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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찰리정 [Sein’s Blues]
제목 [리뷰] 찰리정 [Sein’s Blues] 2020-12-21

   

글 낯선 청춘

   

고즈넉한 공간 속에 담긴 기타리스트의 순수한 모습

★★★★

   

모든 음악에는 연주자나 작곡자의 내면이 서명처럼 담겨 있다. 이것은 의도와 상관없다. 그것은 지문과도 같은 것이니 말이다. 그중 솔로 연주는 연주자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게 한다. 아무래도 자기 자신에만 집중하면 되니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솔로 앨범을 만들려 하는 연주자는 대가적 기교 이전에 하고픈 이야기를 마음에 품고 있어야 한다. 


평소 블루지한 질감의 연주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 준 기타리스트 찰리 정. 그의 이번 솔로 앨범도 그렇다. 그는 이번 앨범을 2017년부터 생각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카페에서 주중 낮에 혼자 연주하며 연구했고 녹음 직전에는 인도와 네팔에서 한 달간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말하자면 구도의 시간을 거쳐 앨범을 녹음한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 앨범에서 그는 서정성 강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통해 우리와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인간 찰리 정, 아니 정철현이 느낀 삶의 감상을 조심스레 보여준다. 예를 들면 앨범 타이틀곡과 ‘Sein’s Walk’에서 그는 자식을 키우는 아빠로서의 행복감을 드러낸다. 이것은 스탠더드곡 ‘Someone To Watch Over Me’의 나를 지켜보는 사람에 대한 감사로 이어진다. 반면 또 다른 스탠더드곡인 ‘It’s All In The Game’이나 자작곡 ‘이별의 초상’에서는 사라짐, 이별이 주는 아픔, 두려움을 드러낸다. 이 감정은 ‘Silence’에서의 진한 고독감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Rhythm Dance’에서의 즐거운 즉흥을 거쳐 지미 헨드릭스의 곡을 연주한 ‘Little Wing’에서의 이상을 향한 비상으로 나아간다. 



기쁨, 슬픔, 사랑, 이별, 충만, 고독 등이 교차하는 삶을 그린만큼 그의 연주 또한 매우 다채롭다. ‘바람의 땅’, ‘Sein’s Walk’, ‘Kailash Blues’, ‘Sein’s Blues’, ‘Blue Alert’에서 블루스 충만한 연주를 펼치더니 ‘소몰이’, ‘Danny Boy’에서는 목가적 멜로디와 담백한 연주로 노을 지는 시골 풍경을 그려낸다. ‘Someone To Watch Over Me’와 ‘It’s All In The Game’에서는 사색적인 솔로로 단순한 스탠더드곡 연주가 아닌, 이 곡들이 그의 삶에 들어와 그와 하나가 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다채롭다고 해서 곡마다 변화가 확연하지는 않다. 수묵화의 농담, 노란색, 붉은색, 자주색이 경계 없이 섞인 저녁노을처럼 각 곡은 저마다의 특별함을 유지한 채 하나의 고즈넉한 공간감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나는 이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감상자들은 이 앨범을 들으며 늦은 밤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고 내일을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자신을 믿고 잠든 가족을 바라보는 한 사람을 그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공감과 위로의 느낌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한편 이 앨범의 고즈넉한 공간감은 팻 메스니의 솔로 앨범 [One Quiet Night]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즉, 팻 메스니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홀렸던 사람이라면 이 앨범 또한 사랑하리란 것이다.

   

   

첨부파일 찰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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