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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규 [Straight, No Chaser]
제목 황호규 [Straight, No Chaser] 2017-08-18


황호규 [Straight, No Chaser]


이미 완성형, 하지만 보다 넓어지고 깊어질 T자형 뮤지션의 탄생


우선 앨범의 디자인이 마음을 잡아끈다. 소용돌이를 닮은 추상형의 구조물 뒤에서 진지하게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황호규의 흑백사진. 샤프하고 단정한 영문 서체로 쓴 타이틀. 그리고 화려한 디지팩의 형식 대신 검은색 플레이트의 쥬얼케이스를 고집하고 있는 CD는 의외로 현대적인 미니멀리즘과 젠(Zen)을 연상시키지만 한편으로는 짙은 담배 연기가 손에 묻어나올 것만 같은 50, 60년대 재즈의 감성도 중의적으로 환기시킨다.


그렇다. 황호규의 음악은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하드밥의 전통 위에서 출발한다. 버클리 음대와 몽크 재즈학교에서 허비 행콕, 존 스코필드 등의 거장들을 사사한 우수생이며, 디디 브리지워터와 테리 린 캐링턴 밴드에서 연주한 엘리트 연주인, 그리고 수년 전부터 국내 연주자들은 물론 해외 연주자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협업 제안을 받고 있는 슈퍼탤런트이다. 몽크 재즈학교 졸업 후 6년, 이제야 첫 앨범을 내놓게 되었다. 데뷔 앨범 [Straight, No Chaser]는 그가 학창시절로부터 지금까지 이르는 노력과 역사의 산물이다.


이 작품은 네 개의 자작곡이 앞쪽에 배치되어 있고, 네 개의 스탠더드곡이 뒤에 배치되어 있다. 개인적인 소회와 경험을 담은, 그러면서도 정통의 어법과 밀도 있는 구성을 포기하고 있지 않은 자작곡을 지나, 타이틀곡이자 델로니어스 몽크에 대한 오마주인 'Straight, No Chaser'를 비롯,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Four In One', 'Giant Steps', 'Will You Still Be Mine'을 낯설고 독창적인 시선으로 편곡해내고 있다. (레코딩과 작/편곡에 얽힌 보다 자세한 에피소드는 본지 7월호에 실린 인터뷰 내용을 참조하기 바란다.)


이를 위해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법한 멤버들이 자리를 빛내고 있다. 데이브 키코스키(피아노), 제프 테인 와츠(드럼), 아담 로저스(기타) 등 그가 학창 시절과 밴드 연주를 통해 친분을 쌓았고 진가를 인정해 준 연주인들이 기꺼이 그의 쿼텟의 일원이 되어 주었다. 흔히 신인의 데뷔작에 참여한 중견 연주자들이 그저 구색을 갖추는 수준에서 끝낸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번만큼은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공력과 에너지가 최대치로 전달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복고적인 레코딩의 느낌을 주기 위해 부스에 들어가 개인별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들이 한 장소에서 동시에 연주를 하는 일종의 스튜디오 라이브를 거치며 획득한 경쟁의식과 현장감이 한몫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해서 잉태된 연주는 하나같이 흠잡을 데 없는 명연이다. 누가 감히 이미 완성형인 황호규와 최선을 다한 데이브 키코스키의 연주를 비판할 수 있을까. 나 역시 그럴 자신은 없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그들이 구사하는 뜨거운 열기를 60분 내내 감내하기는 쉽지 않다. 그 언어들을 단단히 붙들어 매는 논리도 말이다. 일례로 끊임없이 박자가 변하는 마지막 곡 'Will You Still Be Mine'은 연주자가 연주하기도 어렵겠지만 듣는 사람들 역시 숨이 가쁜 것이 사실이다. 때론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스윙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할 텐데, 시종일관 밀어붙이는 경향이 없지 않다. 마치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이들을 배우고 싶은 연주인이라면 여러 번 곱씹으며 반복 청취하겠지만 일반 청자들에게는 다소 버거운 부분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역시 평범한 연주인이 아닌 슈퍼 탤런트 황호규이기에 지워주고 싶은 기대와 부담이라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황호규는 아직 구도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길 갈망하고 있다. 그가 가질 위대한 여정의 끝이 어디인지 쉽게 가늠할 수 없다. 여전히 구도자의 위치에서 넓어지고 깊어질 T자형의 잠재력 있는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의 첫 출발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




허재훈 | 재즈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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