가벼이 살랑거릴 뿐이다.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그녀와의 인연이 새로이 조명되기도 했던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가사를 쓴 ‘Bullet Train’ 같은 곡에서는 아예 오케스트라가 일부분에만 등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규모에 압도되지 않은 효율적인 오케스트라의 사용은 평소 그녀의 노래에 담겨 있던 개인적인 친밀함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게 했다. 슬픔마저 낭만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긍정의 정서가 앨범의 중심에 자리 잡게 했다. 바로 이것이 나는 이번 앨범의 미덕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이를 잘 유지한 음악!




한편 세르쥬 갱스부르의 ‘Les Amours Perdues’(잃어버린 사랑들), 레오 페레의 ‘Avec Le Temps’(시간의 흐름과 함께) 같은 샹송과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에두 로보 등의 보사노바곡,  남편 짐 탐린슨의 창작곡, 그리고 스탠더드곡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 선택 또한 매우 합리적이었다. 지금까지 그녀가 선보였던 음악을 종합한다는 느낌마저 드는데 그래서 혹시라도 대규모 편성이 줄 수 있는 낯섦을 적절히 완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Mais Uma Vez’(한 번 더), ‘The Changing Lights’, ‘That’s All’ 등 이전 앨범에서 이미 노래했던 곡을 다시 부른 것은 대규모 편성에서도 그녀만의 내밀한 매력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해준다.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 그만의 것을 지닌 뮤지션을 보통 스타일리스트라 부른다. 이번 앨범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달콤한 매력이 편성과 상관없이 변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그녀 또한 스타일리스트에 해당한다. 그것도 달콤한 느낌의 스타일리스트다.




★★★




최규용 | 재즈 칼럼니스트

라디오 키스 재즈 담당 PD이다.

저서로는 <재즈>와 <재즈와 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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