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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윤성 & 마리아킴  
제목 [인터뷰] 조윤성 & 마리아킴   2017-06-22


피아노와 목소리의 우아한 합치

조윤성 & 마리아킴


최근 듀오 앨범 [I’m Old Fashioned]를 발매한 피아니스트 조윤성과 보컬리스트 마리아킴을 만나 그들의 음악과 앨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음악만큼이나 편안하고 부드러운 시간이었다.




우선, 어떻게 이 앨범을 만들게 되었나요. 이전에 두 분이 함께 활동하신 적이 있었나요.


조윤성(이하 조): 독일 친구 마뉘엘 바이얀드가 강력하게 마리아 씨를 추천해서 알게 되었어요. 만나서 첫 연주를 했는데 제가 찾고 있던 보컬리스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공연은 하고 나면 없어지잖아요. 사진도 아름다운 것을 보면 간직하고 싶어지는 것처럼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공연을 하다 보면 굉장히 놀라운 순간이 있었거든요. 그걸 남기고 싶었어요.




그렇군요. 그런데 조윤성 씨는 이전에 기타나 베이시스트와 듀오 앨범을 녹음했었잖아요. 그래서 그 연장 선상에서 이번 듀오 앨범을 생각하신 것인가요. 두 분이 포함된 다른 편성으로 앨범을 녹음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조: 일단 제가 좀 (음을) 많이 치는 연주자인 것 같아요. 베이스나 드럼의 역할까지 저 혼자 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하지만 그 전에 저는 다른 악기보다 듀오 편성에서 보컬을 매우 좋아해요. 악기와 악기 간의 관계보다 악기와 사람(목소리)과의 교감이 제일 가깝게 와 닿는 것 같아요.


마리아킴(이하 킴): 저 같은 경우는 둘이서만 해도 꽉 찬 느낌을 받았어요. 여기에 무엇인가를 더 넣으면 과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어요.




마리아킴 씨는 첫 앨범 [Those Sentimental Things]를 보면 노래 외에 피아노도 연주를 잘 하시는 데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것과 다른 연주자의 연주에 노래만 하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킴: 제가 연주하며 노래하는 것이 더 편하긴 해요. 제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쉽거든요. 그래서 사실 다른 피아니스트와 같이 하지 않는 편이에요. 제가 원하는 스타일의 연주자를 찾는 게 매우 어렵거든요. 그런데 조윤성 씨는 제가 원하는 것을 잘 맞춰줬어요. 그리고 또 제가 부르고 싶은 곡들과 조윤성 씨가 한번 해보자고 제게 추천한 곡들이 모두 서로 좋아하는 곡들이었어요. 그래서 같이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 다시 조윤성 씨에게 여쭐게요. 다른 악기와 듀오를 할 때와 보컬과 듀오를 할 때 서로의 균형이라던가 연주의 자세 등에 있어서 조금은 다를 것 같아요. 실제는 어땠나요.


조: 일단은 보컬이라는 악기가 대부분 여성분들이고 예민하고 감성적이어서 그만큼 더 노력이 필요했어요. 물론 그만큼 대가도 더 많이 왔고요. 예를 들어서 보컬의 음역대라든지 다이나믹이라든지 곡의 흐름을 어떻게 타는가 하는 부분 등에서 보컬이 굉장히 예민하게 작용하는데 그만큼 표현되는 결과도 더 많더라고요.




마리아킴 씨께선 하나의 곡을 바라볼 때 피아니스트로서 우선 순위를 두는 것과 보컬리스트로서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다를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한 곡에 대해 멜로디를 먼저 본다던가 화성이나 리듬을 먼저 본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마리아킴 씨는 어떤가요.


킴: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 할 때는 아무래도 보컬의 기교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조윤성 씨와 함께 할 때는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노래할 때 하지 않았던 음역대를 시도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노래할 때는 피아노 솔로 때문에 스캣을 절제했는데 조윤성 씨와 할 때는 그렇지 않았어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스캣을 할 수 있었어요.




그 말씀을 하시니 생각나는데 앨범 수록곡 가운데 'Honeysuckle Rose'의 경우 고역의 스캣이 돋보이더라고요. 그것도 조윤성 씨의 피아노가 있어서 가능했을까요.


킴: 조금 더 자유롭게 스캣을 할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하는 것보다 서서 노래하는 것이 발성에 있어 더 편안하잖아요.




그러면 수록곡 편곡은 어떻게 하셨나요.


조: 그냥 나오는 대로 했어요. 사실 녹음 전에 편곡을 철저하게 해야 돼요. 특히 가요 녹음 같은 경우는 계획된 음을 사용하지 않으면 가수들이 굉장히 민감해 지거든요. 그런데 마리아 씨는 그런 부분에 초연해요. 본인이 피아노를 연주해서 그런지 제가 다소 모험적인 연주를 해도 그것에 대한 응답이 정말 빨라요. 사실 외국 보컬리스트와 같이할 때도 이 부분에 대해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었는데 마리아 씨는 그렇지 않았어요.




편곡이 녹음 과정이 즉흥적이었던 것 같네요. 그러면 전반적인 방향이나 분위기를 먼저 정하셨나요.


조: 이미 공연을 통해서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앨범 녹음을 할 때는 모두 한번에 끝났어요. 두 번 녹음한 곡이 없어요, 사실 앨범 녹음할 때 하루 동안 서른 곡을 단번에 녹음했어요




제가 앨범의 주제나 방향을 먼저 정했냐고 여쭌 이유는 예를 들어 'Honeysuckle Rose' 같은 곡은 보통 빠른 업템포로 연주한단 말이죠. 그런데 두 분은 이 곡까지 느린 템포로 연주하고 노래했어요. 그래서 사전에 설정한 방향이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던 거죠.


조: 아, 네. 그런데 없어요.


킴: 사실 이번 앨범에 담긴 곡들은 저희가 아주 여러 번 연주했던 것들이에요. 할 때마다 이렇게 하자고 말로 정한 것은 아니고 조윤성 씨가 템포를 잡으면 제가 따라가고 어떤 경우에는 제가 스캣으로 템포를 잡으면 조윤성 씨가 이를 따르곤 했어요. 그래서 녹음할 때도 평소 하던 대로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했어요.


조: 빠른 템포로 연주한 곡들도 있기는 했어요. 그런데 앨범에 넣지는 않았어요. 더 과감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그런 보컬 앨범들이 한국에 좀 있더라고요. 그에 비해 이 앨범은 좀 달라요. 비밥 시대 이전의 스트라이드 피아노 시대를 반영했거든요. 보통 요즈음 연주자들이 모던한 스타일의 연주를 즐기잖아요. 저도 그런 곡들이 있기는 하지만 많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고 또 옛날 것들을 존중하면 할수록 그 안에서 모던한 것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되어서 그렇게 연주했어요.




느린 템포로 스트라이드 연주를 하는 경우가 많나요.


조: 그렇죠. 많이 그렇죠. 스트라이드 주법이 빠른 템포로 쿵짝-쿵짝 하는 것도 있지만 다양해요. 행크 존스 스타일이나 아트 테이텀 스타일이 있고 조지 쉬어링의 스타일이 있고 또 데이브 맥케나 같은 스타일도 있는데 그 가운데 저는 이번 앨범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만을 반영해 연주를 했어요.




그러면 두 분이 피아노를 같이 연주하시는 경우는 없었나요.


킴: 공연에서 그렇게 했던 적이 있어요.




노래를 하시다가 약간 변화가 필요할 때.


킴: 네.


조: 공연 중 색다른 것이 필요해 지는 순간이 있어요. 음악이 좀 어렵게 느껴지는 상황이 오면 그렇게 해요. 그럴 때 마리아 씨가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면 관객들의 집중도가 높아지더라고요.




지금 마리아 씨의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말씀하실 때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면이 강하거든요. 그런데 앨범에서는 건조한 맛을 더 살리셨단 말이죠. 그리고 전체 사운드에 있어 보컬이 약간은 건조한 느낌으로 앞에 나와 있고 피아노는 부드러운 질감으로 살짝 뒤로 물러선 느낌이 있어요.


킴: 보컬 톤 같은 경우는 제가 여러 번 엔지니어분과 상의해서 그렇게 소리를 만들었고 피아노의 경우는 조윤성 씨가 원하는 톤으로 잡으려고 했어요. 실제 공연을 할 때도 이 앨범에 담긴 사운드처럼 해요. 저는 가사 전달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고역대가 돋보이는 톤을 선호해요. 뭔가 기분 좋은 바삭바삭한 소리? 종이를 구길 때의 그런 바삭거리는 톤을 좋아해요. 조윤성 씨는 터치가 섬세하기 때문에 땡땡 울리는 소리보다는 잔잔하게 안개가 낀 것 같은 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 타이틀이 'Im Old Fashioned'인데 그렇다면 앨범에서 두 분이 이 곡을 가장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인가요?


조: 전 다 잘 된 곡이라 생각해요.


킴: 저는 'I'm Old Fashioned'도 좋지만 첫 곡 'Blame It On My Youth'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일단 조윤성 씨의 인트로가 듣자마자 제가 바로 몰입해서 노래를 할 수 있었을 정도로 서정적이에요.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노래의 가사가 내가 관계에 있어서 어렸기에 실수했던 것을 회상하는 내용인데요. 그 가사처럼 저도 이제 30대의 입장에서 20대를 돌아보며 그때의 실수를 생각해보고 그것을 노래를 통해 음악적으로 표현하려 했어요.




가사에 몰입을 하셨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Blame It On My Youth'는 정말 앨범의 첫 번째 곡 같았어요. 피아노 인트로도 말씀 하신 것처럼 앨범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곡 'For All We Know'도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앨범의 수록곡의 배치에도 많은 신경을 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 맞아요. 마리아 씨가 선곡과 배치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썼어요. 곡 배치을 하고 마스터링을 하는 작업이 녹음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렸어요. 1년 넘게 걸렸죠. 또 첫 곡과 마지막 곡은 그림과 현실을 구분하게 하는 액자 같은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보면 기차가 출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해서 그 안에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이 끝날 때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하잖아요. 마치 그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킴: 굉장히 설명을 잘 하시네요. (웃음)




제가 잘 이해했다면 먼저 30곡을 녹음하고 서로 연결될만한 곡들을 그 안에서 골랐다는 거죠.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앨범에 수록되지 못한 아쉬운 곡이 있겠네요.


킴: 사실 두 곡을 더 넣고 싶었는데 저작권 문제 때문에 넣지 못했어요. 먼저 'Sunday'란 곡이 있었는데 프랑크 시나트라 노래 외에 보컬로 그리 많이 녹음되지 않은 곡이에요. 그런데 그게 이유가 있었어요. (웃음) 그냥 좋아서 녹음했는데 저작권 문제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Bei Mir Bist Du Schon'도 저작권 문제가 있어서 수록하지 못했어요.




그러면 감상자 분들이 이번 앨범을 어떻게 들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을까요? 물론 모두 개인적인 입장에서 듣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감상자가 알아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조: 저는 이 앨범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모나리자> 그림은 감상할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저희 앨범도 아침에 들을 때 저녁에 들을 때 다르고 기분이 좋을 때, 우울할 때 들으면 그때마다 느낌이 다 달라요. 그냥 신경 쓰지 않고 흐르게 두어도 좋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측면이 있는 앨범이니까 감상자 분들도 원하시는 대로 그때 그때 다양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킴: 저는 스타일을 생각하기 전에 모든 곡들이 사랑 노래니까 가사를 느끼면서 들어주시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사랑에 빠지신 분은 달콤함을 느끼고 사랑에 아파하시는 분은 공감을 느끼고, 사랑을 하지 않고 있는 분은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끝으로 두 분의 향후 활동 계획을 이야기해 주세요.


킴: 7월 9일에 벨로주에서 공연이 있고, 7월 22일과 27일에는 서울 충무 아트센터에서 공연이 있어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최규용 | 재즈 칼럼니스트

라디오 키스 재즈 담당 PD이다.

저서로는 <재즈>와 <재즈와 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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