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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스테판 미쿠스 [Inland Sea]  
제목 [앨범 리뷰] 스테판 미쿠스 [Inland Sea]   2017-07-23


스테판 미쿠스 [Inland Sea]


호기심 많은, 부지런한 여행자의 노래


여행을 연상케 하는 음악이 있다. 재즈에서는 팻 메스니의 음악이 그렇다. 그의 영롱한 기타 톤과 낭만적인 곡이 전달하는 낯선 곳을 향한 동경의 이미지는 여행의 이미지와 떼려야 뗄 수 없다. 한편, 이와는 조금 다른 색채로 여행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뮤지션으로 다양한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스테판 미쿠스가 있다. 팻 메스니가 여행의 설렘을 가득 안고 떠나는 청년의 동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스테판 미쿠스는 여행지의 고유한 전통을 살펴보기를 즐기는 탐구하는 자의 정적인 느낌이 두드러진다. 스테판 미쿠스가 ECM에서 무려 22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자신의 작품 세계를 오랫동안 꾸준히 이끌어 오면서도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전혀 줄어들지 않은 그의 모습은 여전히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매번 새로운 악기를 연주했던 스테판이 이번에는 스웨덴의 전통악기인 니켈하르파를 들고 나왔다. 건반이 달린 바이올린 모양의 현악기인 니켈하르파는 이번 앨범의 멜로디를 담당하는 중심적인 악기다. 일반적으로 니켈하르파는 리드미컬한 음악에 자주 쓰이기 때문에 주로 짧은 활로 연주를 하지만 스테판은 음을 길게 지속하기 위해 긴 활을 사용했다. 처음으로 연주한다는 니켈하르파를 선이해 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주하는 모습에서 그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정적인 것에 대한 추구가 아닌 악기를 매개로 한 음악의 존재론적인 깊이를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가 느림과 세밀한 울림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리하여 개별 악기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곡을 탄생시키고자 했던 스테판의 의도가 완성된다.




니켈하르파 외에도 스테판이 가장 좋아하는 악기인 사쿠하치 플루트와 함께 주로 반주악기로 쓰이는 발란지콤은 독특한 질감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앨범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상적인 악기는 스테판의 목소리다. ‘Flor Del Sur’에서 자신이 창안한 언어로 읊조리듯 노래하고 ‘Virgen De La Mar’에서는 그가 연구해 온 조지아와 불가리아 방식의 폴리포니 가창을 들려준다. 스테판이 구사하는 노래의 뿌리는 민요에 두고 있는데 이는 아득한 옛날에 인간이 세계를 대하는 모습을 음악을 통해 엿볼 수 있게 한다. 막막한 자연 앞에서 인간 실존이 처하게 되는 그야말로 심오한 영적인 상태, 그 절절함이 민요와 같은 형식을 통해 나타나는 것을 스테판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았던 것 같다. 마지막 트랙 ‘Nuria’에서의 간절한 바람과 같은 노래까지, 스테판의 목소리는 자신의 음악이 지향하는 ‘Spiritual’한 특성을 가장 극대화하는 요소임이 틀림없다.


그의 음악을 들으니 실제 그의 음악 여행이 어떨까 생각하게 된다. 유유자적 혹은 심오한 모습이 아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꼼꼼하게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한 탐구의 결실로 음악의 깊이가 드러남을 이번 앨범에서도 증명했다.


★★★½




이상희 | 월간 재즈피플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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