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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베이시스트 황호규  
제목 [인터뷰] 베이시스트 황호규   2017-07-02


세계 재즈 무대를 뒤흔들 베이시스트

황호규

 

현재 한국 재즈 씬에서 가장 바쁜 연주자를 꼽으라면 황호규를 언급해야 할 것이다. 비단 국내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해외에서도 실력파 연주자로 인정받으며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간 아쉬웠던 건 뛰어난 실력과 경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리더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다는 점. 그러던 중 그가 첫 앨범 [Straight, No Chaser]을 발매했다. 제목에서 유추되는 지점은 있었지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를 만났다.



 

먼저 앨범 이전 이야기부터 해보죠. 재즈 공부를 조금 늦게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콘트라베이스는 조금 늦게 시작했죠.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일렉트릭 베이스를 연주하기 시작했어요. 교회 찬양팀 활동을 위해서요. 그러다가 록 음악이 좋아져서 친구들과 밴드 활동도 하면서 홍대 클럽 무대에 서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일렉트릭 베이스에서 콘트라베이스로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네. 일렉트릭 베이스를 연주하면서 배움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선생님을 찾았어요. 처음에는 친구 소개로 헤비메탈 기타를 연주하시는 분께 베이스를 배웠어요. 좀 이상하죠? 그래도 가르치는 것을 따라 했는데 그래도 제가 알고 싶은 부분이 충족이 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장응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선생님이 한번 콘트라베이스를 해보지 않겠냐 하셔서 그때부터 콘트라베이스를 하게 되었죠.



 

그렇다면 대학에서 정식으로 공부를 하신 것이 아니군요.


사실 고교 졸업 후에 대학에 가지 않고 바로 미국으로 음악 공부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게 잘 안 됐어요. 그래서 장응규 선생님이 재즈 아카데미로 오라고 하셔서 거기서 공부하다가 버클리 장학금을 받게 되어서 2002년에 떠나게 되었죠.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를 하고 다음에 몽크 인스티튜트에서 공부를 계속하셨어요. 몽크 음악원은 과정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몽크 인스티튜트는 미국의 여러 지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지역 대학의 후원을 받아서 그 지역의 고교생이나 대학 학부생을 선발해 음악 교육을 해요. 교육은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2주에 한 번씩 와서 일주일간 머물며 집중적으로 가르쳐요. 공연도 같이하고요. 그런 과정을 잘 마치면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수여하고 연계된 지역 대학에서 공부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데 그래서 저는 로욜라 음대에서 석사 학위를 땄어요.

 



몽크 인스티튜트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연주자 인원이 한정이 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네. 2년에 한번 악기별로 한 명씩만 선발하죠.

 



악기 별로 한 명이면 대단한 실력이 필요했을 것 같네요. 그러면 학생들에 경쟁은 덜했을 것 같아요. 나와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학생은 없으니까.


그렇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선생님들의 눈에 들기 위한 경쟁은 있었어요. 예를 들어 존 스코필드가 와서 1주일간 저희랑 합숙하며 가르치는데 이때 잘 보이려면 곡도 잘 써야 하잖아요.

 



앨범 소개를 보니 허비 행콕이 “그래 편곡은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허비 행콕과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몽크 인스티튜트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되었죠. 학교의 교장이시거든요. 학생 수는 6명이지만. (웃음) 저희 행사가 있을 때 같이하시고 수업도 하시고 그러면서 알게 되었죠.

 



그렇다면 허비 행콕이 황호규 씨에게 특별히 준 가르침이 있나요.


말로 가르쳐주신 것은 없어요. 연주를 같이하면서 느꼈죠.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허비 행콕 선생님과 함께한 공연이에요. 제가 무엇을 연주하던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대답을 해주셨거든요. 게다가 그 대답이 제 상상을 벗어날 정도로 대단했어요. 전혀 상상을 하지 못했던, 정말 말도 안 되는 새로운 대답이었죠. 거기서 아!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곤 했어요.



 

그렇다면 허비 행콕 외에 조 로바노, 할 크룩, 테리 린 캐링턴 같은 연주자들과의 인연도 몽크 인스티튜트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인가 보네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버클리에서 공부할 때도 알게 된 인연이 많죠. 테리 린 캐링턴의 경우를 말하면 2005년이었나? 버클리 시절에 교수로 오셨어요. 거기서 첫 앙상블 수업을 열었는데 거기 첫 제자가 제가 된 거죠. 그때 저를 좋아해 주셔서 테리 린 캐링턴 밴드의 멤버로 유럽 투어를 함께하기도 했죠. 이외에 데이브 더글라스, 조 로바노도 버클리에서 알게 되었어요.

 


 

이번 앨범 타이틀 [Straight, No Chaser]가 델로니어스 몽크의 곡 제목이거든요. 몽크 인스티튜트에서 공부했기에 몽크의 곡으로 정하게 되신 건가요.


실은 앨범 타이틀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결정을 했는데 제가 몽크 인스티튜트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거든요. 그래서 몽크의 곡으로 앨범 타이틀을 정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허비 행콕 선생님이 ‘Straight, No Chaser’에 대한 편곡을 크게 칭찬해주신 것도 남다른 의미가 있어서 타이틀로 정하게 되었죠.

 



그러면 학창 시절에 이미 ‘Straight, No Chaser’ 편곡을 마치셨군요.


그렇죠. 2010년에 했어요.

 



이 곡 외에 ‘Four In One’도 델로니어스 몽크의 곡이거든요. 원래 몽크를 좋아하셨나 봐요.


좋아하죠. 재즈 연주자 중에 몽크를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게다가 저는 몽크 인스티튜트 출신이니까 더 각별하죠.

 



그렇다면 이번 앨범에서 연주하신 곡들 외에도 평소 델로니어스 몽크의 곡들을 자주 연주하시나요.


미국에 있을 때 많이 했죠.

 


 

특별히 어려운 곡을 꼽는다면.


멜로디가 어려운 곡으로는 ‘Twinkle, Twinkle’ 같은 곡이 어려워요. ‘Four In One’도 어렵죠.

 



‘Four In One’의 경우 제 느낌엔 생각보다 쉽게 연주를 잘하신 것 같아요. 역동적인 흐름 속에서 연주자들의 주고받음이 상당히 매끄러웠어요.


실은 이 곡에선 특별한 편곡을 하지 않았어요. 앨범 녹음 당일 날 제가 제안을 했어요. 그래서 트레이딩(연주자끼리 주고 받는 것)을 중심으로 연주를 해보자고 했죠.

 



그렇다면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몽크 인스티튜트에서는 델로니어스 몽크의 곡을 중심으로 공부하나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사실 버클리 시절에도 델로니어스 몽크 곡들은 자주 연주했어요. 재즈 연주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

 



‘Four In One’은 녹음 당일 연주를 결정하신 것이죠. 그렇다면 ‘Straight, No Chaser’ 외에 ‘Giant Steps’나 ‘Will You Still Be Mine’ 같은 곡들도 오래전에 편곡을 하셨나요.


이 곡들은 버클리 시절에 편곡을 완성했어요. ‘Giant Steps’ 같은 경우는 제가 테리 린 캐링턴 밴드 시절에 피아니스트 제리 알렌, 기타리스트 팀 밀러와 같이했는데 인트로에 대한 아이디어가 무척 좋았어요. 그것을 다시 살려서 이번 앨범에서 연주했죠, ‘Will You Still Be Mine’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스탠더드곡인데 버클리 시절 피아니스트 빌리 차일드의 마스터클래스를 계기로 그의 음악을 들었는데 편곡이 매우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편곡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Will You Still Be Mine’을 편곡하게 되었죠.



 

앨범을 보면 자작곡과 스탠더드곡들을 완전히 분리해서 배치했어요. 앞 네 곡을 자작곡 뒤 네 곡을 스탠더드곡으로 말이죠.


아무래도 첫 앨범이니까 제 곡들을 먼저 소개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앨범을 LP로 발매할 계획이 있거든요. 그때 A면 B면을 나눴을 때 한 면은 자작곡 한 면은 스탠더드 곡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앨범이 첫 앨범이시잖아요. 그렇다면 세션맨, 사이드맨으로 연주하실 때와 리더로 연주하실 때의 차이는 어떤 게 있을까요.


너무 많죠. 리더로 연주할 때가 부담이 더 크고요. 사실, 전 가요 세션을 많이 하거든요. 그때는 작곡가나 제작자가 원하는 대로 연주하면 그만이거든요. 그런데 리더로서는, 특히 이번에 함께한 연주자들이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니까 녹음할 때 여기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저기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또 그렇게 연주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웠어요.

 



이번 앨범에 참여한 제프 테인 와츠, 데이빗 키코스키, 아담 로저스는 굉장한 연주자들이죠. 부담스러웠을 법해요. 그런데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제프 테인 와츠는 역시나 몽크 인스티튜트에 선생님으로 오셔서 알게 되었어요. 그때 수업이 참 좋았어요. 그리고 제가 졸업 후 군대 때문에 한국에 오게 되었는데 군 복무 중에도 군 복무가 끝나면 연락하라는 메일을 보내셨어요. 제대 후에도 연락을 주셔서 해외 공연을 몇 차례 함께하기도 했어요. 데이빗 키코스키는 제프 테인 와츠 밴드 시절에 만나게 되었어요. 아담 로저스는... 사실, 전 이번 앨범에서 존 스코필드를 염두에 두었어요. 선생님이셨으니까. 그런데 아쉽게도 다른 일정이 있어서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다음 앨범에는 꼭 같이할 테니 제프 테인 와츠와 재미있게 녹음하라며 안타까워하셨죠.


그래서 그냥 피아노 트리오로 녹음해야 하나 생각했거든요. 그래도 저는 색소폰이나 기타가 멜로디를 이끌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기타가 제 곡에는 더 어울릴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지난해에 웅산 씨 미국 공연을 함께하게 되었어요. 거기서 존 비즐리가 제작과 편곡을 담당했는데 그의 소개로 아담 로저스를 만나게 되었죠. 그때가 앨범 녹음 한 달 전이었어요. 제가 아담 로저스에게 ‘나 앨범 녹음할 건데 같이할래?’라고 물으니까 바로 그러자고 대답을 했어요.

 



존 스코필드가 함께했다면 앨범이 지금과 많이 달라졌겠네요. 존 스코필드가 전 방위적으로 잘 연주하지만 최근 연주가 훵키한 스타일에 집중되어 있어서 말이죠.


그러게요. 완전히 달라졌겠죠?

 



그런데 이번 앨범을 녹음할 때 베이스에 문제가 있다고 들었어요.


네. 이번 앨범을 녹음하려고 미국에 갔을 때 베이스를 가져갈 수 없었어요. 그래서 버클리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일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악기가 참 좋아요. 그걸 빌리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녹음 하루 전에 약속을 잊고 일본으로 가버린 거예요. 그래서 악기를 수소문했는데 구할 수가 없었어요. 연주자들 일정은 정해져 있으니 녹음을 미룰 수도 없고. 그때 하지 못하면 그냥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고. 그런데 상황이었죠.


이 앨범을 제프 테인 와츠의 집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녹음했거든요. 그 스튜디오에 완전 저가의 합판 베이스가 있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악기로 녹음을 해야 했어요. 그래서 베이시스트의 리더 앨범인데 아주 싼 합판 베이스로 연주한 것이 아쉬워요.

 



그렇다면 녹음 이후에 믹싱이나 마스터링 할 때 베이스 소리에는 불만이 없으셨나요. 약간 다른 베이스 연주에 비해 피아노 물먹은 것 같은 소리가 나던데.


맞아요. 게다가 제가 고음역에서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합판 베이스에서는 보통으로 연주하면 소리가 나지 않는 거예요. 엄청 세게 쳐야 소리가 났어요. 지금까지 제가 연습하던 습관이 있으니까 고음역 연주를 안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소기를 내려고 손가락에서 피가 날 정도로 세게 연주를 했어요. 원래 그러면 안 되는데 그렇게 해서 좀 아쉬웠어요. 그런데 녹음된 것을 들어보니까 그렇게 나쁘지 않고 나름 매력이 있더라고요.

 



저는 베이스나 드럼 연주자가 리더라고 해서 자신의 연주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기는 하지만 이번 앨범의 경우 앨범 타이틀곡 ‘Straight, No Chaser’ 정도를 제외하고는 베이스 솔로가 덜한 느낌이 있어요. 기타, 피아노, 드럼 솔로는 자주 들리는데. 그것 또한 악기의 탓인가요.


악기 핑계를 대면 안 되지만 그게 제일 큰 이유였죠.

 



앨범의 첫 번째 곡 ‘Beyond’는 특이하게 페이드아웃으로 곡이 끝나더라고요.


엔딩곡으로 할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곡은 세월호 사건을 생각하며 썼어요. 그래서 여운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목처럼 ‘저 너머’ 같은 느낌.


어떻게 느끼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마음으로 했어요.

 



그랬군요. 사실 제가 궁금했던 것은 단순해요. 페이드아웃을 하기 위해 얼마나 같은 구절을 반복해서 연주했을까? (웃음)


실은 엔딩이 있기는 해요. (웃음)



 

앞에 배치된 네 곡 중에서 특별히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곡이 있나요.


‘Memories Of The Dessert’가 그래요.

 



제목을 보니 어려울 때 쓰신 곡인가 봐요.

네.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직접 운전해서 뉴올리언스에서 출발해 애리조나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는 여행을 했어요. 그때 사막을 지날 때 느꼈던 여러 감정을 표현했죠. 그때는 군대에 가면 내 음악 인생은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추가로 다른 곡들을 설명해 드리면 ‘Beautiful Mind’는 ‘Beyond’처럼 세월호 사건으로 남겨진 사람들을 생각하며 쓴 곡이고 ‘The Resistant’는 군대 시절에 느꼈던 감정을 바탕으로 썼어요.

 



이번 앨범을 미국에서 발매할 계획이 있다고 들었어요.

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서 발매할 생각이에요. 가을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앨범에 보니까 황호규 씨 이름을 그래도 쓴 것이 아니라 호규 ‘Stiger’ 황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제 이름이 한자로 범 호, 별 규거든요. 버클리 시절 친구들이 제 이름의 뜻이 무엇이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Tiger와 Star라고 하니까 그럼 ‘Star + Tiger’해서 ‘Stiger’라 부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것이 제 별명이 되었죠.

 



앨범이 전통적이면서도 상당히 세련된 면이 있어요. 특히 저는 데이빗 키코스키의 피아노 연주가 좋았어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함께 앨범을 녹음하면서 다른 연주자들에게 위축되는 순간은 없었나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사실 이번 앨범을 이틀 동안 녹음했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제프 테인 와츠의 앨범도 녹음했어요. 멤버는 같지 않지만 저는 참여했죠. 이미 지난해에 앨범도 나왔어요. [Blue Vol. 2]라고. 아무튼 이틀 동안 녹음할 때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다 친구였어요. 제프 테인 와츠의 친구가 와인도 수십 병 가져오고.

 



음주 녹음인가요. (웃음)


그랬죠. (웃음) 한 곡 녹음하고 ‘좀 쉬자’ 하면 햇살 좋은 정원에 나가서 와인 마시며 놀다가 ‘다시 녹음할까?’ 하면 녹음하고. 일이라기보다는 노는 마음으로 녹음을 한 것 같아요.

 



녹음할 때 제일 쉬웠던 곡과 어려웠던 곡은 무엇인가요.


가장 어렵게 녹음한 곡을 먼저 말씀해 드리면 ‘Will You Still Be Mine’이 그랬어요. 이 곡을 녹음할 때 연주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더라고요. (웃음)



 

왜죠. 술에 취해서? (웃음)


아뇨. 이 곡이 13박이거든요. 그래도 사실 어려운 곡이 아닌데 박자가 넘어갈 때 다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틀리는 거예요. 멜로디도 많이 틀리고. 그래서 이틀에 걸쳐서 여러 차례 녹음을 해야 했어요. 제일 쉬웠던 곡은 ‘Four In One’이었어요.

 



하긴 그 자리에서 결정해 연주한 것이니까 그랬겠군요. 그렇다면 앨범을 녹음할 때 준비된 곡들이 더 있지 않았나요.


네. 곡은 많았어요. 그래도 제 자작곡 네 곡은 우선적으로 해야 하고 ‘Straight, No Chaser’도 무조건 해야 했고 나머지 곡도 평소 연주해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우선적으로 녹음하게 되었어요.

 



학업 이후 6년 만의 첫 앨범이니 늦은 감이 있어요. 두 번째 앨범은 이보다는 빠르겠죠.


물론이죠. 내년에 한번 하려고요. 두 번째 앨범은 이번 앨범처럼 한 공간에 모여서 녹음하지 않고 각각 부스에 들어가 해보고 싶어요. 이번 앨범의 경우 가까워서 인터플레이는 수월했지만 사운드의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제가 드럼 옆에서 연주했는데 드럼 소리가 너무 커서 드럼에 놓은 마이크를 줄여도 제 악기에 놓인 마이크에도 소리가 타고 들어와서 믹싱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악기도 제대로 된 것을 사용하고요.

 



그럼 이번에는 조금은 웃긴 질문을 해볼게요. 집에 불이 났을 때 가족을 제외하고 일렉트릭 베이스와 어쿠스틱 베이스 중에 무엇을 먼저 챙기실 건가요.


어쿠스틱 베이스죠.

 



악기로 다시 태어난다면.


악기로요? (웃음) 그렇다면 저는 트럼펫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트럼펫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사실 제가 재즈에 입문하게 된 것이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 때문이었어요.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가 인생의 앨범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요즈음 듣고 좋아하는 앨범은 무엇인가요?


재즈는 아니지만 스틸리 댄 출신의 도널드 페이건의 [The Nightfly]를 자주 들어요. 재즈 앨범으로는 제럴드 클레이턴의 새 앨범 [Tributary Tales]를 많이 듣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제일 많은 영향을 받은 존 패티투치의 앨범 중 아담 로저스가 참여한 [Brooklyn]도 듣고 있어요. 또 이번에 제가 독일에서 베트남 혈통의 기타리스트 누엔 레와 함께 앨범을 녹음하거든요. 그래서 그의 앨범들도 들었더니 좋더라고요.

 



아. 군악대에서 트롬본을 연주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트롬본을 황호규 씨 앨범에서 연주해볼 생각은 없으신가요.


군대 시절을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지금은... (웃음) 한 10년 뒤에는 그럴 수도 있겠죠.

 

 


마지막으로 앨범 발매 후 활동은 어떻게 예정이 되어 있나요.


이번 앨범의 밴드로서의 활동은 올해 하반기에 한번 한국에 불러서 공연을 하려고 해요. 또 현재 추진 중인데 가능하다면 한국에 이어서 일본, 중국에서도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외국 연주자와 앨범을 녹음하니까 국내 활동에 어려움이 있군요.


네. 다들 워낙 바쁜 연주자들이니까요.

 



앞으로 더 좋은 음악 들려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규용 | 재즈 칼럼니스트

라디오 키스 재즈 담당 PD이다.

저서로는 <재즈>와 <재즈와 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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