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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컬리스트 세실 맥로린 살반트  
제목 [인터뷰] 보컬리스트 세실 맥로린 살반트   2017-05-14


서재페 인터뷰 ②

꾸밈 없는 솔직한 목소리

보컬리스트 세실 맥로린 살반트


세실 맥로린 살반트(Cécile McLorin Salvant)은 2010년 델로니어스 몽크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른 이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6년에 열린 제58회 그래미 어워즈에선 [For One To Love] '최우수 보컬 재즈 앨범' 부문을 수상했다. 블루스 필 짙은 고전적인 느낌의 창법은 많은 이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묵직하고 깊이 있는 음성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세실 맥로린 살반트. 서울재즈페스티벌 2017에 참가할 예정인 그를 인터뷰로 먼저 만났다.




반갑습니다. 한국에서 가지는 공연은 처음이시죠.


맞아요. 한국에는 첫 방문이에요. 주변 사람들에게서 좋은 후기를 많이 들어서 대단히 기대가 돼요.




당신의 음악은 주로 어떠한 감정 또는 생각들이 담겨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음. 저는 깔끔하고 예쁜 소리를 추구하지 않아요. 다양한 소리를 탐구할 뿐이죠. 늘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살반트 씨는 클래식 성악으로 음악을 시작하셨습니다. 다리우스 미요 콘서바토리 유학 도중에 재즈로 전향했다고 들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전 클래식 성악으로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프랑스로 유학을 갔어요. 콘서바토리에서 제가 노래하는 걸 장-프랑소와 보넬이라는 재즈 선생님께서 들으셨는데, 그분께선 제게 재즈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제게 재즈는 취미로 하는 정도에 불과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고민했죠. 알면 알 수록 매력적이었고, 결국에는 재즈와 사랑에 빠져 버리고 말았어요. 제가 가장 즐겨 듣는 건 사라 본의 음악이에요. 그의 음악에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흡인력이 있는데, 저도 그것에 끌려 재즈에 빠졌어요. 사라 본의 목소리는 다채롭고 질감도 다양해요. 제게 큰 영향을 끼친 진정한 비르투오소입니다.




이렇게나 성공적으로 전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프랑스에 가서 재즈를 노래하고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 전 사라 본을 따라 했어요. 독창적인 음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커녕 최대한 그와 비슷해지려고 노력했죠. 그러다가 빌리 홀리데이 같은 다른 싱어들의 음악도 듣게 됐습니다. 발음과 단어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빌리 홀리데이의 창법은 정말 우아했어요. 여러 음악가의 노래를 듣기 시작하니 각자의 강점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그런 강점들을 모아 제 것으로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제 생각에 여러 음악가들의 곡을 많이 들은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2010년에 델로니어스 몽크 콩쿠르에서 보컬 부문을 수상하셨잖아요. 대단히 빠른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환상적인 경험이었죠. 정말 믿기지 않았어요. 영광스러웠고, 제가 재즈에 쏟은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은 기분에 너무 행복했어요.




몽크 콩쿠르에는 위대한 음악가들이 심사를 맡습니다. 살반트 씨를 심사했던 음악가 중에는 다이앤 리브스도 있는데요. 다이앤 리브스도 올해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참여할 예정이에요.


그러니까요! 정말 흥분돼요. 다이앤 리브스는 굉장한 비르투오소예요. 그를 굉장히 좋아하고 존경해요. 서울에서의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시간이 되면 공연을 보고 꼭 만날 겁니다.




살반트 씨는 보통 스윙과 블루스 등 전통에 바탕을 둔 음악을 선보여왔습니다. 어떠한 아티스트들이, 그리고 그들의 어떠한 부분이 음악의 배경이 되었나요.


저는 재즈로 전향할 때 클래식 성악에서 배운 것을 최대한 끌어오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그리고 노래할 때도 제 평소 목소리를 유지하고 예쁘게 꾸미지 않으려고 했어요. 제 목소리가 자연스럽지만, 조금은 거친 면이 드러나길 바랐어요. 제가 즐겨 들었던 블루스 싱어들이 그런 성향이 강하잖아요. 사라 본은 저를 재즈로 이끌었고, 빌리 홀리데이는 제게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외에도 많은 싱어들의 음악을 들었죠. 더 많은 싱어의 음악을 들을수록 제가 할 수 있는 저만의 것이 많다는 걸 깨달았죠. 저는 새로운 싱어를 찾는 데 몰두하게 됐어요. 새로운 싱어, 잘 알려지지 않은 싱어, 혹은 잊혀진 싱어. 그런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강점을 분석해요.




살반트 씨의 음악을 들으면 마치 LP를 듣는듯한 특유의 올드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로 촌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안에서 더욱 세련된 느낌이 빛을 발하죠. 노래를 부를 때 다른 보컬리스트들과의 차별화를 두는 부분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노래하려는 거요. 노래에 감정을 싣는 데 집중해요. 저는 제 목소리에 구멍이 있다고 표현하는데요. 그것 때문에 LP로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 구멍이라는 게 실은 공기소리예요. 과거 클래식 성악을 할 때에 전 깊은 저음과 강한 고음을 낼 수 있었는데, 반대로 중음을 잘 내지 못해서 선생님들이 힘들어하셨어요. 말하자면 빈 공간이 있었던 셈인데요. 근데 재즈에선 그게 일종의 강점이 된 거죠.




현재 링컨 센터 오케스트라와의 협연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팬들에게는 일반 스몰밴드와 함께한 목소리가 더 익숙할 텐데요.


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면 소리가 풍부해져요. 반대로 스몰밴드와 하면 즉흥연주와 보컬에 집중할 수 있고요. 저는 풀 오케스트라가 지닌 다양한 층위의 풍성한 소리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아론 딜(Aaron Diehl)과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와의 파트너쉽이 당신의 음악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나요.


아론을 정말 성실한 뮤지션이에요. 편곡도 함께하죠. 그의 편곡법을 천천히 배우고 있어요. 그는 자신이 뭘 어떻게 하려는지를 제게 잘 설명해줘요. 즉흥연주와 다이내믹, 사운드, 리듬 등에 접근하는 그의 편곡 방식은 제게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큰 도움이 됐죠. 무엇보다 제가 밴드의 연주 위에서 노래하는 수준이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우리만의 소리와 느낌을 내기 시작했다는 거죠. 물론, 전에도 공연 경험이 있었지만, 수많은 공연과 투어를 하면서 제가 프랑스에서 홀로 했던 것 이상의 경험을 하게 됐어요.




이번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도 그의 트리오와 함께 하나요.


물론이죠! 아론은 물론 평소에 함께하던 멤버들도 갈 예정입니다.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어떤 곡을 선보일 계획이신가요.


서울에서 하는 첫 공연인 만큼 제 곡을 많이 보여드릴 계획이에요. 물론, 몇 곡은 커버곡도 있을 텐데요, 정확한 것은 비밀입니다. 한국의 관객들을 만나는 게 정말 기대되는데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에요. 그날 제 목소리에서 드러날 거예요.




제5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3집 [For One To Love]로 '최우수 보컬 재즈 앨범' 부문을 수상하셨죠.


비현실적인 경험이었어요. 제 모든 강정을 그 순간에 지나치는 듯했어요. 저는 제가 느끼는 것을 음악에 담아 곡을 만들 수 있다는 것과 그걸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서 감사함과 축복을 느낍니다.




특히 4번 트랙 'Look At Me'에선 굉장히 드라마틱한 음악이 연출되었습니다.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트랙이라 자주 듣곤 합니다.


실은, 그 곡을 쓰던 당시에 제게 시를 써서 메일로 보내주던 친구가 있었어요. 저도 답장을 보냈죠. 그런 식으로 쓰기 시작했어요. 저는 프렌드 존(friend zone)을 경험하고 있었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상대방은 그냥 친구라고 선언해버리는 것 말이에요. 그걸 경험했던 저는 감정을 표출해야 했고, 가사를 쓰기 시작했어요. 몇 달 뒤, 그 시를 다시 봤는데 꽤 괜찮더라고요. 곡으로 써도 되겠다고 생각했죠.




개인적으로 살반트 씨의 SNS를 관심 있게 보는 편입니다. 직접 그린 미술 작품을 자주 업로드하시던데, 작품들이 평범하진 않더군요. 전시도 여러 번 진행하신 것 같고요. 이러한 활동을 하는 것이 자신의 음악에 어떠한 연관이 있나요. 제가 생각하기엔 [For One To Love] 앨범 아트워크에도 살반트 씨의 독특한 예술관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자연스러움의 미학이 추구하려는 게 제 앨범 아트워크에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제가 상상하는 걸 정확히 음악으로 표현하는데, 가끔은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음악은 모호하고 비구체적인 부분이 있어요. 음악은 공기 중으로 사라지죠. 반면에 그림은 만질 수 있고, 보고, 간직할 수 있어요. 사라지지 않죠. 이런 점 때문에 전 그림을 좋아해요. 제겐 늘 시각적인 게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적어도 지금은 그림을 그리는 게 곡을 쓰는 것보다 편해요. 흐름도 쉽게 탈 수 있고요.


저는 어려서부터 미술품을 보면서 자랐어요. 제 가족은 모두 시각예술에 재능이 있었어요. 비록 지금은 잘 안 하시지만, 아버지께서는 스케치를 정말 잘하셔요. 어머니께선 유화와 목공을 하셨고, 제 언니는 조각을 해요. 어머니와 언니는 옷을 디자인하고 바느질을 했어요. 자수가 됐든, 뜨개질이 됐든 그 두 사람은 늘 손으로 뭔가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전 기가 눌려서 할 엄두를 못 냈어요. 그런데 투어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남더라고요. 한 시간 반 정도는 노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했는데, 나머지 시간에는 할 게 없었어요. 여러 곳을 여행한다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지루한 일이기도 하죠. 그 시간을 잘 보내야 해요. 일본에 갔을 때 다시 수채화를 시작했어요. 캘리그래피 펜과 먹을 샀어요. 지금은 하루 중 그림 그리는 데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요.




살반트 씨와 밴드 멤버들은 어디에서나 음악을 즐기는 것 같아요. 공항에서 'Spring Can Really Hand You Up The Most'를 부른 영상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고마워요! 그때 저흰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런던행 항공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브렉시트 판결이 난 직후여서 공항에는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죠. 대기시간이 조금 길어졌어요.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노래를 하나 해서 시간을 보내고 긴장감도 풀기로 했던 거죠.




앞으로의 음악적인 계획은.


당분간은 투어 공연에 집중할 예정이에요. 일본, 아메리카, 유럽을 오가며 바쁠 것 같아요. 투어가 끝나면 음악가로서 능력을 개발하고 곡을 써야죠. 음악에선 배울 게 아직도 많고,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나중에는 교육도 하고 싶어요. 피아노 연습도 하고, 바로크 창법도 해보고, 시각예술도 하고 싶어요. 만약 가능하다면, 제 관심사들을을 모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이번 방한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저는 전 세계의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 한국의 팬들의 경우에는 이번이 첫 만남이라, 어떤 걸 좋아하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당신을 목놓아 기다리고 있을 한국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 만나요!  




최수진 | 트롬보니스트

트롬보니스트와 작편곡가, 재즈 칼럼니스트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종합 예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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