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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아니스트 베니 그린  
제목 [인터뷰] 피아니스트 베니 그린   2017-11-03


정통 재즈의 가장 확실한 계승자

피아니스트 베니 그린


‘스윙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It Don't Mean A Thing (If It Ain't Got That Swing)는 제목의 스탠더드곡이 있을 정도로 스윙은 재즈의 핵심 요소였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스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작아졌다. 점점 더 척박해지는 상황에서도 스윙과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하드밥 밴드인 재즈 메신저스는 리더 아트 블레이키가 사망한 1990년까지 그 전통을 고수했다. 그 황혼기에는 베니 그린이라는 젊은 피아니스트가 포함되어 있었다. 아트 블레이키를 비롯해 론 카터, 프레디 허버드, 베니 카터 등의 모던 재즈 영웅들의 밴드에서 성장한 베니 그린은 정통 재즈를 가장 완벽하게 계승한 인물이다.




반갑습니다. 한국에는 여러 차례 방문하셨던 거로 알고 있어요, '백 개의 황금손가락'과 디지 길레스피 올스타 밴드로 한국을 방문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 번 정도 한국에서 공연한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무척 친절하고 상냥했으며, 제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줬어요.




음악을 처음 접한 게 7살 때였다고 했나요.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했다고 들었습니다. 재즈로 전향한 것은 테너 색소포니스트였던 아버지의 영향이었나요.


제 재즈 인생에 절대적인 기반이 되었고, 음악을 시작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아버지가 맞습니다. 사실,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되는 데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단지 피아노 입문을 위한 레슨이었을 뿐이었죠.




결국에는 재즈를 택하게 됐죠. 어떤 앨범을 듣고 재즈에서 매력을 느꼈나요.


처음 들은 재즈 앨범은 델로니어스 몽크의 [Monk’s Dream]과 찰리 파커, 마일즈 데이비스, 듀크 조던, 맥스 로치가 참여한 다이얼 레이블의 앨범들이었습니다. ‘Scrapple From The Apple’과 ‘Dewey Square’를 듣고 재즈에 푹 빠지고 말았죠.




그리고 나선 재즈를 익히신 건가요.


칼 앤드류(Carl Andrews), 딕 위팅튼(Dick Whittington), 빌 벨(Bill Bell), 스미스 돕슨(Smith Dobson), 에드 켈리(Ed Kelly) 등 당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들로부터 레슨을 받긴 했습니다. 가장 주요했던 건 위대한 재즈 앨범을 들으며 따라 연주하며 연습한 것이었어요.




10대 시절부터 요시스 재즈클럽(Yoshi’s Jazz Club)에서 연주를 했다고 들었어요. 처음 연주했을 때 몇 살이었는지,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나요.


17살 때 요시스에서 첫 트리오를 이끌고 공연을 했습니다. 물론 무척 기뻤습니다. 하지만 당시 전 재즈 뮤지션이 되는 것에 대해서 무척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어요. 공연을 기획하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 두 멤버들에게 지시하고, 멘트하는 것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버클리 고등학교를 마치고 뉴욕으로 옮긴 걸로 알고 있는데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나요.


뉴욕의 재즈 뮤지션이 되기 위해 1982년 뉴욕으로 옮겼습니다. 당시 전 아주 분명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트 블레이키의 초대를 받아 그의 밴드, 아트 블레이키 앤 더 재즈 메신저스의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뉴욕에서 그 꿈을 이루는 데 5년이 걸렸습니다만, 뉴욕에 오기 전부터 항상 그 순간만을 꿈꿨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죠.




보컬리스트 베티 카터와는 4년간(1983-1987) 활동했습니다. 베티 카터와의 만남이 어떻게 성사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으로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연주를 하게 된 팀이 베티 카터 밴드였습니다. 롱아일랜드에서 보컬리스트와 함께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베티 카터가 친구들과 함께 들어와서 공연을 관람했죠. 그리고 제 연락처를 물어봤습니다. 다음날 그녀의 매니저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베티 카터 밴드 오디션을 보겠냐고 물어보더군요. 오디션이 끝나고 베티가 “좋아. 난 마음에 드는데 내 밴드에 들어오고 싶니?”라고 묻더라고요.




이후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아트 블레이키 앤 더 재즈 메신저스에서 활동했죠. 말씀하신 것처럼 이 밴드에서 연주하는 게 꿈이었다고 들었어요. 실제로 어떻게 만났고, 합류할 수 있었는지요.


오래 전 문을 닫은 뉴욕의 재즈클럽인 재즈 포럼에서 쟈니 오닐(Johnny O’Neal)이 아트 블레이키를 소개해줬습니다. 재즈 메신저스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너무 많습니다. 지면 인터뷰에서 몇 줄만으로 아트 블레이키와의 연주가 얼마나 황홀했는지 설명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마스터클래스 시간에 더 자세하게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프레디 허버드, 레이 브라운 밴드에서 연주를 했습니다. 특히 레이 브라운 트리오로 오랫동안 활동하였고 그의 사망 이후 여러 헌정 공연에 참가하기도 했죠. 리더로서 베이시스트로서 그는 어떤 뮤지션이었나요.


레이 브라운은 제게 음악의 ‘아버지’로 매우 친절하고 인내심이 많으며 너그러운 분이셨습니다. 베이스를 연주할 때마다 항상 열정적이었고 한 번도 싫증을 내신 적이 없습니다. 평생을 재즈와의 사랑에 빠진 연주자셨죠.




80년대 말 크리스크로스 레이블에서 발매한 두 장의 앨범 이후, 1990년 리니지 레이블를 시작으로 여러 앨범을 발표하셨어요. 자신의 앨범을 발표하면서 거장의 사이드맨이 아닌 자신의 앨범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점이 있었나요.


솔직히 말해 초창기 앨범들을 발매할 당시 인생을 이야기하기에 너무 어려 제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조차도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제 음악이 더욱더 소중해지고, 위대한 재즈 리더이자 제 멘토들이 세상을 떠나고, 스윙과 블루스가 없는 음악들에 재즈란 단어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요즘의 상황을 보며 전 앨범을 통해 재즈의 기쁨과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1991년 앨범 [Greens]를 통해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칼 알렌으로 구성된 베니 그린 트리오가 데뷔했죠.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와 칼 알렌은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요.


바비 왓슨(Bobby Watson)이 1982년 연주 때 칼 알렌을 소개해줬고 1989년에 그가 또 크리스찬 맥브라이드를 소개해줬습니다.




이후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러셀 말론과 함께 드럼 없는 트리오로 주로 활동하였는데 의도적으로 편성을 바꾼 것인가요.


러셀 말론과 연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는 완벽함 박자감과 놀라운 음악성을 지니고 있죠. 대가인 동시에 제 음악 형제라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드럼이 없는 사운드를 만들어 보자고 해서 편성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과 연주하는데, 알고 보니 그가 기타리스트였던 거죠.




러셀 말론과의 듀오 앨범 [Bluebird]를 발표한 이후 피터 워싱턴, 케니 워싱턴과 함께한 앨범 [Source]를 발표하기까지 7년간의 공백이 있었어요.


40대에 들어서자 지난 20년간 뉴욕에서 제게 일어났던 모든 일들로부터 피곤함을 느꼈어요.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살면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거대 도시 뉴욕을 벗어나 숲속에 위치한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이사했습니다.




2013년 앨범 [Magic Beans]와 2015년 앨범 [Live In Santa Cruz]의 수록곡을 보면 모두 그린 씨의 자작곡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동안 꾸준히 준비했던 곡들을 발표한 것인가요.


[Magic Beans]에는 모두 새롭게 작곡한 곡들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Live In Santa Cruz]와 공연 때는 지난 25년간 연주해왔던 곡들뿐만 아니라 신곡들도 함께 연주했습니다.




얼마 전 발표한 [Happiness! Live At Kuumbwa]까지 2010년 이후 발표한 모든 앨범은 피아노-베이스-드럼 편성의 트리오 앨범입니다. 준비 중인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는지요.


현재로서는 피아노-베이스-드럼의 트리오 구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근래 들어서 많은 거장이 돌아가셨습니다. 오스카 피터슨의 경우 그의 헌정 앨범에 참가하였고 얼마 전 레이 브라운 헌정 공연에도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50, 60대 연주자 중에 그린 씨처럼 거장들과 많이 연주한 뮤지션은 없을 듯합니다. 여러 거장들과 함께 연주하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거장들과 함께 연주할 기회가 거의 없는 젊은 연주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재즈 거장들로부터 배운 중요한 수업은 ‘스윙해라, 항상 스윙해라’(Swing, Always Swing)입니다. 멘토들은 제게 가르치고 보여주었습니다. 재즈는 승리의 음악이며,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진정으로 정통 재즈의 언어와 유산을 배우려는 젊은 연주자들에게 위대한 재즈 앨범들을 꼭 들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모든 재즈 뮤지션들은 재즈의 감정을 흡수하기 위해 위대한 앨범들과 함께 연주해보시기 바랍니다. 재즈의 기본은 스윙과 블루스라고 멘토들이 가르쳐주셨습니다




여전히 정통 재즈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 '재즈 메신저스'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진정한 재즈를 보여주라고 가르침을 받았고 이를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진정으로 재즈를 사랑했던 제 멘토이자 선생님이자 동료들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연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 음악을 사랑해주는 현재의 관객들뿐만 아니라 과거의 거장들에게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곧 만날 한국의 팬들을 위한 한마디 부탁합니다.


제 밴드와 함께 한국에서 마침내 공연을 하게 되어 무척 흥분됩니다. 지난 방문 때 한국에서 만났던 모든 팬들 그리고 제게 메일을 보내 한국에서도 항상 제 음악을 듣고 있음을 알려준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곧 한국에서 만나요.  




김충남 | 공연기획자

공연기획사 플러스히치(PlusHitch) 대표.

그렇다. 재즈만 공연한다.





베니 그린 트리오 내한공연 2018
2018년 8월 5일 (일) 오후 7시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R석 90,000원 / S석 70,000원 / A석 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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