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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타리스트 팻 마티노  
제목 [인터뷰] 기타리스트 팻 마티노   2017-05-14


서재페 인터뷰 ①

현재를 사랑하고 즐기는 거장

기타리스트 팻 마티노


소울 재즈의 시대였던 60년대에 팻 마티노는 차세대 웨스 몽고메리를 꿈꿨다. 실제로 잭 맥더프, 윌리스 잭슨 등과 많은 합작을 했고, 전성기를 이어가던 중 70년대 말 뇌동맥류(Brain Aneurysm)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기억을 상실하고 만다. 이로 인해 오랜 공백기를 가졌고, 1987년에는 제목처럼 귀환을 알리는 [The Return]이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기적적으로 복귀에 성공한 그는 젊었던 시절보다도 더 활발한 경력을 이어오고 있다. 72세의 거장이 된 팻 마티노가 서울재즈페스티벌을 찾는다.




마티노 씨는 12세부터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타는 어떤 계기로 접하게 되었나요?


아버지 때문이었죠. 동네의 클럽에서 노래를 하셨고 잠시 기타를 배우기도 하셨죠. 아버지께선 저를 시내의 유명한 곳으로 데리고 다니시며 웨스 몽고메리 같은 위대한 뮤지션들을 보고 그들의 음악을 듣게 해주셨어요. 저는 그런 아버지를 늘 존경했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죠. 그것은 결국, 제가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15세에 고향인 필라델피아를 떠나 뉴욕으로 이주해 전문 연주자의 삶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연주자들이 오랜 시간 학교에서 공부한 뒤, 전문 연주자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것과는 다른 출발이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기타 실력을 완성하고 20세가 되기도 전에 전문 연주자의 삶을 시작할 수 있었나요.


그때는 지금과는 달랐어요. 저는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었죠. 학교를 떠난 뒤 저는 음악만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었어요. 이런 의지 덕분에 재능 있는 동료 음악가들과 함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함께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죠. 또한 저는 꾸준히 저를 드러내며 음악 신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했어요. 그 결과 자연스럽게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었습니다.




마티노 씨는 많은 기타 연주자가 그랬던 것처럼 웨스 몽고메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냈죠. 마티노 씨만의 사운드와 주법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나오게 되었나요.


어릴 적부터 전 웨스 몽고메리의 음악과 소울 재즈를 많이 들었고, 그 음악에 끌렸어요. 그 일부가 되기 위해서 할렘으로 갔고, 소위 '백인' 재즈라 불리는 음악을 많이 들었습니다. 소울 재즈에 많은 영향을 받은 뒤에 전 울림이 좋은 다른 음악을 실험하고 만들고 싶었어요.




마티노 씨의 음악은 전통적인 비밥 스타일을 기본으로 프리 재즈, 훵키 재즈, 팝 등의 여러 요소들이 앨범에 따라 다양한 비율로 조화합니다. 그래서 단지 선배 기타 연주자의 영향만 받았다고 볼 수 없고요. 기타리스트 외에 마티노 씨에게 영향을 준 음악이나 음악가가 있다면.


10대 시절 제게 영향을 준 기타리스트는 너무 많아요. 다른 어린 연주자들과의 경쟁에서 영향을 받기도 했는데요. 제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아티스트는 세 명입니다. 제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건 독창성으로 가득한 레스 폴이었고, 그 다음은 정확한 연주를 했던 조니 스미스였어요.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웨스 몽고메리였죠. 리드미컬한 프레이징과 타고난 멜로디에서의 재능에 매료됐습니다.




한편 마티노 씨의 삶을 비추어보면 오랜 시간 학교에서 재즈를 배우는 것이 연주자의 직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재즈에 있어 과연 필요한 것인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그건 개개인의 스타일과 경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대답하기 조금 어려울 것 같네요. 제가 학교를 그만둔 건 당시로써는 상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어요.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학교를 그만둔 뒤에도 레슨을 받았어요. 저 자신과 모든 시간을 재즈를 배우고 경험하는 데 바쳤죠. 재즈는 '즉흥연주'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건 개개인의 독창성에 달려 있죠.




마티노 씨는 뇌동맥류(Brain Aneurysm)로 인한 수술 후유증으로 가족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기억 일부를 잃었었습니다. 그 중에는 기타 연주법도 있었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기타를 시작해야 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그 난관을 극복했지만 참으로 어려운 과정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기타를 배울 때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무엇으로 이 어려움을 견딜 수 있었나요.


당신의 질문과 추측에 하나의 단어로 대답하고 싶어요. 그 단어는 '사랑'입니다.




그런데 복귀 후에 발표한 마티노 씨의 앨범들은 60, 70년대 당신의 앨범들에 담긴 음악들과 연속성을 보입니다.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의 것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제 생각에 당시에 잃었던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은 삶의 행복이 아니었나 싶어요. 수술 이후의 상황에 적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래도 그 경험의 과정에서 저는 창의성이 곧 행복의 원천이란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삶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해준 것은 바로 기타였습니다.




요즈음 재즈는 갈수록 개인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성을 이유로 많은 연주자들이 특별한 것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죠. 이것을 저는 긍정적으로 보긴 합니다만 가끔은 재즈로부터 너무나 멀리 벗어난, 다른 장르에 가까운 음악이 재즈로 불릴 때가 있어 아쉽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제 재즈는 'Somethin’ Else'로 밖에 정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재즈를 연주하고 재즈의 변화를 지켜본 당신이 바라보는 현재의 재즈는 어떤 모습인가요.


음악은 전 세계인의 언어입니다. 음악의 다양한 형태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죠. 아닐 수도 있고요. 시간이 답해줄 거라고 생각해요. 즉각적으로 눈으로 확인하고 느낄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에요. 바로 음악가가 느끼는 행복,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그 기분을 말하는 겁니다.




한편 음악적 깊이, 당신의 주법을 따르며 당신처럼 되고 싶어하는 젊은 연주자들이 많습니다.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된다는 것은 매우 뿌듯한 일일 것 같습니다. 당신을 동경하는 후배들에게 뛰어난 연주자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자세나 공부해야 할 부분에 관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악기란 것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운송수단과 같습니다. 다른 형태의 운송수단과 마찬가지로 설정한 목적지로 데려가는 게 그 임무이죠. 재즈는 '즉흥연주'라는 것 하나를 확실히 지니고 있습니다. 즉흥연주로 인해 개인적으로 선택한 길은 자동적으로 연주자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이런 과정은 이어지는 성취에 따라 그 연주자의 개성을 형성합니다.  




한편 오랜 시간 활동하고 발표한 앨범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앨범, 새로운 음악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 같습니다. 요즈음 당신은 어디에서 음악적 영감을 받습니까.


현재에 집중하며 즐기고 있어요. 누군가의 예술성은 곧 행복이며, 창의성은 행복의 원천입니다.




혹시 새로운 영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앨범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아니에요. 현재로서는 새로운 계획이 없습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를 즐기며 사랑하는 거랍니다!




그런데 이번 서울 공연에서 당신은 트리오 편성의 연주를 펼칠 것이라 합니다. 당신의 최근 앨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편성이라 과연 어떤 악기 구성과 어떤 연주자와 함께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맞아요. 팻 비안치(오르간), 카멘 인토르(드럼)과 함께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미리 선곡을 이야기해드리는 게 조금은 어렵고 부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번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당신을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애호가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제가 서울을 방문했던 게 벌써 13년 전이네요. 그때의 추억은 아직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2004년에 내한했을 때 제 아내 아야코도 대단히 즐거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의 팬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레네요. 곧 뵙겠습니다.  




최규용 | 재즈 칼럼니스트

라디오 키스 재즈 담당 PD이다.

저서로는 <재즈>와 <재즈와 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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