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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블랙스트링 [Mask Dance]  
제목 [앨범 리뷰] 블랙스트링 [Mask Dance]   2016-10-31


블랙스트링 [Mask Dance]

 

세계인이 공감할만한 새로운 음악 세계

 

칼럼니스트이기 이전에 한국에 사는 열혈 재즈 마니아의 입장에서 놀랍고 자랑스러운 사건 하나 . 퓨전 국악 밴드 블랙스트링(Black String) ACT 레이블에서 앨범을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국내는 허브뮤직의 타이틀로 출시되었다.)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레드 썬의 협연작인 [Then He Comes The White Tiger](ECM/1993)와 헨리 카이저, 찰스 케이 노예스, 박상원(가야금), 문옥주(타악/ 구음), 김소연(/ 구음) 등이 함께한 [Invite The Spirit](Tzadik/1983,2006) 시리즈 이후 세계적인 인지도를 지닌 재즈 레이블을 통해 정확히 10년 만에 조우하게 된 국악인의 앨범이다. 하지만 볼프강 푸시닉이 주도하던 레드 썬이나 헨리 카이저의 ‘간택을 통해 발탁된 앞선 사례와 달리 순수하게 한국 국적 연주자들의 힘만으로 이루었다는 사실은 분명 우리에겐 자랑스러워 할만한 일대 사건인 셈이다.

 

그룹의 이름인 블랙 스트링은 ‘검다는 어원에서 출발한 ‘거문고를 뜻한다. 앨범 제목인 ‘Mask Dance’는 처용무(處容舞)를 영어로 번역해낸 것이다. 철저하게 우리 정통 음악으로부터 독특한 스토리를 이끌어냈지만, 그 접근은 지극히 컨템포러리하며, 신세대의 감수성과 강하게 연대하고 있다. e.s.t [Good Morning Susie Soho]에 실린 ‘The Face of Love’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라이너노트에서의 고백에서처럼G세대 특유의 국적과 장르를 넘어선 포용력, 흡인력 아래 시종일관 긴장감과 짜릿함이 교차하는 혁신적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리더 허윤정과 이아람, 황민왕 등 정통 국악 연주자들의 신들린 즉흥연주에 더해 기성 재즈 뮤지션인 오정수(기타)가 참여하였는데, 재즈 씬에 익숙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오정수의 능동적인 참여가 재즈와 국악이라는 사운드의 간극을 메운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제 아무리 작, 편곡이 보편적인 감성을 지향한다 해도 순수하게 음 자체의 생경함으로 인해 깊이 있는 감상은 방해를 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오정수가 펼쳐내는 친숙한 어법과 인터플레이로 음의 생경함은 훌륭히 극복되고 있다. 재즈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 우리가 높은 완성도로 찬사를 보내는 재즈일수록 친절하게 말을 건네는 법이 없다. 그래서 재즈는 연주인의 음악이라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애칭이 따라다니기도 한다. 그런데 국악인들이 용감하게도 재즈의 방법론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국악의 어법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또한 그 음악은 끊임없이 청자에게 말을 건넨다. 얼핏 무모해 보이는 실험, 그렇게 두 세계가 만나서 세계인이 공감할만한 제3의 음악 세계를 건축해냈다. 나는 이런 시도가 무척 환상적으로 느껴진다. 단언컨대 올 한 해를 대표할 만한 뛰어난 완성도를 지녔는데, 끝까지 이 작품을 들어본다면 결코 편파적인 평가는 아니라는 데 공감하게 될 것이다.

 

★★★★

 



허재훈 | 재즈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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