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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그레고리 포터 [Nat "King" Cole & Me]  
제목 [앨범 리뷰] 그레고리 포터 [Nat "King" Cole & Me]   2017-12-26

박준우


그레고리 포터 [Nat "King" Cole & Me]


그레고리 포터가 소환한 정신적-음악적 아버지


그레고리 포터가 우여곡절의 시간을 지나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첫 앨범을 발표했다는 것은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첫 번째 앨범과 두 번째 앨범을 지나 블루노트와 계약하고, 그렇게 발표한 두 장의 앨범 [Liquid Spirit]과 [Take Me To The Alley] 모두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재즈 보컬’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 역시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레고리 포터는 현세대에서 가장 잘 나가는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정규 앨범 외에도 여러 기획/편집 앨범에 참여하는 등 그레고리 포터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냇 킹 콜은 음악사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상징적 존재를 넘어 그의 인생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는 것도 그레고리 포터가 직접 몇 차례 언급했기 때문에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레고리 포터는 아버지의 부재가 낳은 빈자리를 냇 킹 콜이 채워줬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냇 킹 콜의 음악과 가사에서 인생의 조언을 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런 아버지 같은 존재에게 깊은 애정을 내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레고리 포터는 실제로 많은 영향을 받은 흔적을 보여 왔는데, 이번에 발표하는 새 앨범 [Nat “King” Cole & Me]는 아예 앨범 전체를 통해 그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레고리 포터가 발표하는 앨범 중에서는 처음으로 스탠더드곡이 주를 이루는 앨범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그레고리 포터는 한, 두 곡 정도를 제외한 모든 곡을 직접 썼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색채를 자연스레 담아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냇 킹 콜이 불렀던 레퍼토리, 그리고 냇 킹 콜과 연관이 있는 곡으로 앨범을 채웠다. [Liquid Spirit]에서 선보였던 ‘When Love Was King’은 그래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눈이 간다. 냇 킹 콜의 영향을 가득 담아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였다.


이번 앨범은 런던 스튜디오 오케스트라와 엘에이 스튜디오 연주자들과 함께 채웠다. 오케스트레이션을 가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빅밴드 스타일의 느낌이 등장할 때도 있다. 엘에이 스튜디오 세션들은 풍성하고 빛나는 음악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여러 관악기와 현악기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역시 규모에서 오는 웅장함이다. 어쩌면 그러한 분위기 자체가 냇 킹 콜에게 바치는 헌사, 혹은 그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노력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화려한 편곡은 어쩌면 일부 감상자들에게는 식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큰 규모의 세션이 함께 녹음을 하거나 곡을 쓰다 보면 비슷한 규모의 다른 앨범과 비슷하게 갈 수밖에 없다는 함정을 피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앨범 전체를 통해 드러내는 이러한 스타일이 일부 팬에게는 단조롭게 느껴졌거나 지루하게 다가왔을 수도 있다.




편곡에서 그레고리 포터만의 색을 충분히 살리지는 못했지만, 그레고리 포터의 음색이나 표현력은 여전하다. 또한 많은 앨범 작업을 통해 네 차례 그래미를 수상한 빈스 멘도자의 편곡으로 선보이는 곡의 진행만큼은 그레고리 포터와 냇 킹 콜 두 사람을 모두 느낄 수 있게끔 해준다. 사실, 냇 킹 콜과 그레고리 포터를 직관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가 있다. 또한 오케스트레이션이나 빅밴드 스타일의 편곡을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라이브를 직접 눈으로 보는 듯한 큰 공간감과 기분 좋은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그레고리 포터가 들려준 곡이 워낙 강한 개성과 메시지를 지니고 있어서 그와 비교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정 요소로 인해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공존하는 작품이지만, 그렇기에 어떠한 인상을 받았을 때 앨범을 좀 더 면밀하게 들어보게 된다. 앨범을 듣다 보면 결국 그레고리 포터가 담고자 한 건 냇 킹 콜을 향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의도에 초점이 가게 된다.


복잡한 앨범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들어보길 권한다. 이러나저러나 그레고리 포터라는 재즈 보컬리스트가 지닌 흡인력은 무시할 수가 없다. 그만큼 듣다 보면 집중하게 되는 앨범이다.


★★★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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