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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타르코프스키 쿼텟 [Nuit Blanche]  
제목 [앨범 리뷰] 타르코프스키 쿼텟 [Nuit Blanche]   2017-04-23


타르코프스키 쿼텟 [Nuit Blanche]


타르코프스키 영화를 음악으로 그려내다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프랑소와 쿠튀리에와 클래식 앙상블 클래식 첼리스트 안야 레흐너가 중심이 된 타르코프스키 쿼텟은 2006년 앨범 [Nostalgia-Song For Tarkovsky], 2011년 [Tarkovsky Quartet]을 통해 러시아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와 그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번 앨범은 그 세 번째 앨범이 된다.


타르코프스키 감독과 영화라는 확실한 주제가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 앨범은 이전 두 장의 앨범과 유사하다. 재즈와 클래식을 바탕으로 서정미가 돋보이는 음악으로 가득하다. 차이가 있다면 집단 즉흥연주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전 두 장의 앨범은 엄밀히 말하면 프랑소와 쿠튀리에의 이름으로 발매된 것이었다. 그러면서 만들어진 네 연주자의 호흡이 이번 앨범에서 쿼텟으로 발전된 것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에서는 즉흥연주의 비율을 전체 ⅓가량으로 높였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긴장 가득한 네 악기의 울림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일관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음 몇 개만으로 감상자를 울컥하게 하는 프랑소와 쿠튀리에의 물기 많은 피아노, 반대로 가슴 깊이 갈증을 느끼게 하는 안야 레흐너의 첼로, 바람 같은 공허를 만들어 내는 쟝 루이 마티니에의 아코디언, 그리고 공간을 부유하고 상승하는 쟝 마크 라르세의 색소폰이 각각의 소리를 내는데 그것이 절묘하게 어울리고 하나가 되어 느림과 몽환으로 가득한 시적인 서정을 발생시킨다. 이것은 네 연주자가 출발점은 물론 나아가야 할 곳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바로 이 점에서 나는 이번 앨범이 이전 두 장의 앨범보다 더 높은 음악적 성과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앨범에 편재하는 서정성은 물론 타르코프스키와 그 영화에 관련되어 있다. ‘영화는 기록이 아닌 꿈이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타르코프스키는 가장 위대한 감독이다. 그는 자연스럽게 꿈들의 공간을 돌아다닌다’고 앨범 내지에 적혀 있는 (그 자신도 뛰어난 영화감독이었던) 잉마르 베리만의 제사(題詞)처럼 네 연주자는 타르코프스키의 영화에 담겨 있는 삶과 꿈, 시간을 매우 훌륭히 음악으로 표현했다. 특히 꿈(Dream, Rêve, Traum, Day Dream), 환상(Fantasia), 하얀 밤(Nuit Blanche) 등으로 이루어진 수록곡들의 면모는 그대로 감독의 <향수>, <거울>, <희생> 같은 대표작을 연상시킨다.


물론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를 꼭 보고 이 앨범을 감상하라는 것은 아니다. 사운드트랙이 아닌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음악인만큼 오히려 이 앨범을 통해 감독의 영화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막연하지만 감독의 영화가 그려질 것이다. 설령 그것이 실제와 달라도 상관없다. 영화가 꿈인 것처럼 음악 또한 꿈이니 말이다.




★★★★




최규용 | 재즈 칼럼니스트

라디오 키스 재즈 담당 PD이다.

저서로는 <재즈>와 <재즈와 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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