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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게리 피콕 트리오 [Tangents]  
제목 [앨범 리뷰] 게리 피콕 트리오 [Tangents]   2017-10-21


게리 피콕 트리오 [Tangents]


자유즉흥연주를 바탕으로 한 이상적인 트리오 연주


키스 자렛이 스탠더드 트리오부터 자유로운 즉흥 솔로 연주, 클래식 연주 등 다양한 방향으로 능력을 발휘 했듯이 스탠더드 트리오의 베이시스트 게리 피콕 또한 키스 자렛 트리오의 멤버로만 생각하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폭 넓은 활동을 해왔다. (이것은 스탠더드 트리오의 드러머 잭 디조넷에게도 해당한다.) 그는 전통적인 트리오 편성에서 스탠더드곡을 연주하는 것을 넘어 자유로운 즉흥연주에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왔으며 수는 많지 않지만 작곡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왔다. 다만 워낙 스탠더드 트리오가 재즈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큼 뛰어나고 유명했기에 그것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2014년 스탠더드 트리오가 공식적으로 해체된 이후 그의 폭 넓은 음악적 역량이 드러나고 있다. 피아니스트 마크 코플랜드와의 트리오 연주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이 트리오는 스탠더드 트리오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스탠더드 트리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0년 이상 지속된 트리오다. 다만 드러머가 빌 캐로더스, 폴 모션 등 자주 바뀌었을 뿐이다.


조이 배런이 합류하면서 트리오는 지난 2015년 ECM에서 앨범 [Now This]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앨범은 세 연주자가 모두 리더라 해도 좋을 만큼 균형미가 좋았었다. 한편으론 이 베이시스트가 리더라는 인상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이를 생각했을까? 2년이 지난 후 발매된 이번 앨범은 전작보다 연주적인 측면에서도 리더로서 게리 피콕의 모습이 보다 확연히 드러난다. 이상적이다 할 만큼 깔끔하고 한계가 명확한 베이스 소리를 들려주는 첫 곡 ‘Contact’부터 이를 느낄 수 있다. 이 곡에서 게리 피콕은 솔로 인트로 연주부터 멜로디까지 다른 두 연주자를 이끈다. ‘Tempei Tempo’, ‘Rumblin’’, ‘Tangents’, ‘In And Out’에서도 이어진다. 여기서 그는 탄력 넘치는 베이스 연주로 자신이 이 앨범의 리더임을 증명한다.


물론 피아노라는 악기의 성격상 마크 코플랜드의 연주가 전면에 나설 때도 있다. 하지만 이때에도 게리 피콕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렇다고 모든 곡에서 리더로서 자신의 모습을 부각시킨 것은 아니다. 지난 앨범에서처럼, 그리고 키스 자렛 트리오와는 또 다른 차원으로 이상적인 삼각형을 그려낸 곡도 있다. ‘Empty Forest’ 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이 곡은 세 연주자의 자유즉흥연주로 이루어졌다. 서로 조심스레 상대의 연주에 반응하여 하나의 지향점을 향하는데 그것이 즉흥적이면서도 어지럽지 않다. 배려를 통한 균형미가 돋보인다. ‘Cauldron’, ‘Tangents’ 등도 마찬가지다.




앨범에는 게리 피콕을 비롯한 세 연주자의 자작곡 외에 두 곡의 스탠더드곡이 수록되었다. 알렉스 노스의 ‘Spartacus’와 마일스 데이비스—혹은 빌 에반스—의 ‘Blue In Green’을 연주했는데, 다른 곡들에 비해 멜로디가 중심이 된 시적인 서정성이 매우 아름답게 드러난다. 그 가운데 정적인 면은 키스 자렛의 트리오와 확연히 구분되는 아름다움이다. 키스 자렛의 트리오가 직선적인 운동을 했다면 이 트리오는 매우 정적이다. 호수의 한 지점에 계속 동그라미가 일듯이 역동적인 듯하면서 하나의 그림 같은 인상을 끝까지 지속시킨다. (‘Rumblin’’은 예외다. 이 곡은 키스 자렛 트리오가 스탠더드곡을 연주하지 않을 때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앨범 전체가 특별한 아름다움을 빛내지만 그래도 앨범에서 숨 막히게 매혹적인 부분은 ‘Cauldron’-‘Spartacus’-‘Empty Forest’-‘Blue In Green’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자작곡이 만들어 낸 긴장을 스탠더드곡이 스스르 풀어가고 그것을 다시 자작곡이 조이고 이어 스탠더드곡이 풀어가는 구성인데 그 긴장과 이완의 대조적 진행이 정말 아름답다.


한편 이 앨범을 들으며 한 가지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게리 피콕이 우리 나이로 83세라는 것이다. 앨범의 음악은 노장의 느낌이 그리 나지 않는다. 완벽한 연주에서 느껴질지는 모르지만 음악의 전체적인 질감은 실제보다 훨씬 젊다. 그만큼 새로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는 뜻이리라.


키스 자렛 트리오가 해체되었다고 했을 때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나 또한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을 들으니 그런 마음이 사라진다. 다른 차원의 특별한 음악이 앨범마다 이어지리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




최규용 | 재즈 칼럼니스트

라디오 키스 재즈 담당 PD이다.

저서로는 <재즈>와 <재즈와 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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