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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석철 트리오  
제목 [인터뷰] 윤석철 트리오   2016-08-15


장르의 경계가 없는 세 남자

윤석철 트리오


현재 대중음악씬에서 가장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재즈 뮤지션을 꼽으라면, 두말 할 것도 없이 윤석철 트리오를 꼽을 것이다. 힙합/알앤비씬에서 핫한 협연자로 떠오른 뒤, 대중음악씬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원동력에는 장르에 선을 긋지 않는 자유로움이 자리하는 듯하다. 최근에 발표한 새 앨범 [자유리듬]도 그러한 흐름을 따르고 있다. 핫한 세 남자 윤석철(피아노), 정상이(베이스), 김영진(드럼)을 만났다.


인터뷰 | 류희성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윤석철 씨께서 술과 커피를 끊으셨다고 들었어요. 오늘도 커피를 안 드시네요.


윤: 지금은 많이 괜찮아진 편인데, 실은 아토피가 많이 심했어요. 술과 커피를 끊은 게 6개월 정도 되었어요. 커피는 피부가 더 좋아지면 다시 조금씩 마시려고요.




건강 때문에 생각도 늘 좋은 것만 하시려고 하신다고요.


윤: 어, 어떻게 알았지? 일과 작업이 워낙 많다 보니까 힘이 들잖아요. 그래서 술을 마시면, 저는 정신을 잃을 때까지 마셔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까지 마시는, 그런 스타일이어서요. 안 되겠다고 싶었어요.




밴드 멤버들 나이가 비슷하잖아요. 밴드 내에서도 서열 같은 게 있나요?


윤: 서열은 역시 나이순이죠. (웃음) 저와 영진이가 동갑이고요, 상이 형이 두 살 더 많아요.




그럼 정상이 씨가 서열 1위...


정: 아니에요. (전원 웃음)


김: 저희는 석철이가 하자는 대로 다 해요. 여기서 석철이가 서열 1위죠. 곡도 다 써오고요.


윤: 저는 영진이가 곡을 썼으면 좋겠어요. 얘는 음악 생활을 하면서 곡을 써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브라이언 블레이드처럼 하면 멋있을 텐데.


김: 학생 때 학교 과제로 써본 게 다예요.




여기서 정상이 씨 혼자서 기혼자시잖아요. 두 분과는 달리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한다거나 그런 게 있나요?


정: 저는 집에 일찍 들어가지 않아도 돼요. 와이프(드러머 이소월)도 뮤지션이어서요. 그런 거에 크게 구속받지 않습니다. 원래 여자 친구들이 더 구속하고 그러잖아요. (웃음) 저는 괜찮아요.




미혼자 두 분과 함께 작업하는 건 어떤가요?


정: 아, 저도 철이 덜 들어서요. (웃음) 그런 특별한 건 없네요. 저도 철이 들어야겠어요.




세 분은 술도 안 하시는데, 평소에 세 분이서 만나면 뭘 하시나요?


윤: 술 마실 때는 술 마셨는데, 지금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피파를 많이 해요.




윤석철 씨께서 최근에 영화 [싱 스트리트]를 보고 감명을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윤: 처음 음악할 때 많이 생각이 났어요. 처음에 밴드를 만들고 했던 기억이에요. 중, 고등학교 때 계속 록 밴드 같은 걸 했었어요. 레드 핫 칠리 페퍼스 같은 밴드 음악을 연주하고요.



그때 자작곡을 하지 않으셔서 아쉬웠다고요.


윤: 네, 맞아요. 그 당시엔 자작을 할 생각을 전혀 안 했어요. 그런 생각을 안 했다는 걸, 자기 자신을 표출할 생각 자체가 없다는 의미거든요.




최근에 SNS에 올리신 동영상을 봤는데요. ‘재즈계의 GD’라는 문구가 나오더라고요. 이게 뭔가요?


윤: 그건, 힙합이나 가요 쪽 사람들과 작업하면서 생긴 거예요. 쟤는 재즈 연주잔데 팬들도 있고 하니까, 사람들이 ‘너 재즈계의 GD 아냐?’라는 식으로 놀린 거예요. 그 영상을 만드신 PD님이 저와 친하셔서 그렇게 하셨더라고요.




직접 만드신 게 아니군요.


윤: 네? 그걸 제가 어떻게 만들어요. 미친 것도 아니고요. (전원 웃음)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팬들도 많이 생기셨잖아요. 그럼 길거리에 다니시면 알아보는 분들도 계시나요?


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웃음)




작업하신 아티스트가 무드슐라, 피제이, 자이언티, PNSB 등이 있잖아요. 재즈씬 밖에서 활동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나요?


윤: 처음에는 큰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예전에 인터뷰를 하면 그런 차이들을 많이 이야기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재즈나 힙합이나 가요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지금은 장르가 다르다고 해도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무드슐라 씨라 작업하셨던 게 ‘Someday My Fxxxxx Will Come’라는 윤석철 트리오 곡을 가지고 한 거잖아요. 샘플링으로 작업한 건가요?


윤: 이게 되게 재미있어요. 그 테마를 저희 트리오가 조금 더 발전시켜서 녹음한 걸 가지고 작업한 거예요.




힙합쪽에선 무드슐라 씨와 작업한 게 처음이었나요?


윤: 자이언티와 [미러볼]이라는 앨범을 작업한 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쪽(힙합) 사람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합작 이야기가 오갔어요. 그러면서 무드슐라 형과 작업도 하게 됐죠. 피제이 형과 하면서 빈지노도 만나고요.




출처는 확실하지 않은데요. 자이언티 씨가 윤석철 씨를 존경한다고 말했다고 들었어요.


윤: 서로 존경하는 사이예요. 자이언티가 작업하는 걸 보면 다른 가수들과는 확실히 달라요. 즉흥적으로 흥얼거리면서 멜로디라인을 만들고, 그 위에 계속 쌓아서 뭘 만들어내요.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가사를 계속해서 써요. 자이언티의 가사가 특히 좋잖아요. 연습도 굉장히 많이 하고요. 그렇게 작업하는 걸 보면 연주자가 하지 않는 게 있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본받을 많은 게 있다고 늘 느끼죠.




TV에서 자이언티 씨를 보면 목을 꺾고 계시잖아요.


윤: 원래 그래요. 처음 만났을 때도 그런 자세로 “어, 형” 이러더라고요. (웃음)




최근에는 윤석철 트리오로 장혜진 선생님과 작업을 하셨네요.


윤: 당시에 장혜진 누나가 소편성으로 작업을 하고 싶어 하셨어요. 장혜진 누나의 공연기획사에서 일하시는 분이 저희를 잘 알았고, 그래서 저희에게 연락을 줬어요. 저희에게 ‘함께해보면 어떻겠냐’고 연락을 주셨는데, 실은 저희가 장혜진 누나를 잘 몰랐어요. 그래서 곡을 찾아봤는데, 그제야 장혜진 누나가 ‘키작은 하늘’을 부른 분이란 걸 알게 됐죠. 공연을 함께 했어요. 장혜진 누나의 예전 곡들을 편곡했는데, 몇 개는 정말 잘 나왔어요. 누나가 정말 잘해주시기도 했고, 공연도 즐거웠어요. 이걸 기념하자는 의미에서 공연에서 불렀던 곡들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신곡 하나를 추가해서 EP로 발표했죠.




앞으로 함께해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윤: 백예린 씨요. 요즘에 듣고 있는데 음악이 너무 좋아서 함께해보고 싶어요.


정: 저는 김예림 씨와 작업하고 싶어요. 음원이나 앨범 작업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서울재즈페스티벌 라인업이 공개됐을 때, 보통은 아티스트 이름으로 발표하잖아요. 그런데 윤석철 트리오는 ‘윤석철 트리오-자유리듬’이라고 나왔어요. 그래서 저는 이게 새로운 편성인 줄 알았어요.


윤: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더라고요. 당시 회사의 의견도 있었고, 저희도 그냥 ‘윤석철 트리오’로 기명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면 왠지 ‘여대 앞에 사는 남자’랑 ‘즐겁게, 음악.’를 다시 연주할 것 같잖아요. 당시가 새 앨범 [자유리듬]을 계획하고 있던 시기였기도 했고요. 앨범은 서울재즈페스티벌 일주일 전에 발표됐어요.




이번 앨범 [자유리듬]의 라이너노트에 보면 이번 앨범이 ‘생각의 관점을 넓혀줬다’고 하셨어요.


윤: 뉴욕이든 어디든, 기존에는 없는 포맷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걸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하다 보니, 신디사이저와 시퀀서를 플레이백하면서 연주하는 게 떠올랐어요. ‘Giant Steps’나 ‘고흐’ 같은 몇 트랙이 시퀀서를 재생하고 위에 연주했어요. 그런데 이게 AR을 틀어놓고 정해진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재생하면서도 그걸 변형하며 연주하는 방식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트렌디함도 만들고, 우리 밴드에도 새로운 층위를 만드는 건 어떨까, 했어요. [자유리듬]이지만 시퀀서에 갇힌다는 의미에서 보면 완전한 자유는 아니에요. 그런 역설적인 의미를 담아서 [자유리듬]이라는 제목을 붙였죠.




이번 앨범은 [즐겁게, 음악.]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또 달라요.


윤: 제가 만드는 곡은 대개 미니멀하고 대중적이고 멜로디컬한 것 같아요. 현재의 컨템포러리 재즈와는 다른 것 같아요. 대중 친화적이고, 곡도 짧아요. 인터플레이라든지 솔로 같은 재즈에서 요구되는 요소들을 강조하기보단 듣기 좋은 곡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그렇게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건 [즐겁게, 음악.] 때부터 해온 것과 같아요. 그리고 ‘렛슨중’이란 트랙이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에 하나씩 들어가서 이어지는 느낌도 있어서, 비슷하다고 느끼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한편으론 기존의 재즈팬들께는 재즈라고 인식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정: 사실, 재즈에선 즉흥연주가 굉장히 중요해요. 윤석철 트리오의 음악에서도 즉흥연주가 있고,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곡의 구조라든지 하나의 듣기 좋은 곡으로의 완성 같은 게 중시되었어요.




말씀하신 ‘렛슨중’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대본이 있나요?


윤: 아뇨. 컨셉만 짜놓고 바로 진행해요.




실제로 레슨은 어떻게 진행하나요? 그런 자유로운 분위기인가요?


윤: 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해요.


정: 저도 그래요. 저는 베이스를 하기 때문에 조금 다르긴 해요. 학생들이 알아서 잘 따라 와주기를 바라는데요. 그렇게 잘되지는 않죠. (웃음)




직관적이고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는 말씀이시죠. 그래서 재즈팬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윤석철 트리오의 음악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 윤석철 트리오의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나요?


윤: 이걸 재즈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들으면서 ‘좋다’고 느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9월에 공연이 잡혀 있으시죠.


윤: 9월 2일에 스트라디움에서 할 예정입니다. 가봤는데 공연장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 날엔 이번 앨범 수록곡들을 만날 수 있는 건가요?


윤: 아마도 그럴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씩은 컨셉이 다른 공연을 하려고 해요. 트리오로 할 수도, 더 큰 편성으로 할 수도 있고요. 트리오로 하게 되면 이번 앨범 컨셉으로 할 것 같아요. 예전에 발표했던 곡이나 커버곡도 조금씩 다시 하려고 구상을 하고 있어요. 다양한 것을 계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8월 달에 [자유리듬] 리믹스 앨범을 내려고 준비 중이에요.




여기에는 누가 참여하나요?


윤: 무드슐라, DJ소울스케이프와 제가 리믹스를 해보려고 해요. [자유리듬]에는 소스가 굉장히 많아서요, 그걸 형들 마음대로 활용해서 새롭게 해보라고 이야기했어요.




로버트 글래스퍼의 리믹스 앨범인 [Black Radio Recovered: The Remix EP] 같은 컨셉인 것 같네요.


윤: 아, 네. 약간 그런 형식이 될 것 같아요. 추가로 말씀 드리자면 ‘자유리듬’ 뮤직비디오가 나올 예정이에요. 그러니까 8월에는 공연, 뮤직비디오, 리믹스 앨범이 다 같이 나오게 될 거예요.




뮤직비디오에 세 분이 등장하시나요?


윤: 그건 아니에요. 비디오 아트처럼 음악에 맞는 그래픽이 등장하는 건데요, 조아형 씨가 맡아주셨어요. 구조적인 걸 굉장히 잘 다루셔요. 무드슐라 형의 ‘DNA Science’ 영상을 작업했고, 최근에는 빈지노와 작업한 거로 알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각자의 활동이 많으신데요, 각 멤버에게 ‘윤석철 트리오’란?


윤: ‘재즈란?’ 이런 질문 예상했는데. (웃음)


정: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윤: 팀? 그냥 별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웃음)


정: 재즈에는 여러 팀이 있잖아요. 팀으로 활동할 때는 세션으로 참여한다는 느낌이 강해요. 그런데 윤석철 트리오는 말 그대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팀이다라고 생각해요.


김: 저와 상이 형, 석철이는 굉장히 오래 알고지낸 사이예요. 석철이는 22살 때, 상이 형은 23살 정도에 만났어요. 그때부터 함께한 건 아니었지만, 가깝게 지냈죠. 당시엔 팀까진 아니었지만 프로젝트를 위해 만났던 사이여서 늘 편했어요. 저는 쿠마파크 같은 여러 팀을 병행해요. 그런데도 앞서 말한 그런 이유 때문에 윤석철 트리오는 더 편한 존재인 것 같아요.


윤: 저도 예전에 세션을 많이 했어요. 윤석철 트리오를 결성하면서 ‘제 것’에 집중하기 위해 많이 그만뒀어요. 도박이었어요. 왜냐하면 재즈 뮤지션은 팀을 많이 하는 게 수익이랑 직결되는 거라서요. 지금의 팀으로 활동하는 건 굉장히 즐거워요. 제가 깊이 신뢰하는 연주자들이고요. 그래서 30년이든 50년이든 지금 이 두 멤버와 함께하고 싶어요. 사실 저희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이제 4년인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류희성 | 월간 재즈피플 기자

여러 매체에서 음악과 관련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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