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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샤바카 앤 더 앤세스터스 [We Are Sent Here By History]  
제목 [리뷰] 샤바카 앤 더 앤세스터스 [We Are Sent Here By History]   2020-07-01

신샘이


샤바카 허칭스와 남아공 밴드가 보여준 스피리츄얼 재즈의 미래


샤바카 앤 더 앤세스터스의 새 앨범을 감상할 때는 ‘끝이 있어야 시작이 있다’라는 메시지의 의미를 이해한다면 좋을 것 같다. 사회의 붕괴라는 설정 속에서 이 밴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믿음과 음악적 정체성을 이번 작품에서 드러낸다. 이전 작품에선 종말론적인 경고를 던졌다면 이번엔 나아가 변화를 원한다면 역사에서 태워버릴 것과 남길 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밴드 리더인 샤바카 허칭스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바베이도스에서 영국인으로 살며 백인 우월주의, 서구의 팽창주의에 따라 문화와 삶이 파괴되는 것을 목격한 경험이 이러한 신념으로 발전한 듯하다.



앨범의 가사는 보컬리스트 시야붕가가 시의 형태로 작사해 영어 또는 아프리카 부족 언어로 노래하거나 낭송한다. 다루는 주제는 불에 타 파괴되는 것들부터(‘You’ve Been Called’) 남성성에 대한 새로운 정의(‘We Will Work On (Redefining On Manhood)’)까지 다양하다. 이는 시야붕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며 느낀 단상들에 관한 얘기이다. 샤바카 앤 더 앤세스터스는 과거 아프리카에서 구비 설화를 노래로 들려주던 그리오(griot)의 역할을 재조명해 앨범의 콘셉트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재미있는 시도는 앨범 전체를 통해 구현되는데, 샤바카 앤 더 앤세스터스는 시와 신화를 음악에 도입해 스피리츄얼 재즈와 아프로퓨처리즘을 추구하는 밴드의 정체성을 확보한다.


종말이라는 주제에 맞게 어둡고 불길한 사운드가 앨범 내내 흐른다. 화려한 사운드는 아니지만, 본능을 자극하는 아프리카 리듬과 색소폰, 피아노 등의 악기 연주가 혼합되어 주술적인 음악을 만들어낸다. 샤바카 허칭스가 이끄는 다른 두 밴드(선스 오브 케멧, 코멧 이즈 커밍)의 음악적 색깔과는 뚜렷하게 다른 부분이다. 다른 앨범에 비해 힘을 뺀 것이 눈에 띄지만 대신 역동성이 느껴진다. 샤바카 허칭스가 영국 뮤지션들과 교류할 때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인 이 밴드의 연주자들과 음악과 사상 교류를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점이 흥미롭다.


샤바카 앤 더 앤세스터스 멤버의 역사가 담겼기에 앨범은 수긍할 수 있는 음악이 된다. 반복되는 베이스가 자아내는 강렬함과 서구적인 멜로디 라인이 충돌하지 않고 앨범 내내 주술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건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인다. 패로아 샌더스나 선 라의 계보를 잇는 스피리츄얼 재즈를 하지만 밴드의 음악엔 자신들만의 서사와 새로운 감정이 담겨있다. 이번 앨범은 샤바카 허칭스가 세 번째 밴드인 샤바카 앤 더 앤세스터스로 하고자 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설명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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