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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칙 코리아 [The Musician]  
제목 [앨범 리뷰] 칙 코리아 [The Musician]   2017-04-23


칙 코리아 [The Musician]


칙 코리아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칙 코리아를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하면 어떤 말이 어울릴까. 아마도 이번 칙 코리아의 3CD 박스세트를 기획하면서, 그의 레이블에서도 이점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이 박스세트의 제목을 보니, 아마도 수많은 수식어들이 후보에 올랐다가 결국 ‘The Musician’으로 귀결한 것은 아닐까 싶다. 그것이 칙 코리아를 일컫기 때문에 이만큼 적당한 제목도 없지 싶다. 아무튼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 일렉트릭 밴드(Elektric Band), 파이브 피스 밴드(Five Peace Band)를 비롯해서 그 밖에 다양한 칙 코리아의 프로젝트와 앙상블을 총 망라하는 이번 편집 앨범은, 잠자던 음원들을 재고 처리하듯 애써 먼지를 털어 끄집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최근에도 쉴 틈 없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칙 코리아의 라이브 실황으로 꼼꼼하게 구성했다는 점에서 좀 더 의미 있는 패키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실황들은 중구난방으로 발췌된 음원들이 아니라, 뉴욕 블루노트 클럽에서 펼쳐진 300시간에 가까운 공연들을 정리한 것이며, 패키지 안에는 당시의 공연 모습과 각종 인터뷰 등을 가지고 만든 다큐멘터리까지 들어있으니, 칙 코리아 팬들에게는 굉장히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리뷰를 쓰는 시점에서는 아직 패키지 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때문에 음원만 제공받아 들어볼 수 있었을 뿐, 레이블의 보도자료에 '진정한 박스세트'(true boxset), 아름다운 패키지(beautiful package)라고 소개된 실제 패키지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소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박스세트가 그렇게 탐날 만큼 아름다운지는 나중에 각자 확인하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첫 번째 CD는 칙 코리아라는 이름과 따로 떼어 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리턴 투 포에버의 대표곡 ‘Captain Marvel’과 ‘Light As A Feather’로 시작된다. 앨범 [Light As A Feather]에서 함께했던 스탠리 클락의 콘트라베이스와 칙 코리아의 그랜드 피아노 덕분에, 일렉트릭한 사운드가 지배적이었던 원곡과 달리 어쿠스틱한 느낌이 강조된 편곡이다. 여기에 레니 화이트와 프랭크 겜베일이 함께하여 리턴 투 포에버의 전성기 멤버와 다름없는 화려한 앙상블이 불을 뿜는다. ‘I Hear A Rhapsody’는 2011년에 게리 피콕, 브라이언 블레이드와 함께 선보였던 칙 코리아 트리오 구성으로 연주한 곡이다. 9분이 넘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역동적인 구성과 짜릿한 솔로가 단연 일품이다. ‘I’ve Got The World On A String’과 ‘Spain’은 바비 맥퍼린과의 듀오 무대 실황이다. 바비 맥퍼린 특유의 위트가 잘 드러나는 클럽 공연의 느낌이 잘 살아있다.


두 번째 CD는 게리 버튼과 할렘 쿼텟이 함께한 ‘Overture’로 시작된다. 구성으로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듯이 클래식적인 느낌이 강조된 깔끔한 연주와 서사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칙 코리아의 익살스러운 멘트로 시작되는 ‘If I Were A Bell’은 무려 22분에 달하는 대곡으로, ‘Zyryab’(16:38), ‘Mi Nina Lola’(9:22)로 숨 가쁘게 이어지는 대장정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CD는 소편성의 연주들을 주로 감상할 수 있는데, 그 가운데 허비 행콕과 피아노 듀오로 연주한 ‘Hot House’ ‘Dolphin Dance’ ‘Cantaloupe Island’ 세 곡의 연작은 동시대의 라이벌로 쌍벽을 이루고 있는 두 거장의 한 치 양보 없는 연주 대결이 숨 막히게 펼쳐진다. 그중 종잡을 수 없는 변화무쌍한 전개를 보여주는 ‘Cantaloupe Island’는 듣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극적인 편곡으로, 과연 이전에 알고 있던 그 곡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탄성을 자아낸다.


이 앨범을 통해 칙 코리아의 음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의 음악은 도무지 늙지 않는다. 세월이 갈수록 오히려 더 젊어진다. 마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처럼.  




★★★½




전승훈 | 공연기획자

자라섬이 있는 가평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엔 일 때문에, 지금은 좋아서 재즈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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