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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칙 코리아 [Plays]
제목 [리뷰] 칙 코리아 [Plays] 2020-12-21


낯선 청춘


살롱 연주 같은 편안한 공연

★★★★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으로 공연을 보기 매우 어려워졌다. 특히 해외 연주자의 공연을 보기란 더욱더 힘들다. 그럴 때 라이브 앨범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직접 현장에서 연주자와 그의 음악과 하나가 되는 것보다는 덜하겠지만 그래도 대리 만족 효과는 주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이번에 발매된 칙 코리아의 솔로 라이브 앨범은 현장감을 잘 느끼게 해주리라 생각한다. 그동안 이 피아니스트는 솔로, 듀오, 트리오, 그룹 편성을 오가며 전통적인 재즈부터 라틴 색채가 강한 퓨전 재즈 그리고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왔다. 그래서 그의 음악을 이렇다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이 활동에 공통점이 있다면 새로움에 대한 탐구 정신과 그에 걸맞은 진지한 연주일 것이다. 그의 음악이 편성, 스타일과 상관없이 높은 완성도를 보였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엄격하고 치열한 자세로 인해 때로는 그의 음악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솔로 라이브 공연은 다른 것 같다. 2014년에 발매된 [Solo Piano: Portraits]나 2018년 롯데 콘서트홀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그의 솔로 공연은 매우 편안하다. 자신이 연주할 음악에 대한 부담스럽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관객과 호흡하면서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그래서 대형 콘서트홀에서의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연주자가 친한 사람들 몇을 불러 놓고 진행하는 살롱 연주회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칙 코리아는 모차르트와 거쉰의 이야기로 시작해 빌 에반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델로니어스 몽크, 파코 데 루치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자신이 클래식, 재즈, 라틴 음악의 영향을 받았음을 드러낸다. 


나아가 그는 이 다양한 음악적 재료들이 그의 마음과 손을 거쳐 새로운 음악으로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 좋은 예가 스카를라티를 바탕으로 즉흥연주를 펼치고 이어서 작곡가의 소나타를 이어서 연주한 것이 그런 경우다. 


이전 솔로 라이브 앨범 [Solo Piano: Portraits]와의 유사함은 분위기뿐만 아니라 연주된 곡들의 면모에서도 발견된다. 빌 에반스, 델로니어스 몽크, 파코 데 루치아, 스크랴빈 등의 곡과 칙 코리아 본인의 ‘Children’s Song’ 연작까지 다시 연주되었다. 나아가 수는 확연히 줄었지만 현장에서 관객을 불러 앞에 놓고 초상화를 그리듯 연주한 것도 있다. 이런 부분이 이번 앨범에 대한 관심, 기대를 떨어뜨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 연주는 반복보다는 새로움에 더 가깝다. 스탠더드곡을 들을 때처럼 말이다. 또한 공연의 진행, 짜임새는 이번 앨범이 훨씬 더 좋다. 특히 두 명의 작곡가를 함께 언급하고 이어서 연주한 것은 [Solo Piano: Portraits]와는 다른 감상의 재미를 부여한다. 그중 재즈 애호가들에게는 빌 에반스의 ‘Waltz For Debby’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Desafinado’를 이어 연주한 것이 인상적일 것이다. 이 두 곡을 칙 코리아는 작곡에 뛰어났던 피아니스트와 피아노 연주에도 출중했던 작곡가의 관점에서 연주했다. 그것이 수없이 들었던 곡을 다시 새롭게 듣게 한다.


완전히 새로운 부분도 있다. 관객과 함께 듀오로 연주한 ‘Duet Yaron’과 ‘Duet Charles’이 그렇다. 어린 시절 가족들이 함께 연주하던 기억에서 이런 시도를 했다고 하는데 막상 들으면 현장에서 지원한 관객과의 듀오 연주라 하기엔 기대 이상으로 연주가 뛰어남에 놀랄 것이다. 사실 칙 코리아 본인도 당시에는 몰랐다고 하는데 그의 무대에 과감하게 올라왔던 야론과 찰스는 전문 피아니스트 야론 허만과 찰스 헤이서였다. 그 가운데 특히 피아노 현까지 사용하며 짧은 모티프를 주고받으며 유쾌하게 펼쳐나간 야론 허만과의 연주는 즉흥연주라 하기엔 너무나도 호흡이 좋다. 우연히 만들어 낸 자릿한 순간의 좋은 예라 할만하다. 


이번 앨범에서 칙 코리아는 자신을 드러내듯 여러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고 관객과의 즉흥적인 만남을 즐겼다. 그것이 공연을 다채롭고 편안하게 만들었다. 이것은 그가 삶에 너그러워질 정도의 노장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 같다. 나이 듦을 깨닫고 이를 현명하게 받아들인 사람의 공연이라 할까? 물론 또 다른 치열한 성과를 내놓겠지만 솔로 공연만큼은 계속 이렇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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