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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프리셀 & 토마스 모건 [Small Town]
제목 빌 프리셀 & 토마스 모건 [Small Town] 2017-06-20


빌 프리셀 & 토마스 모건 [Small Town]


세 가지 신선함을 담은 편안하고 소박한 연주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의 이번 앨범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특별하게 다가온다. 먼저 이 앨범은 빌 프리셀이 1987년도 앨범 [Lookout For Hope] 이후 근 30년만에 선보이는 ECM 레이블에서의 앨범이다. 물론 그 사이 그는 ECM과의 인연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지난 해만 해도 드러머 앤드류 시릴 쿼텟의 일원으로 앨범 [The Declaration Of Musical Independence]를 선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러머 폴 모션, 색소포니스트 조 로바노와 트리오를 이루어 뛰어난 앨범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케니 휠러, 스테파노 볼라니, 폴 블레이, 마크 존슨, 아릴드 안데르센 등 유명 연주자들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의 리더 앨범은 1980년대에 녹음한 앨범 석 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기이한 일이다. 따라서 논서치-사보이-오케 레이블을 거쳐 다시 ECM에서 새 앨범을 발매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를 이끌기에 충분하다.


빌 프리셀은 이번 앨범을 베이시스트 토마스 모건과 듀오로 녹음했다. 이 또한 매우 신선한 일이다. 지금까지 그는 ECM에서 발매된 첫 앨범 [In Line](1983) 이후 듀오 앨범을 녹음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앨범은 34년만의 듀오 앨범이 된다.


또한 이 앨범은 스튜디오 녹음이 아닌 빌리지 뱅가드 클럽 공연을 담고 있다. 빌 프리셀은 평소 확실한 주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음악을 만들고 선별해 앨범을 녹음해왔다. 그래서 그 긴 이력에 비해 라이브 앨범이 많지 않다. 1995년에 발매된 [Live]와 2005년에 발매된 [East/West]가 전부였다. (앨범 주제에 맞추어 라이브 녹음을 다른 스튜디오 녹음과 함께 사용한 적은 있다.) 따라서 12년만의 라이브 앨범이라는 것 또한 그의 음악을 줄곧 들어온 감상자들에게는 특별한 감상의 동기를 제공하지 않을까 싶다.


이 앨범에서 빌 프리셀은 이전에 스튜디오 앨범에서 선보였던 곡들 중심으로 연주했다. 그래서 이전 그의 음악을 새롭게 상기하게 해주는 한편 그것이 듀오 편성으로 연주되면서 발생한 차이를 확인하는 데서 재미를 느끼게 한다.


연주 자체도 클럽에서 관객과 호흡하며 순간적인 감흥에 따라 연주를 한 만큼 큰 주제를 향해 각 곡이 수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전 여러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각각의 모습으로 모여 연결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형성된 변화가 감상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예를 들어 빌 프리셀 특유의 몽환적인 톤이 돋보이는 'It Should Have Happened A Long Time Ago' 다음으로 포스트밥 스타일의 솔로가 인상적인 'Subconscious Lee'가 이어진다거나 다시 이펙터를 활용한 신비로운 톤을 바탕으로 시정(詩情)을 연출하는 'Song For Andrew No.1'에 이어 풍경 좋은 시골 길을 느긋하게 걷는 듯한 분위기의 'Wildwood Flower', 'Small Town'이 흐르는 것은 그 자체로 극적인 재미를 준다.


한편 토마스 모건은 조력자의 역할에 만족한 듯하다. 능동적으로 기타 연주의 사이사이를 파고들며 입체감을 부여하는 연주를 펼치지만 기타 연주에 대한 관심을 듀오 연주로 돌리지는 못한다. 여기에는 두 연주자가 여백 자체를 인정한 연주를 펼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애초에 드럼이 가세한 트리오나 다른 악기가 더 추가된 밴드 공연 직전 문제가 생겨 두 연주자만 무대에 오른 것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이들은 다른 악기의 부재를 일부터 메우려 하기 보다 그대로 인정하는 연주를 들려준다. 그 결과 소박함이 돋보인다.


어쩌면 언급한 세 가지 차원의 신선한 기대에 비해 실제 연주가 너무 소박하다고 생각하는 감상자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단출하고 수수한 연주가 더 반갑다. 앨범이 특별한 공연의 기록이라기보다는 빌 프리셀의 클럽 공연 중 하나를 우연처럼 녹음한 것이라는 인상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빌 프리셀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여행 중 예정에 없던 '작은 도시'(Small Town)에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는 듯한 편안함이야말로 빌 프리셀이 토마스 모건과 함께 감상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




최규용 | 재즈 칼럼니스트

라디오 키스 재즈 담당 PD이다.

저서로는 <재즈>와 <재즈와 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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