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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최성호 특이점 [바람 불면]  
제목 [앨범 리뷰] 최성호 특이점 [바람 불면]   2017-01-16


최성호 특이점 [바람 불면]


자유즉흥연주로 표현한 바람의 풍경들


최성호 특이점은 기타리스트 최성호가 중심이 된 즉흥 음악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 그룹은 지난해 2월 첫 앨범 [어떤 시작]을 선보였다. 그런데 한 해가 가기도 전인 같은 해 말에 두 번째 앨범을 선보였다. 앨범 제작 환경이 좋지 않은 국내 재즈계에서는 정말 ‘특이’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룹의 첫 앨범 [어떤 시작]을 매우 인상 깊게 들었다. 자유즉흥을 추구하면서도 흩어지는 소리를 다잡는 정서적 매력이 강한 멜로디의 어우러짐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자유로우면서도 어지럽지 않은 사운드가 참 마음에 들었다. 감히 말한다면 내게는 2016년 한국 재즈에서 가장 인상적인 앨범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이번 두 번째 앨범을 큰 기대를 안고 들었다. 그런데 자유즉흥연주가 매 순간 색을 달리하듯이 이번 앨범에 담긴 음악은 첫 앨범과는 다른 결을 보인다. 먼저 이전 기타-피아노-드럼의 트리오에서 베이스가 더 해진 쿼텟으로 편성을 바꾸었는데 그마저도 드럼을 제외한 피아노와 베이스의 역할이 보조적인 부분에 치우쳐 기타와 드럼의 듀오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것은 연주의 자유도를 높이면서도 그만큼 전체 사운드를 느슨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다고 나는 이것을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보지 않는다.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고픈 욕망으로 가득한 연주자다운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 덕에 알록달록 소리의 변화를 거듭하는 최성호의 기타가 지닌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연주의 즉흥성이 높아진 만큼 긴장의 밀도가 높아져 첫 앨범만큼의 정서적인 흡입력이 덜하다는 것은 언급해야겠다. 사실 수록곡들이 ‘바람’을 주제로 연결되어 있기에 정서적으로는 첫 앨범보다 이번 앨범이 훨씬 더 이해가 쉽기는 하다. 게다가 도시의 차가운 바람을 연상시키는 쓸쓸하고 아련한 멜로디도 중간중간 귀에 들어온다. ‘하늘 위로 내리는 눈’ 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 또렷한 순간만큼 그 정서적 감흥을 분산시키는 순간이 같은 곡 내에 공존한다. 그래서 멜로디나 정서적인 측면에 집중해 감상할 경우 주파수가 잘 맞지 않은 라디오를 듣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간장의 비중이 강한 이 자유로운 연주가 생각 외로 특이점이 부여하려 했던 곡의 이미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소 어지럽고 난해하면서도 감상자의 상상만큼은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을 향하게 한다. 이것은 결국 자유로운 연주 뒤에 자리 잡은 작곡 때문이다. 그래서 음들의 생경한 연쇄에서 ‘흩날리는 생각’을, 악기들의 공간적 울림에서 밤의 ‘차가운 소리’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번 앨범도 다른 차원의 정서적 흡입력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최성호는 아직도 머릿속에 담긴 음악이 많다고 한다. 부디 올해에 그것을 다시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 아니 시간은 걸리더라도 그 모험을 계속해 주기를 바란다.





최규용 | 재즈 칼럼니스트

라디오 키스 재즈 담당 PD이다.

저서로는 <재즈>, <재즈와 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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