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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아니스트 프레드 허쉬  
제목 [인터뷰] 피아니스트 프레드 허쉬   2016-10-30


작곡가와 연주자, 솔로와 트리오

피아니스트 프레드 허쉬

 

2008, 피아니스트 프레드 허쉬가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은 많은 재즈 팬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2달 뒤, 프레드 허쉬는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당시에는 근력 손실로 인해 연주가 불가능했지만, 차츰 회복하여 다시 복귀에 성공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그는 새로운 삶을 얻은 듯했다. 2010년 앨범 [Whirl]부터 얼마 전에 발표한 [Sunday Night At The Vanguard]까지, 7년 동안 열 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니 그 활동량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편성 역시 솔로, 듀오, 트리오로 다루어 왔다. 프레드 허쉬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자신이 가진 여러 모습 중 두 가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바로 솔로와 트리오 편성이다.

 


 

반갑습니다. 지난 10 21일이 예순한 번째 생일이었죠. 어떻게 보내셨나요.

 

뉴욕의 루빈 박물관에서 솔로 콘서트를 했어요. 티베트 불교 예술품을 모아둔 정말 아름다운 박물관입니다. 어머니께서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프레드 허쉬의 고향)에서 오셔서 제 생일을 함께 보냈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예전 이야기를 잠깐 해볼게요. 2008년에 허쉬 씨는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깨어났을 때는 어떻던가요.

 

깨어나는 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걸 기점으로 제 삶이 달라질 거란 걸 알았어요.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저는 걷지도, 먹지도, 삼키지도, 말하지도, 제 손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2달간의 혼수상태로 인해 근력을 상실하셨고, 피아노도 연주하실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회복하신 과정이 궁금해요.

 

매일 조금씩 연습하고 말하면서 회복했습니다.

 


 

그런 경험이 음악이나 삶에 변화를 주었을까요.

 

곡을 연주할 때 조금은 더 편안하고 즐기는 자세를 취하게 된 것 같아요.

 


 

그 이후에 더 활발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도 여러 차례 그래미 어워즈에 후보에 올랐고요. 이제는 트로피 하나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은데요.

 

여덟 번 후보에 올랐습니다. 피아니스트로는 일곱 번이고, 작곡가로는 한 번이네요. 요즘에는 너무 좋은 앨범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 사이에서 후보에 오른다는 건 상을 받는 것만큼이나 멋진 일입니다.

 


 

음악을 하신 40년 동안 좋은 기억이 많을 거라고 봐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1997년에 빌리지 뱅가드 재즈클럽에 트리오로 처음 무대에 올랐던 기억이 나네요.

 

 


빌리지 뱅가드와는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계시죠. 허쉬 씨는 빌리지 뱅가드 역사상 최초로 일주일 동안 솔로 피아노를 연주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시죠. 최근에는 [Sunday Night At The Vanguard]를 발표해서 평단에서 찬사를 받고 있어요. 이전에도 빌리지 뱅가드에서 녹음한 라이브 앨범을 여러 차례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허쉬 씨에게 빌리지 뱅가드는 어떤 의미인가요?

 

빌리지 뱅가드는 재즈클럽의 카네기홀입니다. 82년이 되었음에도 중간에 바뀐 적이 없죠. 음향이 대단히 훌륭합니다. 작은 재즈 그룹으로 연주하기에는 세계 어디에도 이보다 좋은 공간이 없을 거예요. 재즈사의 모든 거인이 연주한 곳이기도 한데요. 영광스럽게도 제 사진이 이 재즈클럽에 걸려 있습니다. 제게는 이게 그래미 트로피보다 더 큰 의미가 있어요.

 

 


이번 앨범은 라이브 앨범이잖아요. 허쉬 씨는 라이브 앨범을 굉장히 자주 내는 편이고, 실제로 라이브 녹음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많은 연주자는 스튜디오 녹음 앨범을 선호하는 편이라 조금 의아하기도 해요. 라이브 녹음과 스튜디오 녹음을 비교하자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스튜디오 녹음을 한다는 것은 영화에서 배역을 맡은 것과 비슷해요. 최상의 순간을 위해 여러 차례 시도할 수 있는 거죠. 반면 라이브 녹음은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거예요. 그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 흐름을 따라가야 합니다.

 

 


사람들은 허쉬 씨를 '무결점의 피아니스트'라 불러요.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Practice makes perfect)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허쉬 씨는 매일 피아노를 연습하지는 않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매일 악기를 연습하는 게 완벽성으로 이어진다고 보시나요.

 

그런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연습을 쉬지 않아야 했던 시기가 있었죠. 저는 연습보다는 피아노를 연주해야 할 때 손이 연주할 정도로 풀려 있는가가 더 중요해요. 이제는 누적된 경험에 따라 연주하죠. 물론, 지금도 연습은 합니다. 클래식곡들은 연습하고, 강의 준비를 위해 연습하죠.

 

 


강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허쉬 씨는 브래드 멜다우, 에단 아이버슨 같은 훌륭한 피아니스트들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수업할 때는 어디에 집중하시나요.

 

학생마다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한 마디로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늘 두 가지를 염두에 둡니다. 학생들이 좋은 소리를 내게 하는 것. 그리고 피아노를 편하게 대할 수 있게 하는 것.

 

 


브래드 멜다우와 에단 아이버슨은 훌륭한 재즈 트리오를 이끌고 있죠. 프레드 허쉬 트리오 역시 이 시대를 대표하는 탁월한 밴드입니다. 피아노 트리오를 연주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고유의 사운드를 가지고 있으며 각 멤버들이 그 사운드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훌륭한 트리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만들어가는 리듬과도 잘 연결되어야 하고요. 밴드가 연주할 적합한 곡을 골라서, 그 곡을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것이 위대한 트리오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눈여겨보고 있는 연주자가 있나요.

 

설리반 포트너, 아론 팍스, 그윌림 심콕 같은 피아니스트요.

 


 

언젠가 허쉬 씨께서는 현대 재즈가 학교에서 배운 이론에 기댄 작법에 치우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반대로 허쉬 씨는 그런 것보다는 소리에 집중하신다고 하셨고요. 어떤 의미인가요.

 

지금의 어린 작곡가들은 직접 악보를 그리기보다는 시벨리우스나 피날레(사보 프로그램)를 사용하고, 일반 대중들이 아닌 동료 음악가들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쓰죠. 저는 곡을 쓸 때 감정과 좋은 멜로디에 충실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작곡이란 건 뭘까요.

 

작곡이나 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음악이 감상자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겁니다.




오랜만에 한국 팬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시 오시는 감회가 어떠신지요.

 

서울은 제가 좋아하는 도시예요. 굉장한 에너지와 음악에 집중하는 팬들이 있거든요.

 

 


이번 내한 공연에는 솔로 콘서트(11 5)와 트리오 콘서트(11 6)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어떤 곡을 연주하실지 미리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솔로 콘서트에서는 2015년에 발표한 솔로 앨범 [Solo]의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에요. 저는 제가 쓴 곡, 재즈 거장들의 곡, 위대한 대중음악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합니다. 이번에도 그럴 거고요. 이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네요.




이번 공연에는 재즈 팬뿐 아니라 재즈를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이 참석할 거로 예상됩니다. 이들에게 조언 하나 부탁드립니다.

 

1920년대부터 이어지는 재즈 음악을 진지하고 주의 깊게 들어보세요. 재즈의 다양한 연주와 좋아하는 곡을 정말 집중해서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재즈 공연을 보세요. 재즈 역사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공부하길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류희성 | 월간 재즈피플 기자

여러 매체에서 음악과 관련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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