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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눕야 가르시아 [Source]
제목 [리뷰] 눕야 가르시아 [Source] 2020-12-21


글 신샘이


정체성을 재즈에 진하게 녹여낸 런던의 대형 신인

★★★★


색소폰을 대하는 침착한 태도가 그녀의 성정과도 일치하는 걸까. 눕야 가르시아는 준비된 데뷔 앨범을 들고 왔다. 첫 EP를 낸 지 3년 만이다. 이번 정규 앨범에선 그가 개인적으로 또 지리적, 문화적으로도 꽤 방대한 여행을 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도 어느 곡 하나 방향을 잃지 않는다. 뿌리를 단단히 내린 후 음악을 원하는 곳으로 끌고 간다. 첫 정규 앨범에서 느껴지는 이 여유와 에너지는 무엇인가. 콩코드 레코드에서 왜 그를 영입해 데뷔 앨범을 발매했는지 알 것 같다. 


관심만 가지면, 눕야 가르시아의 이름은 그간 어디서든 볼 수 있었다. “다른 재즈 뮤지션들이 그렇듯 저도 열심히 일했어요.” 본인의 작업량에 대해 ‘남들 하는 만큼’이라고 다큐멘터리 〈소스〉에서 밝혔지만 이건 다소 겸손한 표현 같다. 투어는 물론이고, 두 장의 개인 EP와 소속 그룹인 네리자(Nerija), 마이샤(Maisha)로도 각각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런던의 재즈 씬에서 활발하게 교류하며 협업한 작품만 꼽아도 열 줄은 넘긴다. 이번 앨범은 필연적 결과물이다. 그간 야무지게 쌓아온 기반 위에서 확장한 음악 세계가 여기에 있다. 


밴드 구성원 모두 런던 재즈 씬에서 입지를 쌓은 음악가다. 드럼엔 샘 존스, 더블베이스엔 다니엘 카시미르, 그리고 피아노는 존 아몬 존스가 연주했다. 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에 반하는 문화에서 자신의 소리를 찾는 아프리칸 디아스포라의 시각을 같이한다. 이쯤에서 눕야 가르시아의 혈통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앨범이 여기서 시작했기 때문. 그는 런던 출신이지만, 아버지는 트리니다드, 어머니는 기아나 출신이다. 그는 자기 존재에서 한 발짝 나아가 가족, 다른 인종과 함께하기를 소망한다. 쿰비아부터 칼립소까지 저 먼 나라의 음악이 담긴 이유다. 



앨범의 핵심 장르를 꼽자면 재즈, 브로큰 비트, 소울, 덥스텝, 아프로 캐리비안이다. 12분짜리 타이틀곡 ‘Source’는 눕야 가르시아의 뿌리가 되는 쿰비아와 레게를 재즈, 힙합, 소울과 잘 섞은 곡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에서 온 리듬을 파고들 때 듣는 이를 빨아들일 정도의 원초적인 힘 같은 게 뿜어져 나온다. 투어 도중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녹음한 ‘La Cumbia Me Está Llamando’는 콜롬비아 여성 퍼커셔니스트 그룹 ‘라 펠라’와 함께 아프로 캐리비안 리듬을 더 깊이 있게 탐구한 곡이다. 모든 트랙이 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소울 재즈의 ‘The Message Continues’나 명상적인 느낌의 알앤비를 추구한 ‘Stand With Each Other’ 같은 곡도 골고루 담겼다. 곡마다 재료는 살짝 다르지만, 곡 사이에 벌어진 틈 없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다시 한번, ‘기반’에 대해 생각한다. 눕야 가르시아는 런던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부모님의 나라, 더 나아가 세계 곳곳과 연결된다. 미국 밖의 여러 나라가 눕야 가르시아의 집이다. 재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재즈를 바탕으로 자신의 음악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땅 위에 굳게 선 눕야 가르시아가 앞으로 해나갈 음악에 대해 상상한다. 더 깊이, 더 멀리 나아갈 압도적인 신인의 등장이다.

첨부파일 눕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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