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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스 마스터즈] 트럼페터 브리아 스콘버그  
제목 [브라스 마스터즈] 트럼페터 브리아 스콘버그   2017-08-18


재즈와 사랑을 꽃피우다

브리아 스콘버그


루이 암스트롱은 재즈를 통해 많은 부를 축적한 인물로 손꼽힌다. 그만큼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티스트라는 이야기다. 특유의 익살스러운 트럼펫 연주와 편안한 노래 그리고 스캣은 재즈 문화의 발상이 되었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이 지나고도 많은 이들이 그가 남긴 방식으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금관악기를 가르칠 때 특히 많이들 언급하는 것이 '노래하듯이’일 것이다. 노래를 할 때 호흡량과 입안의 공간 등이 금관악기를 연주할 때의 몸의 변화와 얼추 비슷하기 때문이다. 연주도 물론 노래하듯이 연주하는 것이 듣기에는 훨씬 덜 어색하다랄까? 그렇게 트럼펫과 노래는 비슷한 부분이 많듯이 마치 자석처럼 서로 끌리는 구석이 있나 보다.


여덟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트럼페터 겸 보컬리스트인 브리아 스콘버그(Bria Skonberg)다. 재즈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녀는 아름다운 미모만큼이나 훌륭한 트럼펫 연주와 상큼하고 발랄한 음악 스타일로 현재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영 라이언이다.




재즈와 사랑에 빠진 소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위치한 칠리웍(Chiliwack)의 시골 마을에서 출생한 브리아는 10세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비슷한 시기에 젊은 시절 트럼펫을 연주했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트럼펫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16세가 될 무렵 참여했던 뮤지컬에서 우연히 얻은 배역이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는 첫 번째 기회가 되었다.


브리아는 트럼펫을 보다 심도 있게 공부하기 위해 무작정 밴쿠버로 이주하여 고교 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곳에서 재즈 밴드와 재즈 합창단, 클래식 교향악단, 딕시랜드 밴드, 스카 밴드 등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루이 암스트롱의 음악을 동경해온 탓인지 트럼펫과 노래. 두 포지션을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넘나들게 되었고, 우연찮은 기회로 이웃 마을의 빅밴드와의 협연하게 된다. 브리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동안 연마해온 노래와 트럼펫을 멋지게 선보였다. 그녀에게 노래와 트럼펫은 곧 자신감이 되어주었고, 이 두 가지의 연결고리는 이때부터 존재했다.


국내 재즈 교육에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지만 해외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재즈 교육 캠프가 진행되는데, 브리아는 현재는 종료된 맘모스 레이크 재즈 캠프(The Mammoth Lakes Jazz Camp)에 참가하게 되면서 재즈와 사랑에 빠졌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현재 뉴욕 핫 재즈 캠프(New York Hot Jazz Camp)를 설립하고, 교육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그녀의 인생에 소중한 발단이 되기도 했다. 그리하여 브리아는 캐필라노 대학교에 진학하여 재즈 트럼펫 퍼포먼스 학위를 취득하면서 본격적인 연주자 활동에 들어섰다.




루이 암스트롱의 발자취를 따라


딕시랜드 또는 뉴올리언스, 트레디셔널 재즈와 통합되어 사용되는 핫 재즈는 그녀의 음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스타일이다. 루이 암스트롱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이 음악이 가진 강력한 힘을 몸소 체험해온 브리아는 자신의 음악에 가지각색의 핫 재즈를 담아냈다. 트럼펫은 멜로디를 연주하고, 클라리넷은 여백을 채워나가고, 트롬본은 저음으로 감싸주는. 이러한 핫 재즈의 특징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꿰고 있었던 그녀는 클라리넷 연주자 클레어 맥케나(Claire McKenna)와 함께 핫 재즈 밴드 마이티 아프로디테 재즈 밴드(Mighty Aphrodite Jazz Band)를 결성하게 된다. 이 밴드는 오로지 여성으로 이루어진 데다 연주력까지 겸비해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캐나다 근교의 여러 나라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냈다. 그리고 지역에서의 활동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던 그녀는 밴쿠버 스윙의 제왕 달 리처드(Dal Richards)의 빅밴드와 더불어 아마추어 브라스 밴드 등, 여러 단체에 속해 트럼페터로서 또는 보컬리스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나갔다.


곧이어 브리아는 자신만의 음악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기를 원했다. 2009년도에 발매된 브리아의 첫 데뷔작 [Fresh]는 콤보밴드에서 빅밴드, 블루스를 시작으로 라틴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며 넘치는 역량을 발휘했다. 그리고 첫 작품부터 음악적 욕심보다는 대중들을 향한 배려가 우선시 된 점이 눈에 띄었다. 물론 완성도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광고음악으로 사용되어 잘 알려진 카디건스의 90년대 대표곡 'Lovefool'은 빅밴드 사운드로 새롭게 풀어냈고, 냇 킹 콜의 'L-O-V-E' 등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스탠더드곡들을 열창했다. 그리고 음의 끝에 치우쳐진 트럼펫의 비브라토는 루이 암스트롱을 연상시키며 듣는 재미를 한층 더 올려주었다. 많은 이들의 호감을 얻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여러 유명 팝 가수들과의 협연과 2010년도에 열린 밴쿠버 패럴림픽(세계 장애인 올림픽) 개막식 퍼포먼스 무대에 오르는 등. 그녀의 인기는 캐나다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뉴욕에서의 새로운 삶


사실 브리아가 갑자기 등장한 영 라이언이라고 소개하기에는 다소 어색한 부분이 많다. 예를 들자면 그레고리 포터가 국내 팬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3개의 앨범을 지나쳐왔듯이 브리아도 마찬가지로 앞서 발매한 정규작이 무려 4개나 있을 정도로 이 바닥에서는 나름 유명인사다. 그녀는 2010년도에 뉴욕으로 이주를 하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뉴욕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녀에게는 매우 신나는 것이었다. 핫 재즈의 대가 우디 앨런과 윈튼 마살리스, 와이클리프 고든 등과 같은 아티스트들과의 만남은 그녀가 뉴욕에 있어야 할 이유를 분명하게 했다. 어느 날 미국의 유명 트럼페터 워렌 바쉬는 브리아에게 자신과 함께 공부할 것을 권유했고, 그렇게 그는 브리아의 스승이 되어주었다. 브리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쏟았던 그는 깜짝 생일 선물로 자신의 트럼펫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녀가 현재 사용하는 악기가 바로 워렌 바쉬의 선물이다.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 존 피자렐리와의 만남은 그녀가 뉴욕에서 새롭게 던지는 출사표를 화려하게 장식해준 장본인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주도인 빅토리아에서 그와 그의 아버지인 기타리스트 버키 피자렐리는 우연히 보게 된 브리아의 노래와 트럼펫 연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인연은 2012년도 브리아의 2집 앨범 [So Is The Day]로 연결된다. 본 앨범에서 브리아는 블루스, 스탠더드곡을 정성스레 담아냈고, 존 피자렐리는 'I Wish I Hadn't Forgotten'의 피처링으로 참여하여 감칠맛 나는 스윙을 만드는 데 일조하였다. 필자는 존 피자렐리의 기타와 브리아의 트럼펫 유니즌을 들으면 들을수록 흐뭇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2014년도에 발매된 [Into Your Own]은 그녀의 자작곡과 더불어 그녀의 기발한 편곡이 돋보인다. 특히 'Three Little Words/Sir Duke'는 드럼의 세컨드 라인 리듬을 바탕으로 스탠더드곡인 'Three Little Words'를 연주한다. 인트로와 드럼 솔로가 부각되는 구간에서 스티비 원더의 'Sir Duke'의 유니즌 멜로디가 사용되어 경쾌함을 더했다.


지난해에 발매된 [Bria]는 세계적인 프로듀서 맷 피어슨의 합류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어쿠스틱한 맛이 더욱 살아나 재즈가 가진 본연의 풍미를 느끼게 한다. 'Que Sera Ser'’와 'I Was A Little Lonely (And You Were A Little Too Late)' 등 차분하고 정돈된 스타일의 음악들로 고급스러운 보컬&트럼펫 재즈 앨범을 선보이게 되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국제 시상식 '주노 뮤직 어워즈 2017'에서 브리아는 본 앨범으로 '올해의 보컬 재즈 앨범 부문'의 수상자가 되는 쾌거를 이룬다.




올해는 브리아의 신보 [With A Twist]가 국내의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것을 보니 부쩍 커진 그녀의 인기가 몸소 실감이 된다. 루이 암스트롱을 동경하던 한 소녀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재즈스타가 되기까지 수많은 공정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브리아는 이 모든 것을 이겨내며 잘 성장해주었다. 그녀에게서 나타나는 루이 암스트롱의 흔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녀의 성공은 이미 예견되어 있던 것은 아닐까?


그녀는 현재 뉴욕 핫 재즈 캠프 등에서 교육 등 이론과 실전에 부합한 최상의 교육방식을 전달하고, 자매품(?)으로 뉴욕 핫 재즈 페스티벌을 공동 설립하여 핫 재즈의 무한매력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브라스 마스터즈에서는 여성 연주자를 소개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칙칙했던 이 코너에서 피어나는 화사함은 나만 느끼고 있는가.  




최수진 | 트롬보니스트

트롬보니스트와 작편곡가, 재즈 칼럼니스트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종합 예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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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랑에 빠진 트럼페터의 노래, 브리아 스콘버그 보기
[브라스 마스터즈] 재즈와 사랑을 꽃피우다, 브리아 스콘버그 보기
[앨범 리뷰] 브리아 스콘버그 [With A Twist]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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