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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짐 스나이데로 [Project-K]  
제목 [리뷰] 짐 스나이데로 [Project-K]   2020-05-12

최수진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가 영감의 소재가 되어 작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하디흔한 풍경일 것이다. 특히 재즈는 융합에 융합을 거쳐 발전하는 음악이 아니었던가. 재즈 씬을 국한해서 말하자면 필자가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 국내 아티스트가 우리의 전통음악과 해외의 음악을 융합해 전혀 새로운 전통음악을 만들어낸 경우는 보았다. 그리고 간혹 해외의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에 감초 역할로 한국에 대한 음악을 한두 트랙 정도 삽입하는 것 정도로는 여럿 알고 있다. 그러나 해외 아티스트가 주도적으로 한국이라는 영감을 앨범 통째로 담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닐 수 없다.


하드밥, 포스트밥 스타일로 과거와 현대를 관통하는 연주자로 일컬어지는 알토 색소포니스트 짐 스나이데로. 그가 새롭게 이끄는 그룹이자 본 앨범의 타이틀인 [Project-K]는 한국이라는 커다란 영감을 시작으로 자신의 음악적 커리어에 전례 없는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그는 20여 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철학, 역사 등 전반적인 한국의 문화를 탐구해왔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의 여러 이야기와 모습을 자신의 음악에 녹여내기까지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깊이 몰두해 있었다.


현대지향적인 음악 스타일로 늘 트랜디한 밥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그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사운드 구현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현재 배드 플러스의 피아니스트이자 슈퍼 임프로바이저 오린 에반스와 팻 메시니 밴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이시스트 린다 메이 한 오, 창의적인 드러밍으로 각광받는 루디 로이스턴으로 구성된 리듬 섹션과 아방가르드 재즈의 베테랑 데이브 더글라스와 함께 투혼 사운드를 전면부에 드러낸다. 그리고 짐 스나이데로는 한국의 전통악기 가야금을 선택함으로써 본 앨범의 완성을 정의했다. 가야금을 통해 현대적 융합을 선도하는 김도연의 합류했으며, 본 앨범에서 그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감상을 통해 꼭 확인하길 바란다.



마치 기타처럼 들리는 가야금 연주와 탄탄한 포스트밥 사운드를 들려주는 ‘Han’과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의 이름을 그대로 따 음산한 분위기와 긴장감 가득한 아방가르드 즉흥연주로 채운 ‘DMZ’,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이며 서정적인 감정선으로 표현한 ‘Jeju’에 이어 자유즉흥 테마의 정점인 ‘Mother’가 이어진다. 그리고 국내 가수 헤이즈의 히트곡인 ‘Jenga’를 3박자 스윙으로 편곡해 케이팝의 영역에서도 그의 창의성이 뻗어있었다. ‘Seoulful’의 알토 색소폰과 트럼펫의 대칭적인 멜로디와 ‘Goofy’의 의도된 불협화음이 매력적으로 분위기를 비튼다. 짐 스나이데로의 연주가 빛을 발하는 민요 ‘한오백년’으로 마무리된다.


재밌는 사실은 오로지 한국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의 전통음악 스타일을 연주한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 이미 자신만의 언어와 드라마를 구축한 아티스트로서 그저 흉내 내기가 아닌 오로지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을 이야기하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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