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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아론 팍스 [Find The Way]  
제목 [앨범 리뷰] 아론 팍스 [Find The Way]   2017-05-17


아론 팍스 [Find The Way]


아론 팍스가 끌어낸 작지만 소중한 변화


얼마 전, 우연한 계기로 유럽 음악 관계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재즈는 당연히 미국 아티스트들이 잘하지만, 최근까지 재즈의 혁신은 유럽 아티스트들이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그들의 시각에 일견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는 것은 그 ‘최근’이라는 시점이 이제는 ‘과거’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마침 아론 팍스가 ECM을 통해 발표한 두 번째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으니 ECM 카탈로그를 예로 들자면, 올 초부터 미국 아티스트들의 작품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중 공감이 더 갔던 작품들은 미국 아티스트들의 것이었다. (물론 주관적인 판단일 수밖에 없지만) 토마즈 스탄코의 뉴욕 쿼텟도 토마즈 스탄코보다는 뉴욕 쿼텟에 방점을 찍고 싶은 심정이다.


아론 팍스의 새 앨범 [Find The Way]를 듣다 보니 왜 그런 생각이 들게 되는지 알 것 같다. 그의 피아노 연주는 지금까지 만프레드 아이허가 기가 막히게 잡아내던(혹은 연출하던) 매우 조심스럽고 절제된 유럽 아티스트들 특유의 터치를 찾아볼 수 없다.


첫 곡 ‘Adrift’에서부터 아론 팍스는 거침이 없다. 이미 ECM에서 여러 차례 앨범을 발표했던 빌리 하트의 드럼도 마찬가지다. 아마 스튜디오에서는 더욱 과감했을 그의 연주는 후반 작업을 통해 겨우 진정시켜놓은 듯한 느낌이다. 벤 스트릿의 베이스 연주는 다른 두 연주자들 사이에서 마치 신경 안 쓰고 제 갈길만 가겠다는 듯 도드라진다. 단조롭고 반복적인 구성 안에서 연주자들 모두 일부러 다듬지 않고 무심히 내던지듯 연주한 ‘Hold Music’이 가져다주는 긴장감은 ECM이라는 레이블을 달고 듣기엔 어딘가 좀 색다르다. ‘Alice’도 마찬가지로 묘한 무질서함이 분위기를 지배한다. 급기야 곡이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 빌리 하트가 얼마 남지 않은 여운마저도 날려버린다.


앨범에 담긴 9곡의 트랙을 구석구석 들어보아도 ECM 앨범에 응당 있어야할 그 섬세한 공간감이 왠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변화가 감지된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재즈는 원래 그런 음악이 아니었던가. ECM 안에서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아론 팍스를 보며, 이제는 누가 재즈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시점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승훈 | 공연기획자

자라섬이 있는 가평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엔 일 때문에, 지금은 좋아서 재즈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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