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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씰 [Standards]  
제목 [앨범 리뷰] 씰 [Standards]   2017-12-21


씰 [Standards]


알앤비 싱어송라이터의 재즈 스탠더드


씰(Seal)은 자타공인 영국을 대표하는 알앤비/소울 싱어송라이터다. 호주의 <더 보이스>에서 보여준 특유의 카리스마는 물론 그의 음색은 한두 마디만 들어도 ‘씰이구나’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하다. 영국 알앤비/소울의 특징 중 하나가 장르 문법으로부터 멋지게 벗어나는 시도를 많이 한다는 점인데, ‘Kiss From A Rose’의 성공을 시작으로 오랜 시간 좋은 경력을 유지해온 그 역시 그러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었다. 미국의 알앤비 음악과 비교했을 때 정형에서는 벗어나 있으면서도 충분히 대중적인 색채를 담고 있었다. 결혼과 이혼 등 여러 사생활이 알려질 정도로 주목도 많이 받았던 씰이지만, 그는 인기 연예인이라기보다는 음악가라는 표현이 더 맞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음악을 해왔다. 갈란트(Gallant)와 함께 부른 ‘Weight In Gold’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그는 보컬리스트 그 자체로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다.




그런 그가 스탠더드곡을 부른 [Standards]를 발표했다. 씰은 이 앨범을 발표하며 이번 시도가 전혀 뜬금없는 기획으로 시작된 앨범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도도 아니며, 그의 프로젝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는 어린 시절 프랭크 시나트라를 비롯해 스탠더드곡을 불렀던 음악가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 당시 음악을 즐겨 들었다고 한다. 디럭스 에디션에는 앨범 발표 시기를 겨냥한, 겨울에 어울리는 ‘Let It Snow, Let It Snow, Let It Snow’와 같은 곡이 있기도 하지만, 수록곡 대부분은 ‘I Put A Spell On You’, ‘My Funny Valentine’ 등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이 부른 스탠더드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탠더드곡들은 음악가의 특징이나 색채를 파악하기 좋은 지표이기도 하다. 씰은 편곡에서는 비교적 무난한 짜임새를 보이나 보컬에서만큼은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남기며 자신이 다른 음악가와 어떻게 다른지 직관적으로 들려준다. 자칫 아쉬울 수 있는 평범한 모양새의 편곡이 많은 편이지만, 씰은 이러한 부분을 자신의 개성적인 목소리로 모두 소화해낸다.


원곡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선에서 자신의 역량을 뽐낸다. 그것이 부담스럽거나 과하다는 인상이 들지 않는다. 자신만의 해석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절반 정도는 성공한 셈이다. 씰은 무리하게 창법을 바꾸거나 불필요한 요소를 꺼내 들지도 않는다. 그것이 오히려 앨범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어떻게 해도 숨겨지지 않을 자신의 음색은 의외로 스탠더드곡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 평소 씰의 음색, 씰의 음악을 좋아해 왔던 팬이라면 이번 앨범을 통해 재즈의 매력을 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로써 씰의 다음 행보는 더욱 종잡기 어려워졌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선물을 하나 남겼다.




★★★




박준우 | 음악평론가

프리랜서로서 <힙합엘이>라는 온라인 매거진을 운영하고

여러 매체에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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